공유

제476화

두 사람은 동시에 움직임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강서연이 휘둥그레진 두 눈으로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옆에서 말리고 있긴 했지만 윤정재가 한 수 더 위인 게 분명해 보였고 손에 뭔가를 들고 있는 것 같았다.

윤정재는 바로 눈치채고 은침을 다시 옷소매에 숨겼다.

“강서연?”

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이내 배우급 연기를 펼쳤다. 그는 목의 대동맥 부분을 움켜쥐고 눈살을 찌푸리며 고통스러운 척했다.

“왜 그래요?”

화들짝 놀란 강서연이 재빨리 다가와 그의 상태를 살폈다.

“좀 아파...”

최연준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

“머리도 조금 어지러워.”

“도련님.”

방한서의 낯빛이 사색이 되었다.

“놀라게 하지 말아요. 아까 제가 힘껏 말렸고 윤 회장님도 도련님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콜록콜록.”

최연준은 심하게 기침하며 방한서를 무섭게 째려보았다. 방한서는 그제야 눈치채고 냉큼 입을 다물었다.

최연준의 기침 소리 덕에 다행히 마지막 한마디가 묻혀버렸다.

강서연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최연준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보면서 어디를 다쳤는지 계속 물었다. 그리고 가끔 윤정재를 돌아보기도 했다.

윤정재의 두 눈에 분노만 가득했고 전에 있었던 다정함은 온데간데없었다.

“빌어먹을 자식!”

윤정재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지금 서연 씨 앞에서 연기한다 이거지? 그래, 어디 한번 연기해 봐!”

그는 다시 은침을 번쩍 꺼내 들더니 최연준을 찌르려 했다. 강서연은 그제야 은침이라는 걸 확인하고 최연준 앞에 나서서 지켜주었다. 윤정재를 노려보는 그녀의 표정이 아주 진지했고 살벌한 기운까지 내뿜었다.

“서연 씨...”

“윤 회장님, 대체 왜 이러시는 겁니까?”

“쟤를 믿지 말아요. 지금 연기하는 거라고요.”

“그럼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예요?”

강서연이 또박또박 말했다.

“회장님께서 침술에 능하시다고 들었는데 오늘 그 들고 있는 은침으로 사람을 해하려 할 줄은 몰랐어요.”

윤정재는 두 눈을 크게 뜨고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말을 잇지 못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