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401 - Chapter 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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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1화

최연준은 당황해하며 말했다.“회장님, 이것까지... 관여한다고요?”“왜요? 내가 상관할 수 없는 건가요?”윤정재가 눈을 부릅뜨고 말했다.“나는...”그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윤정재는 가볍게 기침을 두 번 하고 계속 얘기했다.“두 분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요? 결혼도 안 했는데 한방 쓰면 어떡해요!”최연준은 그를 노려보았다.윤정재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겠다. 어떤 때는 최연준이 눈에 들기는 했지만 대부분 시간에는 눈에 거슬렸다.그가 눈에 들어오는 것도 강서연 덕분이다.“연준 씨, 빨리 와서 보세요!”강서연이 앞으로 달려가 신나게 손을 흔들며 불렀다.“왜 그래?”“이게 산천이죠? 산에서 흘러 내려온 것 같은데요.”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보니 이곳에는 담수가 있네요!”최연준도 같이 웃으며 주위를 자세히 살피더니 나무 아래로 갔다.“왜 그래요?”“오성에도 이런 나무가 있어서...”그는 잠깐 생각에 잠겼다.“그러고 보니 여기는 오성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것 같아. 경원이가 곧 이곳을 찾을 수 있을 거야.”“네.”윤정재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기는 오성의 기후와도 매우 비슷해요. 제가 오성의 지도를 봤었는데 그 옆에 개발되지 않은 작은 섬이 몇 개 있긴 했어요. 우리가 그 섬 중에 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요!”최연준은 그와 눈을 마주쳤고 그의 눈빛에서 약간의 희망이 엿보였다.그들은 더 자신이 생겼고, 선실로 돌아와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해야 할 일을 의논했다.시간을 볼 수가 없어 강서연은 하루가 지날 때마다 책상에 선을 하나씩 새기자고 제안했다.배에 생필품이 충족해서 햇빛이 좋을 때 이불들을 가져다 햇볕에 말렸다.그들은 필요할 때를 제외하고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았다.강서연은 최대한 음식을 맛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그렇게 사흘이 지나갔다.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윤정재는 갑판에 앉아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달빛이 유난히 부드러웠다. 윤정재는 이런 달을 본 지 오래된 듯하다.뒤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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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2화

“저는 아무도 꼬시지 않았어요.”임수정은 담담하게 말했다.“그냥... 우연히 그 사람을 알게 되었을 뿐이에요.”임나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새빨갛게 물든 입술은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자아냈다.“내 동생 얼굴 하나는 참 예쁘게 생겼는데... 몸은 안 좋지만 그래도 남자들이 줄을 서서 달려드네!”임나연의 뾰족한 손톱은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이 얼굴이 망가지면 배씨 가문 도련님께서 너를 다시 보았을 때는 어떤 표정일까?”“언니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임수정은 임나연을 빤히 바라봤다.그 창백하고 아름다운 큰 두 눈은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은 결연함을 내비치고 있다.임나연은 그 눈빛을 증오하고 두려워했다.“내가 못 할 것 같아?”그녀는 손가락에 힘을 꽉 주고 임수정의 목을 움켜잡았다.임수정은 눈살을 찌푸렸고, 숨 막히는 공포와 절망이 샘솟았다.“언니.”그녀는 힘겹게 한 마디 한 마디 말을 했다.“만약... 내가 정말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언니도 모든 걸 잃게 될 것이에요!”정곡을 찌르자 임나연은 천천히 손을 놓았지만, 눈빛은 여전히 사나웠다.“정말 내 얼굴을 망가뜨리면 상처는 분명히 보일 것이에요. 언니가 한 짓을 아무도 보지 않았으면 하는 거 아닌가요?”임수정은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임수정!”“언니, 저는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하지만 언니는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만약 엄마 아빠가 언니가 나한테 어떻게 했는지 알게 된다면 언니는 모든 것을 잃을 거예요. 그때 되면 언니 정체까지 밝혀질 텐데... 정말 그걸 원해요?”임나연은 안색이 변하고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그녀는 주먹을 꽉 쥐고 일어서서 밑으로 임수정을 한번 보더니 냉랭하게 웃으며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하이힐 소리가 점점 멀어지는 것을 듣고서야 임수정의 긴장 서린 몸이 그제야 풀어졌다. 그녀는 자신을 껴안고 얼굴을 무릎 사이에 묻은 채 감히 큰 소리로 울지 못하고 작은 소리로 흐느껴 울 수밖에 없었다.문밖에 누군가 지나가는데 그녀는 듣지 못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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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3화

