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연이 급하게 일을 마치고 임씨 빌라로 가던 중에야 최연준에게 문자를 보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났다.「오래 기다렸어요? 금방 갈게요!」그때 최연준은 휴게실에 앉아 심심해하고 있었는데 핸드폰이 울리자 그는 소파에서 벌떡 일어날 뻔했다.개인 핸드폰이어서 그 안에는 강서연의 번호만 저장되어 있었다.드디어 그를 생각났나 보지?최연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한 줄의 문자를 여러 번 되짚어 보았고 눈 밑에는 알아차리기 어려운 웃음기가 나타났다.그는 빨리 답장을 보내지 않고 적어도 15분 후에 보내서 똑같은 외로움을 맛보게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하지만 문자를 받은 지 10초 만에 최연준의 손가락은 솔직하게 화면에서 빠르게 타자했다.「괜찮아, 일이 중요하지!」문자를 보내고 최연준은 화면을 응시하며 웃고 있다가 갑자기 안색이 변했다.이렇게 답장하면 자기가 너무 말이 잘 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그래서 황급히 문자를 취소하고 다시 타자를 하기 시작했다.「서연아, 너무 오래 기다려서 지금 기분이 많이 안 좋아! 와서 어떻게 위로할지 생각해 봐.」보내고 또 이상하다고 생각해서 다시 취소했다.그렇게 몇 번이고 문자를 취소했고 강서연의 핸드폰도 쉬지 않고 진동했다. 다시 핸드폰을 열어볼 때 화면에 십수 개의 똑같은 문자가 와있었다.「우주 슈퍼 무적 훈남 남편이 한 통의 메시지를 취소했습니다.」‘뭐 하는 거지?’강서연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연락처 이름은 애초에 최연준이 바꾼 것인데 바꾼 후에는 심각한 얼굴로 핸드폰을 그녀에게 돌려주었다.강서연은 이름을 최 세 살이라고 고쳐야 한다고 생각했다.남자가 자기 앞에서 하는 짓은 세 살짜리 아이와 다름없다.기사는 임씨 별장 앞으로 데려다줬고 강서연이 외투를 벗으니 안에는 세련되고 우아한 발목 길이의 롱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망사 소재가 그녀의 볼륨 몸매를 돋보이게 받쳐주었다.강서연은 연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최연준이 계단에서 내려오는 것을 보고는 웃으며 다가가서 포옹을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그
“성설연 씨.”강서연이 담담하게 웃었다.“저는 오늘 밤 최연준 씨의 파트너 강서연입니다.”성설연은 냉소하며 눈을 굴렸다.‘파트너? 그렇게 뻔뻔하게 말하다니!’“죄송합니다. 강서연 씨, 최연준의 파트너는 저예요!”그녀는 거만하게 강서연을 봤다.강서연은 가슴이 무언가에 뜯긴 듯 통증이 온몸으로 퍼져갔다.‘최연준, 최연준!’방금 취소한 그 십여 개의 문자는 아마도 그녀에게 오늘 밤에 첫사랑이 왔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강서연은 심호흡을 했고 관자놀이가 욱신욱신 아팠다.성설연의 자료를 손에 넣었을 때 강서연은 머릿속으로 몇 번이고 만나는 장면을 예행연습한 적이 있었고 심지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떤 표정과 동작으로 해야 할지까지 생각했다.그런데 정말 만났을 때는 전혀 생각해 둔 대로 행동하지 못했다.강서연은 입을 꼭 다물고 지금은 화내면 안 된다고 끊임없이 자기를 상기시켰다. 우선 이 첫사랑부터 해결하고 집에 돌아가서 다시 최 세 살을 수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성설연 씨,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강서연은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최연준 씨가 그쪽을 오늘 밤의 파트너로 선택했나요?”“네, 맞아요!”“맞습니다. 저희가 들었어요!”옆에서 강 건너 불구경만 하던 여자 연예인 몇 명이 이번 기회에 자기 주제도 모르는 이 여자 가수를 놀리려고 작정했다.“강서연 씨는 아직 설연 씨를 모르죠? 얼마 전에 정섭 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는데 올해 골든디스크 어워즈 베스트 아티스트 후보예요!”“맞아요, 최연준 씨께서도 태도가 남다르다니깐요!”“강서연 씨께서 눈치가 없네요.”강서연은 놀라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다 그녀가 데리고 있는 연예인이어서 평소에는 모두가 화목한 분위기였다. 절대로 연합해서 강서연을 맞서는 그런 사람들이 아닌데 조금 전 그녀들의 그 괴상한 말투와 못된 웃음은...강서연은 순간 무언가를 깨달았다.연예계에서 상대를 자만에 빠지게 해 장래를 망치게 만드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겉으로 칭찬하고 속으로 비웃고
