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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9화

그 시각 같은 거리에 있는 또 다른 커피숍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쩌다가 완전체로 모인 자리라 그들도 커피숍을 전체 대관했다.

배경원은 임수정과 함께 창가 자리에 앉아 서로 머리를 맞댔다. 임수정은 괴테의 시집을 아주 열중하여 읽고 있었고 배경원은 그런 그녀를 보면서 헤벌쭉 웃었다.

육경섭은 또 몰래 나가 담배를 피우려다가 임우정에게 딱 걸려 귀를 잡힌 채 끌려들어 왔다.

최연희는 카드를 꺼내 신석훈과 함께 놀자고 했다. 그런데 신석훈이 씩 웃더니 수능 문제집을 꺼냈다... 그녀는 순간 넋을 잃었고 절망에 빠진 듯했다. 신석훈은 진지하고 의미심장하게 최연희를 타일렀다.

“너 휴학한 지 오래됐잖아. 올해 수능은 이미 지났으니 내년에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지금부터라도 열심히 해야 해. 자, 먼저 이 문제집부터 풀어봐. 모르는 게 있으면 내가 가르쳐줄게.”

최연준과 강서연은 마주 향해 웃고는 최연희에게 화이팅 제스처를 보냈다.

최연준은 강서연을 안고 창가 쪽 소파에 앉아있었는데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지경이었다.

유찬혁과 곽보미도 그 자리에 있었지만 두 사람은 거리를 두고 앉았다.

방한서는 시무룩한 얼굴로 문 앞을 지켰고 커피숍에 가득한 여러 쌍의 커플들을 보고 있자니 솔로의 외로움이 더욱 짙어졌다.

겨울 햇볕이 창문으로 비춰 들어와 커피숍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었고 고요함이 흘렀다.

오늘 그들은 최연준과 강서연의 결혼에 관해 의논하려고 한 자리에 모였다.

“서연 씨, 혼인 신고한 다음에 결혼식을 올려요?”

“그것도 좋은 것 같아요. 혼인 신고한 다음에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는 거죠. 오성 전체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요.”

“오빠, 두 사람이 결혼을 준비하는 동안에 아이가 생기는 거 아니야?”

“넌 문제나 풀어.”

“하하...”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 의논하던 그때 배경원이 갑자기 한마디 툭 던졌다.

“연준 형, 이 일은 경실 아주머니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요.”

그들의 시선이 순식간에 전부 배경원에게 쏠렸다.

“왜?”

“경실 아주머니가 점 볼 줄 아시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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