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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최연준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경호원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후 슬그머니 가까이 다가가 구경했다.

아니나 다를까 강서연이 진짜로 하이힐을 벗고 오승준의 머리를 내리치고 있었다.

가뜩이나 머리카락이 몇 가닥 없는 오승준은 머리를 맞고 돼지 멱따는 소리를 질렀다.

강서연은 그제야 화가 좀 풀렸는지 다시 하이힐을 신고 두 손을 허리에 올린 채 서 있었다. 머리가 헝클어지긴 했지만 마치 여장부처럼 위풍당당했다.

오승준은 얼굴이 퉁퉁 부은 채 바닥에 엎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실컷 두들겨 맞았는데도 입은 살아있었다.

“이... 이 년들이, 내가 누군지 몰라?”

“당신이 누구면 뭐? 누구든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지!”

“내 작품이 국제상도 받았어...”

“내 남편이 최연준이야!”

강서연은 또박또박 한마디 내뱉고는 다시 그를 힘껏 걷어찼다.

오승준은 넋이 나간 얼굴로 그녀를 멍하니 올려다보았다. 밖에 있던 최연준의 입꼬리가 저도 모르게 실룩거렸고 어깨가 쓱 올라갔다.

“됐어요, 강 비서님. 녹화가 곧 시작이에요. 저런 쓰레기만도 못한 인간이랑 시간 낭비하지 맙시다.”

“네.”

강서연은 고마움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오승준이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하려 할 때 곽보미도 마침 화장실에 있었다.

평소 곽보미와는 일로만 만난 터라 곽보미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다. 능력도 있고 감각도 뛰어난 여자 감독이 이토록 카리스마가 넘칠 줄은 몰랐다.

조금 전 오승준이 강서연을 잡으려고 할 때 곽보미가 뒤에서 기습한 바람에 오승준이 바닥에 넘어졌다. 하여 인간쓰레기만도 못한 오승준을 쥐어팰 기회가 생겼다.

강서연과 곽보미의 호흡이 어찌나 척척 맞는지 오승준은 반격할 틈조차 없었다.

“곽 감독님, 이 사람은 어떡하죠?”

강서연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질 않았다. 어쨌거나 오승준은 심사위원이었으니 말이다.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곽보미는 개의치 않아 하며 손을 저었다.

“주최 측에서 물어보면 못 봤다고 해요. 어차피 한 사람 때문에 녹화를 중단하진 않을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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