“왔는데 왜 전화 안 했어? 내가 데리러 갈 수도 있는데.”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강서연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질투심을 매섭게 끌어냈다.“연준 씨, 나는 당신에게 전화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강서연이 말했다.“당신 여자가 나를 막고 있어요!”최연준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고 눈에는 한기가 서렸다.성설연은 어리둥절했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조금 전에 최연준이 분명히 다른 여자가 가까이 오는 게 싫다고 했는데 지금 소중하게 품에 안겨 있는 여자는 누구지? 성설연은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하며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최연준 씨, 이건...”“설연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도련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요!”여자 연예인들이 또 시작했다.“저기...”“설연 씨, 어떻게 강서연 씨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못 들어가게 막는다니요! 설마 다음 단계는 강서연 씨를 대신해서 최씨 사모님이 되려는 거 아니에요?”강서연은 입꼬리를 누르며 차오르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역시 자기가 손수 키운 보람이 있다...이렇게 능숙하게 연기를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전에 비싼 값으로 연기 학원을 지원한 것이 헛되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최연준은 인상을 찌푸렸고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강서연은 그와 깍지 손을 살며시 하고 부드럽게 최후의 한 방을 날렸다.“괜찮아요. 성설연 씨도 무심이겠죠. 나는 당신들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것도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잖아요.”“무슨 소리 하는 거야?”최연준은 눈을 부릅떴다.“내말은...”강서연이 떠봤다.“성설연 씨는 당신이 열여섯 살 때 만났던 그 사람이 아니에요?”“아니야!”최연준은 생각도 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답을 주었다.강서연은 의아했다.“그럼 왜 내가 접근 못 하게 막았어요?”“나도 몰라.”최연준이 묵직하게 대답했다.“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16살 때 이미 경영대학원에 등록했어. 지금까지 당신 말고는 내 마음속에 다른 여자는 없었어. 앞
배경원과 임수정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임수정이 손짓을 하자 연회장의 불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하객들이 놀란 듯 낮은 소리를 내자 순간 스포트라이트가 최연준과 강서연 두 사람에게 쏟아졌다.온 세상의 초점이 그들이었고 최연준의 눈에는 강서연뿐이었다.연회장 중앙의 천장에는 거대한 꽃 구슬이 천천히 열리고 장미 꽃잎이 흩날리며 부드러운 불빛과 감미로운 음악 소리가 흘러나왔다. 알록달록한 비눗방울과 함께 모든 것이 꿈처럼 눈앞에 아름답게 펼쳐졌다.강서연은 눈앞의 이 광경에 넋이 나가 말을 잇지 못했다.최연준은 사랑이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이것은 원래 그가 강서연을 위해 정성 들여 준비한 것이고 일찍이 임씨 가문과도 잘 소통한 것인데 성설연 때문에 앞당겨질 줄은 몰랐다.최연준은 미소를 지으며 강서연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꺼냈다. 무려 10캐럿에 달하는 다이아몬드가 완벽하게 커팅되어 불빛 아래서 광채가 돋보였다. “최씨 집 도련님께서 여기서 청혼하는 건가요?”“이런 귀한 장면을 찍어야지!”“맞아요.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조회수가 장난 아닐 거예요.”손님들은 속삭였고 모두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기대의 눈빛이 담겨있었다.그들의 기억 속의 최연준은 넘사벽이어서 마치 인간 세상에 속하지 않는 존재인 것 같고 욕망과 감정도 없어 보였다.하지만 오늘, 바로 이 순간, 그들은 전혀 다른 최연준을 만났다.“서연아.”강서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우주를 담은 것 같고 마성의 목소리로 그 말을 정중하게 했다.“나랑 결혼해 줘.”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분위기는 즉시 들끓기 시작했다.이 사람이 그들이 알던 최연준이 맞나?그 무자비한 사업가? 최연준?지금 그의 눈빛에는 부드러움이 넘쳐흐르고 있었고 입술 언저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곡선은 매혹적이었다.심지어 강서연에게 무릎 꿇고 프러포즈까지 하다니!“세상에!”다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마치 놀라움을 제외하고는 이미 그들이 이 순간 부러워하는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