섬에서 지낸 날은 눈 깜짝할 사이에 벌써 5일째가 되었다.요즘은 날씨가 화창하고 햇볕이 따사로워 섬에서 자라는 식물들은 생기가 돌았고 공기도 매우 맑았다.만약 조난 때문에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정말 이번 기회를 휴가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식재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제부터 최연준은 바다에서 고기 잡기를 시도했다. 운이 좋은 편이라 그날 밤에는 맛있는 생선탕을 먹을 수 있었다.그는 또 선창 맨 아래에서 도끼 같은 도구를 찾아 들고 숲으로 들어가 나무를 좀 베고 돌아왔다.강서연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점점 더 숭배하게 됐다.그녀가 이 무인도에 혼자 남아있었다면 틀림없이 이렇게 좋게 보내지 못했을 것이다.하지만 이 남자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녀는 그의 손에 물집이 잡힌 것을 마음 아파했다. 그의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해 주고 며칠 동안 수염을 깎지 않은 그의 얼굴을 보며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이것은 그녀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그의 다른 면이다.윤정재는 두 사람의 애정행각을 보며 마음이 짠해졌다. 손바닥을 보니 그의 손에도 물집이 많이 잡혀있었다. 요 며칠간의 힘쓰는 일은 최연준 혼자 한 것이 아니었다!하지만 딸의 눈에는 그 남자만 보이고 아빠는 없었다.윤정재는 쓴웃음을 지었다. 갑자기 예전에 윤문희도 똑같은 행동을 한 것이 생각나 슬픈 감정이 몰려왔다.그는 조종실로 들어가 요트의 설명서를 계속 연구했다.요 이틀 동안 그는 최연준과 함께 이 이탈리아어의 설명서를 거의 다 번역했다. 대충 맞추어 보니 감이 왔다.그리고 윤정재도 혼자서 튜닝을 해봤는데 미약한 신호가 잡히는 것을 발견했다.신호만 있으면 정확한 위치를 보낼 수 있다!윤정재는 가볍게 웃으며 계속 도면을 연구했다....이날 최연준이 전기 스위치를 열자마자 윤정재한테 들켰다.“뭐 하는 거예요?”윤정재가 발끈했다.“대낮에 무슨 전기를 켜요! 최대한 전기를 아끼기로 하지 않았어요? 요트에 남은 전기가 부족한데 낭비하지 맙시다!”최연준은 담담하게 그를 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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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강서연은 샤워하고 갑판으로 나왔다.이때는 해가 하늘 한가운데 있어 정오일 것이다. 가을이지만 아직 기온이 높은 편이라 갑판 위는 따뜻했고 맨발로 밟아도 무척 편했다.강서연은 윤정재가 뱃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윤정재도 그녀를 발견하고 몸을 돌려 그녀한테 인사를 했다.“아저씨.”강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윤정재는 그녀더러 그의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남자 친구는요?”그가 웃으면서 물었다.“빨래하러 갔어요.”강서연이 숲을 가리켰다.“그쪽 샘물 쪽에 있어요.”윤정재는 잠시 생각을 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평소에 둘이 집에 있을 때... 다 연준 씨가 빨래하는 거죠?”“집에 집사가 한 명 있는데, 평소에 집안일은 모두 그분이 하세요.”윤정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러면 이 얌생이는 부지런하지도 않고 집안일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강서연은 어색하게 웃었다.그녀도 아저씨가 왜 이렇게 자기 일에 많이 참견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자식들이 곁에 없어서 그런지 그분도 아버지의 노릇을 하고 싶은가 보다.참 이상한 노인이다...“사실... 연준 씨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 빨래를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찬물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해요.”“그럼 다행이네요.”최연준을 만난 이후로 장인의 머릿속에는 자동으로 테이블이 생성되었다.잘하면 가산점을 주고 못하면 감점을 준다.지금까지 최연준의 점수는 마이너스다.윤정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찬물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인가... 남자라면 자기 여자가 찬물을 만지게 하지 말아야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아저씨, 무슨 말씀 하셨어요?”“아무것도 아니에요!”윤정재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도련님은 좋은 사람인 것 같네요. 둘 다 복이 많은 사람이어서 서로 만나게 된 것이에요.”