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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화장실과 녹화 현장의 거리가 꽤 멀었다. 강서연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하이힐을 밟으며 화장실로 걸어갔다. 그런데 자꾸만 누군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강서연은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발걸음을 늦추었다. 그 시각 그녀는 텅 빈 복도에 서 있었는데 불빛도 어두웠고 공기마저 싸늘하게 느껴졌다.

그녀가 고개를 홱 돌렸지만 어두운 복도가 쭉 길게 늘어진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강서연은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심호흡했다. 아무래도 그녀가 괜한 생각을 한 게 아닌가 싶다.

이곳은 방송국이라 들어오려면 여러 차례 검문을 거쳐야 하기에 나쁜 사람이 들어올 리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잠깐 생각하다가 휴대 전화를 꺼내 최연준에게 문자를 보냈다.

「연준 씨, 나 메이크업 수정하러 화장실 가요.」

별다른 말 없이 문자 한 줄과 현재 위치를 보내줬다.

이건 그녀와 최연준만이 알 수 있는 대화다. 그녀는 최연준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달려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설령 못 오더라도 다른 사람을 보내 그녀를 지켜줄 것이다.

강서연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그녀가 괜한 의심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미리 대비하지 못해 진짜 사고가 나기보단 나았다.

화장실로 들어간 그녀는 화장품 가방에서 파운데이션과 립스틱을 꺼냈다. 수정을 마친 그녀는 거울을 비춰보았다. 원래도 예뻤던 작은 얼굴에 요염한 분위기가 더해졌다.

강서연은 거울을 보며 씩 웃었다. 그런데 그때 세면대 옆에서 누군가가 그녀에게 점점 다가갔다. 그녀가 휴지를 뽑고 손을 닦은 다음 나가려는데 누군가 그녀의 팔을 확 잡았다.

“으악!”

그녀가 소리를 지르며 고개를 든 순간 오승준의 느끼한 얼굴과 딱 마주쳤다.

“서연 씨.”

오승준은 잇몸까지 드러내고 음흉하게 웃었다.

강서연은 그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지난주 녹화 때부터 계속 이상한 눈빛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다는 걸 느꼈었다. 시도 때도 없이 쳐다보는 그의 시선에 강서연은 불편하기만 했다.

나중에 강서연이 오승준의 뒷조사를 하다가 비열하고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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