이때 육경섭이 사람을 뚫고 나와 손뼉을 치며 축하해줬다.“경섭 씨도 오셨군요.”강서연이 인사했다.“우정 언니는요?”“우정이도 일벌레여서 지금 회사에서 야근하고 있어요!”육경섭은 고개를 저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연준 씨, 지금 세상이 변했나 봐요. 여자들은 다 유능한데 앞으로 우리 남자들은 정말 여자가 먹여 살려야 하는 건가요?”“그게 어때서요.”최연준은 입꼬리를 올리고 교활하게 웃었다.그는 강서연의 손을 들어 올렸고 다이아몬드 반지는 눈부시게 반짝거렸다.“보세요. 나는 계약금을 냈어요.”최연준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우리 집 서연이가 앞으로 나를 먹여 살릴 거예요.”육경섭이 경멸했다.“정말 속물이 다름없네요.”“그럼 진짜로 속물이 무엇인지 보여 줄까요?”최연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고 눈 밑에는 누구도 꿰뚫어 볼 수 없는 깊고 복잡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그는 다시 그 냉혹하고 기품 있는 남자로 회복했고 분위기는 아까보다 더욱 싸늘해져서 연회장 전체가 저기압에 휩싸인 것 같았다.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을 본 낸시가 성설연을 데리고 떠나려는데 누군가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설연 씨, 우리 사이에 아직 할 말이 남아 있지 않아요?”성설연의 몸은 굳었고 어색하게 몸을 돌렸는데 최연준의 차가운 눈동자와 마주치자 자기도 모르게 부들부들 떨었다.최연준은 싸늘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방금 누군가가 내 아내를 막아서서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자신이 최씨 집안 미래의 안주인이 될 거라고 함부로 말하지 않았어요?”“아니에요!”낸시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도련님께서 오해하신 것 같은데. 설연이는...”“나는 당신에게 묻지 않았고 성설연 씨에게 물었어요!”낸시는 감히 말을 하지 못하고 묵묵히 두 걸음 뒤로 물러섰다.성설연은 이미 여러 가지 감정에 휩쓸려 질투, 분노, 두려움, 당혹감... 이것들이 그녀를 가득 채워 지금 이성을 찾지 못하고 생각할 능력도 없었다.“경섭 씨.”최연준이 급히 서두르지도 않고 너무 여유
성설연은 이런 연회에는 반드시 그 사람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학자 집안에 불과하지만 그 집안의 어른들은 모두 오성의 교육과 사법 제도에 종사하여 법관, 검사, 교수, 대학 총장이 있다.4대 가문 중 어느 가문이든 그들과 친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성설연이 입술을 깨물었고 갑자기 조롱하는 소리 중에서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준 형, 이러지 마세요!”사람들은 조용해졌고 목소리를 따라 카키색 슈트를 입은 훤칠한 남자를 훑어보았다.얼굴도 잘생겼고 품위도 사람들 틈에서 빼어났다.그런데... 이 사람이 최연준과 대적하다니?모두 서로를 바라보며 즐거운 표정으로 계속해서 구경하고 있었다.최연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쳐다보았다.“어이, 찬혁아. 뭐 하는 거야!”배경원이 작은 목소리로 일깨워 주었다.“지금 와서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짓을 한다는 거야?”유찬혁은 마른 입술을 핥으며 애원하는 눈빛으로 최연준을 바라보고 있었다.“연준 형...”“유찬혁.”최연준은 목소리가 냉랭하고 날카로웠다.“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연준 형, 저는 설연이를 대신해 용서를 빌고 싶을 뿐이에요.”유찬혁의 목소리는 크지 않지만 눈빛은 견고했다.“설연이가 방금은 무심코 실수한 것이니 이번만큼은 이런 식으로 설연이를 벌하지 말고 한 번 넘어가 주세요.”최연준은 안색이 어두워졌고 배경원 역시 눈이 휘둥그레졌다.그는 필사적으로 눈치를 주며 유찬혁이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찬혁아, 이리 와!”배경원은 땀범벅이 되었다.“그만 좀 해. 너 정말... 평소에 머리가 잘 돌아가는데, 오늘따라 왜 나보다 더 멍청하니!”“연준 형.”유찬혁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더없이 고단했다.“설연이가 막 외국에서 돌아와 이곳 사정을 몰라서 본의 아니게 서연 씨에게 폐를 끼쳤어요... 내가 대신 서연 씨에게 사과를 할게요.”말을 마치고 그는 강서연에게 사과를 표했다.그녀는 급히 유찬혁을 일으켜 세우고 또 살그머니 최연준의 안색을 살폈다.“연준 씨.”강