강서연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윤정재는 그녀의 머리가 아직 마르지 않은 것을 보고 서둘러 자신의 모자를 벗어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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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강서연은 웃음을 빵 터뜨렸다.“남자를 믿으면 안 돼요.”이 말이 그녀의 웃음 포인트다. ‘아저씨도 남자인데, 설마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는 건가?’“아저씨, 남자들도 달라요!”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저는 제 남자에 대한 믿음이 있어요. 그 사람은 아저씨가 말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바보예요? 나쁜 놈들은 본인 스스로 얘기하겠어요?”윤정재는 자기도 웃긴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꿋꿋이 말해나갔다.“제가 직접 겪은 경험으로 말하는데, 반드시 자신을 위해서 많이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누구도 쉽게 믿어서는 안 돼요!”“아저씨가 직접 경험한 거요?”강서연은 빠르게 핵심을 캐치했다.“아저씨는 어떤 것을 경험하셨어요?”“그게...”윤정재는 얼굴색이 변하더니 말이 없었다.그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그가 어떻게 그녀의 어머니를 버렸고, 또 어떻게 윤제 그룹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아니면 그냥 자기가 믿을 수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말할까?하지만 그녀 앞에서 윤정재는 갑자기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할 용기를 잃었다.윤정재는 천천히 일어나 손을 흔들고 요트 조종석 쪽으로 걸어갔다.강서연은 자신이 방금 그렇게 물어본 것이 실례가 되지 않았는가 생각하며 조금 후회가 되었다.사실 그녀는 이 아저씨에 대한 인상이 매우 좋았다. 최연준이 그를 윤 회장이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서야 그도 윤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엄마와 성이 같은 탓인지 강서연은 어딘가 모르게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그녀는 잠시 멈췄다가 윤정재의 뒤를 따라 조종실로 들어갔다.이때 윤정재가 조종대 앞에서 설명서를 보며 조금씩 조작하고 있었다.때마침 최연준도 빨래를 하고 돌아왔다.“무슨 일이야?”그는 조종석 문 앞에 서서 강서연을 보고 말했다.“설마...”“요트의 신호 시스템을 킬 수 있는 법을 알아냈어요!”강서연은 흥분하며 말했다.최연준도 들어가서 도와줬는데 얼마 안 돼서 조종실은 전기가 통하고 화면도 켜졌다.이곳에서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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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6화

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고 옆에 있는 윤정재의 얼굴에도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 신호로 역추적할 수 있어요?”윤정재의 질문에 최연준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가능할 거예요. 하지만 아직 설명서를 이해하지 못해서 조작할 줄 몰라요.”윤정재는 나머지 설명서를 가져다 차근차근 읽어보기 시작했다.“윤 회장님.”잠깐의 침묵 후 최연준이 입을 열었다.“아무래도 이 구조 신호는 우리가 아니라 경원이한테 보내려 했던 것 같아요.”“경원 씨한테요?”윤정재는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럼 조난 당한 유람선이 더 있단 말이에요?”“그럴 수도 있어요...”실눈을 뜬 최연준의 뇌리에 뭔가가 전광석화처럼 스쳐 지나갔다.예전에 배경원이 그에게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별다른 결과가 없이 그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설마... 그 여자는 배경원과 만나기 싫은 게 아니라 만날 수 없었던 것인가?최연준은 순간 마음이 움찔했다. 살려달라는 구조 신호를 빤히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이 점점 어두워졌다....무선 통신과 인터넷이 끊겼다 연결됐다 했지만 최연준과 윤정재가 끊임없이 신호를 보낸 덕에 드디어 연락이 닿았다.이틀 후, 배경원과 방한서는 구조팀과 함께 섬에 도착하여 세 사람을 무사히 구출했다.강서연은 뱃머리에 서서 점점 멀어져가는 섬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섬이 이젠 멀어지다 못해 하나의 검은 점이 되면서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녀는 섬 쪽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다.“뭔 생각을 그렇게 해?”그때 누군가가 그녀에게 겉옷을 걸쳐주었다. 강서연이 고개를 돌리자 최연준의 따뜻한 눈빛과 딱 마주쳤다.“여기 바람이 세.”최연준은 혹시라도 그녀가 추울까 꼼꼼하게 겉옷을 입혀주었다.“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해야지.”강서연은 그를 향해 히죽 웃고는 그의 가슴팍에 살포시 기댔다.“내가 무슨 생각 했는지 맞혀봐요.”“음...”최연준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저 섬을 떠나는 게 아쉬워서 그러지?”“어떻게 알았어요?”“난 당신이 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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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7화

