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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0화

곽보미는 피식 웃으며 다시 남자처럼 털털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달리 여성스러운 체크 원피스를 입었다.

“너와 나 사이에 무슨 못 할 말이 있다고 그래?”

곽보미는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

“이렇게 난감해하는 모습은 정말 드문데 말이야.”

유찬혁이 입술을 잘근잘근 씹다가 한참 후에 나지막이 말했다.

“보미야, 넌 줄곧 날 친구로 생각한 거 맞지?”

곽보미는 잠깐 멈칫하다가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형제 같은 친구야?”

“허허...”

곽보미는 어색하게 웃다가 결국 인정했다.

“그럼, 당연하지. 줄곧 형제 같은 친구였어.”

“그럼 친구로서 너에게 부탁 하나 하자.”

곽보미는 그를 쳐다보며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귀를 기울여 들었다.

“말해 봐.”

“지금 새 영화 준비 중이지?”

“응.”

“혹시...”

유찬혁이 입술을 적시며 망설였다.

“네 영화에서 작은 배역이라도 좋으니까 성설연에게 연기할 기회를 줄 수 있을까?”

곽보미의 얼굴에 나타났던 미소가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는 손톱이 살을 파고들 정도로 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천천히 놓았다. 그의 부탁을 거절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까지 그녀는 유찬혁에게 거절이란 걸 한 적이 없었다.

곽보미는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지만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평소와 같은 웃음을 지었다.

“보미야.”

유찬혁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힘들면 부탁 들어주지 않아도 돼. 내가 다른 방법 생각해 볼게.”

“나...”

“괜찮아.”

유찬혁도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리한 부탁이라는 거 알아. 사실 아까 얘기하기 전부터 그리 기대하지도 않았어. 그리고 이런 거액을 투자한 영화에서 어떤 배우를 쓰든 너 혼자 결정할 수 없고 투자자의 의견도 물어봐야 한다는 것도 알아.”

곽보미는 뭐라 얘기하고 싶었지만 목구멍이 막힌 것처럼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널 곤란하게 하고 싶지 않아.”

유찬혁이 나지막이 말했다.

“다른 방법 더 생각해 볼게. 그나저나 여기서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그러고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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