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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9화

“왔는데 왜 전화 안 했어? 내가 데리러 갈 수도 있는데.”

남자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지만 강서연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질투심을 매섭게 끌어냈다.

“연준 씨, 나는 당신에게 전화할 엄두가 나지 않아요.”

강서연이 말했다.

“당신 여자가 나를 막고 있어요!”

최연준의 얼굴빛은 순간 어두워졌고 눈에는 한기가 서렸다.

성설연은 어리둥절했고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 파악이 안 됐다.

조금 전에 최연준이 분명히 다른 여자가 가까이 오는 게 싫다고 했는데 지금 소중하게 품에 안겨 있는 여자는 누구지?

성설연은 마음속으로 조마조마하며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

“최연준 씨, 이건...”

“설연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도련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다니요!”

여자 연예인들이 또 시작했다.

“저기...”

“설연 씨, 어떻게 강서연 씨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못 들어가게 막는다니요! 설마 다음 단계는 강서연 씨를 대신해서 최씨 사모님이 되려는 거 아니에요?”

강서연은 입꼬리를 누르며 차오르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

역시 자기가 손수 키운 보람이 있다...

이렇게 능숙하게 연기를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그녀가 전에 비싼 값으로 연기 학원을 지원한 것이 헛되이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최연준은 인상을 찌푸렸고 눈빛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강서연은 그와 깍지 손을 살며시 하고 부드럽게 최후의 한 방을 날렸다.

“괜찮아요. 성설연 씨도 무심이겠죠. 나는 당신들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것도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추억이잖아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최연준은 눈을 부릅떴다.

“내말은...”

강서연이 떠봤다.

“성설연 씨는 당신이 열여섯 살 때 만났던 그 사람이 아니에요?”

“아니야!”

최연준은 생각도 하지 않고 시원시원하게 답을 주었다.

강서연은 의아했다.

“그럼 왜 내가 접근 못 하게 막았어요?”

“나도 몰라.”

최연준이 묵직하게 대답했다.

“내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16살 때 이미 경영대학원에 등록했어. 지금까지 당신 말고는 내 마음속에 다른 여자는 없었어.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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