최연준의 얼굴이 일그러지더니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너 언제부터 이렇게 눈치가 무뎌졌어?”방한서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나 저 섬 사겠다고. 인제 알아들었어?”오성으로 돌아온 후 최연준은 바로 그 섬을 사들여 개발에 돌입했다. 최재원을 포함한 최상 그룹 사람들 모두 그가 미쳤다고 생각했다.오성 주변의 몇 개 섬 중에서 그 섬의 지리적 위치가 가장 별로였고 면적도 가장 작았다. 풍경이 아름다운 것 외에는 상업 개발의 가치가 전혀 없는 섬이었다.그 바람에 이사회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도련님한테 무슨 마가 꼈나? 거기 한 번 다녀오더니 머리가 어떻게 된 것 같아요!”“저 섬은 사봤자 밑지는 장사인데. 최상 그룹에 이런 이기적인 후계자가 있다는 게 참으로 안타깝네요!”어떤 이는 심지어 이런 얘기까지 했다.“그 섬에 설마 무슨 미스터리한 힘이 있어서 도련님을 홀린 건 아니겠죠?”하지만 최연준의 대답은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었다.“제가 언제 이 섬을 상업적으로 개발한다고 했어요?”사람들 모두 화들짝 놀란 눈치였다.“그게 무슨 말씀이죠?”최연준은 손으로 여유롭게 펜을 돌리며 입꼬리를 씩 올렸다.“전 그 섬을 살 때 최상 그룹의 돈을 일전 한 푼도 쓰지 않았고 또 개인 명의로 샀어요. 개발한다고 해도 대외적으로 개방하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사님들, 쓸데없는 근심 좀 하지 마세요!”이사회 임원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평소 늘 조용하고 겸손하게 움직이던 최연준이 갑자기 떠들썩하게 섬을 샀다는 건 마가 낀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특별히 연회를 열어 기자들까지 아주 많이 초대했다.연회 시작 전에 기자들은 최연준이 연회에서 서교 땅의 배후 보스가 누구인지 발표할 거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서교 땅의 배후에 진짜 주인이 있을까요?”많은 언론사들이 추측하기 시작했다.“제가 보기에 최상 그룹에서 이목을 끌려고 일부러 이러는 것 같아요. 어차피 이 프로젝트는 최연준 도련님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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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8화

임나연은 입술을 잘근잘근 씹고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며칠 전 임나연이 최재원을 찾아갔을 때 최재원은 여전히 임나연과 최연준의 결혼을 밀어주겠다고 했었다.임씨 가문 사모님이 임씨 가문과 최씨 가문은 혼약 같은 걸 맺은 적이 없으니 결혼은 젊은 사람들이 알아서 결정해야 한다고 완곡하게 설명했었지만 임나연은 여전히 고집을 꺾지 않았다.그녀는 무슨 수를 쓰든 최씨 가문에 시집가고 싶었다. 그래야만 부모님이 그녀를 높이 살 거라고 생각하니까. 최연준이라는 든든한 배후가 생긴다면 최씨 가문에서도 그녀를 업신여기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그녀의 출생의 비밀이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그녀의 출생의 비밀은 영원히 세상밖에 공개돼서는 안 된다.“연준 씨.”임나연은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지금은 충동적으로 이런다는 거 알아요. 서연 씨가 좋은 사람인 건 맞지만 연준 씨랑은 어울리지 않아요. 결혼은 집을 짓는 것과 같아요. 기반이 튼튼해야 더 높이 지을 수 있잖아요. 안 그래요?”최연준이 아무 말이 없자 임나연은 그에게 살며시 다가갔다.남자의 날카로운 턱선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고 타고난 귀티와 도도함은 여자를 미치게 했다. 이 또한 임나연이 최연준을 가지려는 이유 중 하나였다. 최연준이 허영에 물든 다른 재벌 집 자제들보다는 훨씬 나은 건 사실이었다.“아참.”임나연은 계속하여 뻔뻔스럽게 웃으며 말했다.“이번 연회에서 연준 씨가 서교 땅 프로젝트의 진짜 대표가 누구인지 발표한다고 밖에서 미친 듯이 떠들어대고 있던데... 우리가 이렇게 오랜 시간 손을 잡으면서 매주 최상 그룹의 보고회에 참석했었지만 진짜 대표인지 뭔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요. 연준 씨가 기자들한테 거짓말한 거 맞죠? 아니면... 진짜 대표가 설마 할아버지인가요?”“쓸데없는 생각 많이도 했네요.”최연준의 말투는 냉랭하기 그지없었다.“진짜 대표를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없는 건 아니에요. 이따가 곧 만날 테니까 조급해하지 말아요.”임나연의 표정이 잠깐 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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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9화

