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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구현수가 싸늘한 웃음을 지으며 담배꽁초를 바닥에 휙 던지자 양털 카펫에 순식간에 시커먼 구멍이 뚫렸다.

양연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망해가는 이 집안에서 양털 카펫은 얼마 남지 않은 비싼 물건이었다.

“구현수 이 나쁜 새X!”

양연이 주먹을 불끈 쥐고 그에게 달려들려 하자 강명원이 말렸다.

“날 왜 막아요?”

“이리 와.”

강명원이 두 눈을 부릅떴다. 지금까지 양연은 계속 강명원에게 잡혀 살았고 강명원이 두 눈만 부릅뜨면 양연은 찍소리도 하지 못하고 물러섰다.

강명원은 힘들게 바닥에서 일어났고 허리가 죽을 것처럼 아팠다.

“구현수.”

강명원이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네 말이 맞아. 우린 대대로 친분을 이어왔으니 널 보살피는 건 당연한 거야.”

구현수는 그를 보며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여기서 공짜로 먹고살아도 돼.”

강명원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내가 시키는 건 뭐든지 다 해야 해.”

“허!”

구현수의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그의 목을 덥석 조였다. 화들짝 놀란 강명원은 미처 손쓸 새가 없었고 하마터면 숨이 막혀 죽을 뻔했다.

“너... 이거 놔...”

“빌어먹을 영감탱이 같으니라고.”

구현수는 이를 꽉 깨물었다.

“이런 낡아빠진 집에 내가 사는 건 당신의 체면을 세워주는 거야.”

강명원의 두 눈에 핏발이 섰고 얼굴도 검붉게 변했으며 죽음의 공포가 점점 덮쳐오는 것 같았다. 그의 머릿속이 하얘지고 정신을 거의 잃으려던 그때 구현수가 갑자기 손을 놓았다.

강명원은 쿵 하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옆에 있던 양연은 사색이 된 얼굴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했다.

“오늘 너무 피곤해요.”

구현수는 손을 툭툭 털며 차갑게 웃었다.

“어머님, 가서 밥 좀 해주시겠어요? 너무 풍성할 필요는 없어요. 닭고기와 생선 요리만 있으면 돼요.”

“구현수 너...”

강명원은 심하게 기침하다가 구현수가 나가기 전에 소리를 질렀다.

“강서연과 결혼하기 싫어?”

구현수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뚫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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