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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화

최재원은 의아한 얼굴로 윤정재를 쳐다보았고 윤정재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최재원을 노려보았다.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윤정재가 먼저 고요함을 깨뜨렸다.

“영감님, 영감님의 손주에게 이미 약혼녀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약혼녀요?”

최재원은 순간 멈칫했다.

‘강서연은 여자친구 아니었어? 언제 약혼녀가 됐지? 그리고 프러포즈도 이틀 전에 했잖아. 아프니까 밖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겠어.’

최재원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윤정재는 최재원의 생각이 바뀐 줄 모르고 여전히 강서연을 탐탁지 않아 한다고 생각했다.

“아니에요, 아니에요...”

최재원이 손을 내저었다.

“약혼녀는 무슨. 우리 연준이 혼사는 이틀 전에 정해졌어요. 그 여자애가 괜찮긴 하더라고요. 어휴, 이게 다 제 탓이에요.”

최재원이 한숨을 내쉬었다.

“경수가 내가 나이가 들어서 사람 볼 줄 모른대요. 허... 진짜 그런가 봐요. 좋은 손주며느리를 앞에 두고 놓칠 뻔했으니... 그 여자애가 우리 집에 시집오려 하겠는지도 모르겠어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일단 예물을 거하게 줘야죠. 필요하다면 그 여자애의 집에 직접 가서 혼담을 꺼낼 생각이에요...”

아픔은 늘 사람에게 변화를 가져다준다. 자부심이 강하여 지려고 하지 않던 최재원은 아픈 동안에 많은 생각을 했다.

사실 최연준이 마음에 드는 여자와 결혼하게 내버려두면 되는 것을 왜 굳이 임씨 가문과 사돈을 맺으려 했을까?

최씨 가문은 이미 4대 가문의 톱이기에 굳이 다른 가문과 혼약을 맺는 것으로 손을 잡지 않아도 충분히 더 발전할 수 있다. 그런데 굳이 아끼는 손자를 이런 식으로 억압할 필요가 있을까?

사실... 강서연도 훌륭했다. 몇 번 만나본 결과 그가 바라던 손주며느리의 이미지에 완전히 부합되었다.

최재원이 덤덤하게 웃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 속에 보기 드문 부드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윤정재를 쳐다보았다. 윤정재가 그와 함께 이 기쁨을 누릴 줄 알았지만 윤정재의 표정을 본 순간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윤정재의 표정이 말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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