“그런 말씀 마세요, 사모님.”최연준은 연장자에 대한 예의는 그래도 지켰다.“그저께 할아버지께서 아저씨랑 사모님 얘기를 꺼내시면서 연회에서 대신 안부를 물어달라고 하셨어요.”“회장님께 감사하다고 전해줘요.”임씨 가문 사모님은 고개를 살짝 들고 말했다.“회장님께서 지금까지 우리 가문을 많이 도와주신 걸 알아요. 우리도 은혜를 잊지 않고 있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해요!”“네.”최연준은 인사치레로 몇 마디 나눈 후 다른 손님을 맞이하러 갔다.임나연은 화가 가라앉지 않아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손발도 차가워졌다. 임씨 가문 사모님은 노여움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째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여긴 나랑 네 아빠만 있으면 돼. 적응하지 못하겠으면 먼저 집에 가 있어.”“엄마!”임나연은 조급해졌다.“회장님께서 저랑 연준 씨의 결혼을 허락하셨는데 엄마는 왜 계속 막으려고 하세요?”“난 체면이 중요해!”임씨 가문 사모님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임나연은 입술을 앙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씨 가문 사모님은 그녀의 팔을 덥석 잡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와 째려보며 말했다.“널 보육원에서 데려오긴 했어도 그래도 임씨 가문에서 이십 년 넘게 살았어. 난 널 친딸처럼 키웠고 심지어 너한테 수정이보다도 더 많이 신경 썼어. 그런데 넌 어떻게 이리 뻔뻔할 수가 있어?”“엄마.”임나연이 울먹였다.“제가 연준 씨랑 결혼하려는 건 우리 가문을 위해서...”“그 입 다물어!”임씨 가문 사모님이 사나운 표정으로 말했다.“진짜 임씨 가문을 위한다면 창피한 짓 좀 그만하고 더는 강서연 씨도 찾아가지 마! 회장님이 널 밀어준다고 해서 무슨 소용이야? 최연준이 저렇게 싫다는데 설마 납치라도 해서 너랑 결혼시키겠어? 임나연, 정신 똑바로 차려! 괜히 말썽 일으키지 마!”임나연은 일단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녀를 쳐다보는 임나연의 눈빛에 원망이 짙어졌다. 임씨 가문 사모님은 흥분을 가라앉히고 계속하여 말했다.“앞으로는 수정이 보러 가지 않아도 돼. 나 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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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0화

강서연은 연회장 한가운데 당당하게 서 있었다. 노란 드레스가 어찌나 우아하고 고귀한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다. 사람들의 이목이 자연스럽게 그녀에게 쏠렸다.사회자도 그녀의 미모에 잠깐 넋을 놓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조수에게서 큐카드를 받았다. 그는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활짝 웃으며 강서연을 소개하기 시작했다.“다들 이미 눈치채셨죠?”사회자의 목소리는 진중하면서도 힘이 넘쳤다.“이분이 바로 서교 땅 프로젝트의 진짜 대표이자 새로 상장한 세 회사의 대표 강서연 씨입니다.”그 순간 연회장의 사람들은 제자리에 얼어붙었고 온 세상이 마치 진공 속에 빠진 듯 조용했다. 몇 초 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연회장에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강서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훑어보다가 임나연에게 시선이 머물렀다.최연준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마주하여 다정하게 웃었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 어떤 빛보다도 반짝이는 것 같았다.“발표할 일이 하나 더 있어요.”그녀를 쳐다보는 최연준의 얼굴에 사랑이 가득했다.“이 섬을 사서 개발한 다음에 강서연의 개인 섬으로 선물할 겁니다.”사람들이 웅성웅성하기 시작했다.“나중에 여러분들이 섬에 놀러 오고 싶으면 섬 주인의 동의를 거쳐야 합니다!”강서연은 그를 보며 쑥스럽게 웃고는 그의 어깨에 살포시 기댔다.최연준에게 다른 마음을 품었던 규수들은 그저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만 보았다. 하지만 임나연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인파 속에 서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강서연은 약이 바싹 오른 임나연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갔다.“나연 씨.”강서연이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말했다.“오랜만이에요.”임나연의 두 눈에 원망이 가득했다.임씨 가문 사모님은 혹시라도 임나연이 무슨 사고라도 칠까 봐 황급히 나서서 말했다.“오랜만이에요, 서연 씨.”“사모님이시군요.”강서연은 그녀를 보며 말했다.“사모님은 딸한테 참 자상하신 것 같아요.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시네요. 설마 제가 나연 씨를 인적 드문 곳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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