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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회의는 곧 끝나갔다.

심호흡하던 강서연은 갑자기 자신을 계속 지켜보는 이상한 눈빛을 느꼈고 주위를 둘러보던 중 오승준의 웃는 것 같기도, 웃지 않는 것 같기도 하는 표정과 눈이 마주쳤다.

그 순간 강서연은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

오승준은 강서연을 향해 웃었고 예의상 강서연도 억지로 웃으며 서류를 들고 황급히 자리를 떴다.

“강서연...”

오승준은 자리에 앉아 그녀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역시 어진 엔터테인먼트답게 실속이 있는 곳이다.

오늘 본 여자 연예인은 전부 각자의 매력 포인트가 있지만 오승준이 보기에는 다들 강서연보다 눈부시지 않았다.

여러 작품을 촬영하며 만난 미녀들도 불계기수지만 정작 강서연처럼 이목구비도 예쁘고 몸에는 잔잔한 소외감이 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웃지 않을 때는 차갑고 도도하며 웃으면 겨울날의 부드러운 햇살 같다.

오승준은 강서연의 이름이 귀에 익다고 생각했다.

알아보니 강서연 역시 강주 출신이었다. 그제야 강명원에게 두 딸이 있었던 것 같고 그중 한 명이 바로 강서연이었다는 것이 문득 떠올랐다.

오승준은 건물에서 나와 아무도 없는 빈터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형님.”

오승준이 웃자 얼굴이 온통 살덩어리로 뒤덮였다.

“요새 잘 지내고 있어요?”

“대 감독님께서 저한테 연락을 해주다니?”

오승준은 전화기 너머에서 히죽히죽 웃었다.

오승준과 강명원은 예전부터 아는 사이다. 오승준이 아직 유명하지 않을 때 강명원이 몇 푼을 투자한 덕분에 영화를 찍을 수 있었다.

비록 극장에서 상영되지는 않았지만 일부 성인 사이트에 올려 적지 않은 돈을 벌었다.

오승준이 유명해진 이후로는 강명원과 연락을 끊었고 한때 강명원에게 배은망덕이라고 욕을 먹기도 했다.

이제 다시 강명원에게 전화를 걸자 오승준은 그의 목소리에서 비꼬아 말하는 것을 들었다.

“형님,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오승준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요즘 좀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 연락을 못 했어요.”

“요건만 말하세요. 저랑 이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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