강서연은 손을 빼 오고 초롱초롱한 두 눈으로 그를 노려보았는데 귀엽기만 했다.최연준이 놀란 표정을 하자 그제야 강서연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터트렸다.그녀는 손에 있는 큰 다이아몬드를 어루만지며 머리를 최연준의 어깨에 기대고 부드럽게 속삭였다.“나는 이 반지보다 여전히 그 에메랄드가 좋아요.”“응?”최연준이 웃으며 말했다.“다 돼. 어차피 다 당신 거여서 알아서 하면 돼.”둘이 처음 만났을 때 최연준은 이미 전 재산을 그녀에게 맡겼다.“그런데 서연아. 그건 고동이잖아.”“고동이어서 가치가 있는 것이에요!”강서연이 한 번 웃으며 말했다.“당신 조상 중에서 귀비가 될 때 썼던 것이라고 했잖아요.”최연준이 그녀의 코를 한 번 꼬집었다.“너는 귀비가 아니야.”강서연은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남자는 그녀의 허리에 두 손을 두르고 단단하고 힘센 팔로 그녀의 몸을 감싸고 낮고 자성적인 목소리로 그녀의 귓가에서 속삭였다.“당신은 귀비가 아니라... 나의 중전이야!”강서연은 감동하여 얼굴이 후끈 달아올랐다.최연준은 마침내 구름을 걷어내 햇볕을 마주했고 그녀의 작은 손이 그의 목에 걸려 있을 때 그는 무한한 만족감을 느꼈다.“성설연이 당신의 첫사랑 아니었어요?”강서연의 목소리는 새끼 고양이처럼 조심스러웠다.최연준은 잠깐 멈칫했다.밤새 화난 얼굴로 있었던 게 결국 이것 때문인가?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어떻게 성설연이 자기의 첫사랑이라고 단정할 수 있지!“서연아.”최연준이 마음을 가다듬고 물었다.“어디서 들은 거야?”강서연은 입술을 달싹이고 웃으면서 말을 하지 않았다.이번에 그녀가 알았다. 틀림없이 임우정이 말을 잘못 들었을 것이다!“서연아, 원래 내가 너한테 이런 얘기를 안 하려고 했는데 오늘 밤 이렇게 큰 오해를 했으니 꼭 제대로 설명해야겠어.”아직 이른 시간이라 강서연은 편안한 자세로 그의 품에 몸을 기대고 조용히 이야기를 들었다.“성설연은 유찬혁이 중학교 시절 짝사랑했던 사람이야.”최연준은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강서연은 그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최연준을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그를 좋아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강서연은 그날 밤 그 차갑고 도도한 남자, 그녀가 샤워할 때 스스로 자리를 피한 남자, 그녀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강요하지 않았던 남자를 영원히 기억한다. 그 복근은 작은 벽돌 같고 힘이 센 남자, 잊을 수 없는 첫 경험을 선사한 남자...강서연의 두 볼이 발그스름해지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최연준을 바라보았고 작은 손으로 각진 얼굴을 어루만지며 이마 골과 윤곽이 뚜렷한 입술을 어루만졌다.그녀는 갑자기 강명원에게 매우 고마워했다. 만약 그 사람이 중간에서 방해하여 그녀가 대신 시집가지 않았더라면 지금 최연준과 함께 있는 사람은 강유빈이 되지 않았을까?최연준은 그녀의 눈 밑의 간절함을 느꼈고 자신의 어딘가에서 또다시 말할 수 없는 변화가 일어났음을 느꼈다....그는 조금 힘을 주어 그녀를 더욱 꽉 껴안았다.“뭐 하는 거예요?”강서연이 경각심을 가졌지만 이미 때는 늦었고 최연준의 품에 안겨 옴짝달싹 못 하게 되었다.“장난하지 마세요.”강서연은 웃으면서 최연준을 밀었지만 움직이지 못해 화가 나서 그를 한 번 때렸다.“당신 이 두 팔이 쇠로 만든 거예요?”“당연히 아니지.”최연준은 못된 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아래로 향했다.“여기가...”강서연이 무심코 부딪치자 놀란 소리를 내며 얼굴이 빨개졌다.“아직도 부끄러워하는 거야?”남자의 숨소리는 불안정해졌다.강서연은 눈을 밑으로 향했고 쑥스러운 표정은 최연준더러 더욱 눈을 떼지 못하게 하였다.“동의했지?”최연준이 물었다.“뭘요?”“내 중전이 되는 거 말이야.”강서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깊은 키스가 들어왔다.초겨울 밤 기온이 뚝 떨어졌지만 방 안은 온통 열기로 가득했고 겨울밤을 뜨겁게 달궜다....최근 윤정재는 이미 최씨 빌라의 단골손님이 되었다.그는 최재원에게 경락을 뚫어 주고 은침을 거두고 손을 닦았다.“영감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