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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신작 영화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고 곧 촬영이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곽보미는 이에 대해 관심이 많지 않아 몇 번의 회의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서연이 커피를 마시자고 불러내자 그녀는 커피를 두 모금 마시고는 내려놓고 생각에 잠긴 채 창밖을 바라봤다.

강서연은 그런 모습이 마치 영화나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실연을 닮았다는 느낌을 받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만약 곽보미가 정말로 실연을 당했다면 영화의 진도를 어떻게 보장할 수 있겠는가? 곽 감독처럼 재능으로 먹고사는 사람에게는 기분과 영감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강서연은 알고 있었다.

강서연은 곽보미를 일깨워 주고 싶었지만 이런 일은 당사자가 주동적으로 말하지 않으면 그녀도 묻기 어렵다.

강서연은 심심해서 핸드폰을 꺼내 웹 서핑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화면에는 남다른 미모를 가진 여자가 기타를 들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음색이 매력 있어 팬들이 끊임없이 ‘좋아요’ 를 눌러 줬고 실시간 시청하는 사람 수가 벌써 10만 명을 돌파하였다.

“후.”

강서연은 담담하게 웃었다.

“성설연의 호소력이 장난 아니네요. 경섭 씨가 이번에 엄청 많은 돈을 벌어들이겠어요.”

“네?”

성설연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마자 곽보미는 감전된 듯 벌떡 일어나 강서연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화면을 똑바로 응시하며 작은 주먹을 꽉 쥐었다.

“이게... 뭐예요!”

곽보미는 화면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노래도 별로네요.”

강서연이 곽보미를 바라보았다.

여태껏 남자답기만 했던 곽 감독의 얼굴에는 어린 소녀가 질투하는 표정이 나타났다. 질투심이 가득한 그런 것은 아니었고 소심한 질투 뒤에는 은은한 상실감이 있었다.

곽보미는 테이블 위의 휴지를 집어 한 줄 한 줄 찢었다.

강서연은 이상해했다.

“내가 호소력이 있다고 딱 한 마디만 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반응이 크세요?”

성설연은 최연준의 첫사랑이어서 반응이 커야 할 사람은 강서연이었어야 했다.

“그게...”

곽보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반쯤 뜸을 들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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