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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화

윤정재는 씩씩거리며 차에 올라탔다. 진용수는 백미러로 그를 힐끔거렸는데 그야말로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회장님, 왜 이렇게 화가 많이 나셨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빌어먹을 자식...”

윤정재가 넥타이를 잡아당겼다.

“최연준이 다른 여자와 결혼한대.”

“뭐라고요?”

진용수도 화들짝 놀랐다.

“회장님께서 잘못 들으신 건 아닌가요?”

“최재원 그 영감이 직접 얘기했어.”

“이게 대체...”

진용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럼 우리 서연 씨는 어떡해요?”

“허.”

윤정재가 싸늘하게 웃었다.

“말끝마다 내 딸을 사랑한다고 하고선 할아버지가 압력을 가하니까 바로 겁먹었어. 이런 남자에게 평생 서연이를 맡길 수 없어. 차라리 잘 헤어졌어.”

비록 말은 이렇게 했지만 윤정재는 여전히 화가 풀리지 않았다. 헤어지더라도 강서연이 먼저 이별 통보를 해야지, 최연준에게 차이는 건 용납할 수 없었다.

윤정재는 한참 생각하다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우리 딸에게 힘 있는 배경이 없어서 그러는 거잖아. 괜찮아, 지금 당장 서연이에게 모든 사실을 밝히면 돼. 서연이 뒤에 우리 윤씨 가문이 있다는 걸 최씨 가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겠어.”

그의 말에 진용수의 표정이 확 변했다.

그동안 진용수와 윤정재는 사실을 밝힐 계획을 세웠다. 디테일 하나하나 꼼꼼하게 신경 쓰면서 시뮬레이션도 여러 번 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짠 계획을 하나도 쓰질 못한 판이다.

“회장님, 진정하세요.”

진용수가 그를 달랬다.

“이 일 천천히 하시겠다면서요? 이렇게 갑자기 서연 씨를 찾아간다면 서연 씨가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어요.”

“그럼 문희를 만나러 갈 거야.”

화들짝 놀란 진용수는 급브레이크를 밟을 뻔했다.

윤정재의 안색이 굳어졌고 눈빛도 확고했다.

“어찌 됐든 우리는 서연이의 아빠 엄마야... 지금 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부모인 우리가 나서서 화풀이라도 해야지 않겠어?”

진용수는 할 말을 잃었다.

윤정재가 강서연에게 모든 사실을 밝히는 것도 충분히 급작스러운데 그보다 더 급작스러운 게 있을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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