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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무대 위의 두 사회자도 웬만한 돌발 상황은 다 겪어본 베테랑들이었다.

비록 지금 이 상황이 예상 밖이긴 했지만 그래도 바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웃으며 최연준이 건네는 편지를 받았다.

그건 실명으로 고발한 편지였는데 고발인은 바로 방금 영상 속에 나왔던 몇몇 젊은 감독들이었다.

남자 사회자는 차분한 말투로 고발 편지를 읽었다. 녹화 현장 전체가 삽시간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화들짝 놀란 오승준은 그대로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시퍼렇게 멍이 든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십여 초 후 침묵이 사라지고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오 감독이 상을 저렇게 받은 거였어?”

“허,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아주 딱 맞았네. 오 감독의 실력이 아주 형편없는데 어떻게 저런 좋은 작품을 찍을 수 있었겠어?”

“그러니까 말이야. 저런 사람이 어떻게 국제상을 받았나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다 표절한 거였구나!”

“저런 사람이 감독이라니, 감독이라는 직업에 먹칠한 거나 다름없어.”

“다시는 작품 활동 못 하게 금지령을 내려야 해.”

사람들은 너도나도 한마디씩 주고받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 시각 오승준은 수천 마리의 벌들이 귀에서 윙윙거리는 것 같았다. 당황한 나머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그는 심장이 터져 나올 듯이 쿵쾅거렸고 호흡마저 가빠졌다.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는 여전히 발뺌하고 싶었지만 그의 목소리는 사람들의 욕설에 묻히고 말았다. 게다가 아까 호되게 두들겨 맞아 온몸의 뼈가 다 아팠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강서연은 옆에 앉아서 그를 싸늘하게 보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

“젠장. 예전부터 파렴치한 인간인 줄은 알았는데 작품마저 다 표절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정말 비열하기 짝이 없는 놈이야!”

곽보미가 책상을 ‘탁’치며 성을 냈다.

“저런 놈을 내가 촬영 기술이 좋다고 공개적으로 칭찬까지 했으니, 내가 정말 눈이 멀었네, 멀었어.”

오승준은 지금 뭇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들에게 비난을 받다 못해 고개도 들 수 없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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