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16화

성설연은 머리가 백지가 되어 멍하니 이 남자 앞에 서 있었고 감히 크게 숨을 쉬지도 못했다.

학창 시절부터 최연준이 냉혹하고 무정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졸업한 지 이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씨 가문의 유혹이 너무 커서 성설연은 결코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재빨리 마음을 가다듬어 비위를 맞추기 위해 애써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동창을 만났는데 이렇게 내쫓는다고요?”

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참으로 이상한 여자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배경원이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그는 옛 동창이라는 것도 기억 못하고 있을 것이다.

게다가 강서연에게서 한 통의 문자도 오지 않아 그의 마음은 더욱 착잡해서 아예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성설연은 깜짝 놀라 최연준이 떠나려는 것을 보고 황급히 따라갔지만 두 걸음도 가기 전에 맞은편에 또 한 여자가 나타났다.

이 여자의 외모는 여배우에 비해 못 미쳤지만 온몸에는 여배우가 따라올 수 없는 귀티가 배어 있어 아마도 어느 가문의 따님일 것이다.

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렸고 각진 얼굴은 더욱 어두워졌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런 연회를 꺼리는 마음이 극치로 도달했다.

성설연은 웃으며 앞으로 다가와 또 그를 도와 여자를 막았다.

그 여자가 멀리 가버리자 성설연은 자신을 바라보는 최연준의 눈빛이 아까처럼 차갑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고맙습니다.”

남자는 차갑고 딱딱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성설연은 머리를 숙이고 미소를 지었다.

“저는 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해요.”

최연준은 이 말을 남기고 긴 다리로 성큼성큼 연회장의 인파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었다.

성설연은 제자리에서 잠시 멈칫했다.

최연준이 방금 한 말이 아직도 그녀의 귓가에 맴돈다.

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연회에서 그녀만이 최연준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성설연은 속으로 미칠 듯이 기뻤고 황홀했다.

혹시 최연준이 표현하고 싶은 것은 다른 여자가 가까이하는 것을 싫어하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