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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그때 학업이 긴장하여 그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학생들은 모두 있는 집 자식들이었다. 학생들은 이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렇게 힘든 학업을 이어가던 중에 어느 날 큰일이 터졌고 학생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는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그 일은 바로 남학생 탈의실의 유찬혁 옷장에 익명의 연애편지가 나타난 것이었다. 결국 졸업할 때까지 그 편지는 풀리지 않은 의문으로 남게 되었다.

배경원이 다 지난 일을 꺼내는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던 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튼 졸업 후에 곽보미는 영화 찍기 시작했어요.”

배경원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찬혁이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어요.”

최연준은 단번에 알아들었다. 다시 말해 그때 그 연애편지는 곽보미가 쓴 것이었다.

그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진짜로 곽보미가 쓴 거라면 성적 취향에 문제가 없다는 건데... 하지만...’

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

“찬혁이 학교 다닐 때 짝사랑하던 애가 있었잖아.”

배경원이 히죽 웃었다.

그때 그가 짝사랑하던 상대는 곽보미가 아니라 학교의 유명한 퀸카였다. 피부도 하얗고 얼굴도 예쁘장한 데다가 다리도 쭉 뻗어 바비 인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최연준의 눈에는 그렇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는 심지어 퀸카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까맣게 잊었을 것이다.

‘연준 형과는 참으로 말이 안 통해.’

최연준의 의심을 지워주는 게 아니었더라면 절대 그와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형이 까먹었나 본데 곽보미가 학교 다닐 때는 정상이었어. 너무 빼어난 미녀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청순했었어. 그러니까... 전형적인 우등생, 엄친딸 이런 이미지였어.”

“그런데 지금은 왜 저래?”

최연준은 어이가 없었다.

“아주 서연이 수호천사가 다 됐어.”

이건 배경원도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들은 곽보미가 아직 유찬혁을 마음에 품고 있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학교 다닐 때 혼자 몰래 짝사랑하다가 유찬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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