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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강명원은 지금 급전이 필요했다. 윤문희를 보살핀다는 명분이 있어야만 남양에서 입금할 것이다.

강명원은 다른 꿍꿍이가 있는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지금까지 해온 이 행각이 위험한 건 사실이다.

남양의 윤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가? 하나같이 용맹스럽고 사나운 가문이다. 그들은 그깟 돈은 신경 쓰지 않겠지만 자신이 속았다는 건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강명원이 그들을 이십 년 넘게 속였다는 걸 알게 된다면 결과가 어떨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대충 알 수 있었다.

강명원은 눈살을 찌푸리고 집안에서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얼마 전에 감옥에 있는 오승준의 면회를 하러 갔던 때가 문득 떠올랐다.

오승준은 마치 미라처럼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고 심지어 걸을 때도 교도관의 부축을 받아야만 걸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정신 상태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실성한 것처럼 딴소리했고 앞니도 두 개나 빠져 있었다.

그런 그의 모습이 역겨워 강명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그때 오승준이 갑자기 얼버무리며 말했다.

“형님... 서연이 이젠 예전의 서연이가 아니에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에요. 걔 뒤에... 어둠의 세력이 있고... 남양도 있고 최연준도 있어요.”

강명원은 넋이 나간 얼굴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오승준은 미친 사람처럼 실실 웃었는데 그 웃음이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웠다.

“형님도 너무 잘난 척하지 마십시오. 허허... 형님네 사위 감옥에 다녀온 사람이 아니라 바로 최연준이에요. 최연준이 언젠가는 와서 복수할 테니까 기다려요...”

교도관은 오승준을 다시 데려갔다.

그 생각을 하던 강명원은 다른 꿍꿍이가 떠올랐다. 그에게 있어서 강서연이 최연준과 함께한 건 오히려 더 잘된 일이었다.

‘최연준이 서연이를 엄청 신경 쓰나 본데? 서연이 약점만 내 손에 넣는다면 최연준도 어쩔 수 없이 나설 거야. 최연준의 말 한마디면 강진 그룹은 기사회생할 수 있어.’

강명원은 잇몸까지 드러내고 교활하면서도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그나저나 어디 가서 약점을 찾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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