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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4화

강서연은 샤워하고 갑판으로 나왔다.

이때는 해가 하늘 한가운데 있어 정오일 것이다. 가을이지만 아직 기온이 높은 편이라 갑판 위는 따뜻했고 맨발로 밟아도 무척 편했다.

강서연은 윤정재가 뱃머리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윤정재도 그녀를 발견하고 몸을 돌려 그녀한테 인사를 했다.

“아저씨.”

강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윤정재는 그녀더러 그의 옆에 앉으라고 손짓했다.

“남자 친구는요?”

그가 웃으면서 물었다.

“빨래하러 갔어요.”

강서연이 숲을 가리켰다.

“그쪽 샘물 쪽에 있어요.”

윤정재는 잠시 생각을 하고 그녀에게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평소에 둘이 집에 있을 때... 다 연준 씨가 빨래하는 거죠?”

“집에 집사가 한 명 있는데, 평소에 집안일은 모두 그분이 하세요.”

윤정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면 이 얌생이는 부지런하지도 않고 집안일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강서연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녀도 아저씨가 왜 이렇게 자기 일에 많이 참견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자식들이 곁에 없어서 그런지 그분도 아버지의 노릇을 하고 싶은가 보다.

참 이상한 노인이다...

“사실... 연준 씨도 많이 하고 있어요. 지금 빨래를 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제가 찬물에 손도 대지 못하게 해요.”

“그럼 다행이네요.”

최연준을 만난 이후로 장인의 머릿속에는 자동으로 테이블이 생성되었다.

잘하면 가산점을 주고 못하면 감점을 준다.

지금까지 최연준의 점수는 마이너스다.

윤정재는 입을 삐죽 내밀고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찬물을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자랑할 만한 일인가... 남자라면 자기 여자가 찬물을 만지게 하지 말아야지! 감기라도 걸리면 어떡하려고?”

“아저씨, 무슨 말씀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윤정재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

“도련님은 좋은 사람인 것 같네요. 둘 다 복이 많은 사람이어서 서로 만나게 된 것이에요.”

강서연은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

윤정재는 그녀의 머리가 아직 마르지 않은 것을 보고 서둘러 자신의 모자를 벗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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