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411 - Chapter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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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강서연이 부드럽게 말했다.“저도 대표는 처음이라서 앞으로 부족한 게 있으면 많이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최연준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저쪽에 협력 파트너가 몇 분 더 계셔. 같이 인사드리러 가자!”두 사람이 떠나고 사람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그 자리엔 임나연 혼자만 쓸쓸하게 남았다.임씨 가문 사모님은 두어 걸음 갔다가 다시 돌아섰다.“계속 거기 서 있을 거야? 아직도 망신을 덜 당했어?”임나연은 화나고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이 임씨 가문 사모님을 뒤따라 연회장을 나섰다....“연회의 상황은 대충 이러합니다.”진용수가 윤정재에게 보고했다. 윤정재는 거실의 통유리 앞에 서 있었다. 이곳은 그의 개인 저택이었고 에덴과 아주 가까웠다.“서연 씨는 역시 대단해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임나연을 해결했어요!”진용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윤정재는 뿌듯한 마음에 입꼬리가 절로 올라갔다.‘당연히 대단하지, 누구 딸인데!’“그나저나...”그는 멈칫하다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최연준 그 자식이 정말로 서교 땅과 회사를 전부 서연이한테 줬어?”“네.”진용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다 알아봤어요. 서교 땅 프로젝트와 최연준이 설립한 세 회사, 그리고 최연준의 명의로 되어 있던 해외 자산과 부동산까지...”“전부 서연이 명의로 됐어?”윤정재의 두 눈이 반짝였다.“네.”윤정재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는 돈이 유일한 판단 기준은 아니지만 중요한 요소이다.최연준이 강서연을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다면 절대 그 많은 재산을 그녀 명의로 돌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 명의로 돌렸다는 건 그녀에게 든든한 보장을 주기 위해서였다.윤정재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최연준에 대한 생각이 조금 바뀐 것 같다.“그러니까... 내 딸 지금 돈이 엄청 많다는 거네?”진용수가 히죽 웃었다.“회장님의 관심사는 참...”“참 뭐?”윤정재가 눈썹을 치켜올렸다.“돈은 당연히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 서교 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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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2화

집사가 깍듯하게 대답했다.“전부 사모님께서 안배하신 거예요.”임나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녀가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집사가 앞을 가로막았다.“지금 사모님께서 안에서 수정 아가씨를 돌보고 계세요. 아무도 들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나도 안 돼요?”임나연은 침착한 척했다.“평소에는 내가 수정이를 돌봤잖아요!”“이건 사모님의 명령입니다!”집사의 눈빛이 싸늘하기 그지없었다.“그만 돌아가세요, 아가씨.”“당신...”임나연은 씩씩거리며 그냥 돌아섰다. 하지만 마음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했다.임씨 가문 사모님이 임수정을 직접 돌본다면 그녀의 비밀을 무조건 알게 될 텐데... 그때가 되면 모든 게 끝이 난다. 임나연은 반드시 대책을 세워서 이 위기를 넘겨야 했다.임나연은 조급한 마음에 마당을 이리저리 거닐며 안절부절못했다.그런데 하필 그때 휴대 전화가 진동했다. 화들짝 놀란 그녀는 고개를 숙여 휴대 전화를 확인했다. 문나가 보낸 문자였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만나자고 했다.임나연은 처음에는 무시하고 싶었지만 잠깐 생각해 보니 문나가 그래도 아직은 쓸모가 있는 것 같아 문나가 보낸 장소로 부랴부랴 달려갔다.피부과였는데 많은 톱 연예인들이 이곳에서 보톡스를 맞거나 시술을 받는다고 한다. 이젠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 되었다. 하여 위치도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있었고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쌌다.임나연이 도착했을 때 문나는 한창 프런트 직원과 된통 싸우고 있었다.“나연 씨, 마침 잘 왔어요.”문나는 그녀를 잡아당겼다.“이 사람들이 날 무시하고 외상을 안 해주지 뭐예요? 나... 나도 예전에는 여기 VIP 고객이었다고요.”“문나 씨.”맨 앞에 선 팀장이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은 말투로 말했다.“VIP 고객님이시면 저희 규정을 더 잘 아실 텐데요. 여긴 외상이 안 됩니다.”“그러니까 말이에요.”프런트 직원이 눈을 희번덕거렸다.“우리가 모시는 톱 배우와 톱 가수들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두룩해요. 그런데 회원 카드도 만들지 않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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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3화

사실 따지고 보면 문나의 탓도 아니다...김자옥 이 여우 같은 여자가 바로 앞에서 하는 말과 뒤에서 하는 말이 따로따로일 줄은 임나연도 생각지 못했다. 이미 마음에 둔 며느릿감이 있다면서 대외적으로 공개해 놓고 그녀를 착각하게 했다.하지만 그녀가 마음에 둔 며느리는 강서연이었다!임나연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문나 씨가 이렇게 된 건 다 강서연 그년 때문이잖아요!”문나는 씩씩거리며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맞아요. 다 그년 때문이에요! 하지만 난 지금 그년을 만날 기회도 없어요. 어진 엔터테인먼트 건물도 들어가지 못해요... 어떻게 복수하면 되죠?”임나연은 잠깐 침묵하다가 이내 가볍게 말했다.“강서연을 못 건드린다면 걔 주변 사람을 건드려요. 어차피 걔 속만 뒤집어 놓으면 누굴 건드리든 다 똑같잖아요!”“주변 사람이요?”문나가 눈알을 굴리기 시작했다.“나연 씨가 예전에 그년 남동생을 건드렸다면서요? 성적을 위조했다고 퇴학당하게 하려 했지만 결국에는...”“됐어요!”임나연은 그 얘기를 다시는 꺼내고 싶지 않았다.“주변 사람들이라고 했잖아요. 제발 내 생각대로 좀 따라와 주면 안 돼요?”“주변 사람이라...”문나는 여전히 어리둥절했다.“친구 말이에요! 누가 가장 만만한지 알아보고 괴롭히면 되잖아요. 내가 이것까지 가르쳐야 해요?”문나는 알겠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하나 더.”임나연이 계속하여 말했다.“문나 씨는 팬덤이 컸던 연예인이라서 화제성이 있어야 해요. 이미지를 버리고 스캔들을 터트리는 건 어때요? 이슈만 받으면 욕을 먹는 것도 관심이잖아요.”“네, 네!”문나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전에도 그녀는 이미지 관리에 너무 신경 쓴 것은 아니기에 스캔들을 터트리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그리고 자원은... 어진 엔터테인먼트에서 얻을 수 없으면 다른 회사에 가서 달라고 하면 되잖아요.”“하지만... 그건 계약 위반인데요?”문나가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어진 엔터테인먼트에 몰래 다른 회사에 가서 따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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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4화

“연준 형.”배경원은 억울하기만 했다.“왜 그래요?”눈치 빠른 유찬혁은 배경원의 입을 틀어막고는 종업원에게 음료수를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최연준은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 나서야 겨우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유찬혁을 보며 할 얘기가 있으니 휴게실로 가자고 했다.두 사람은 가운을 입고 휴게실로 향했다.“형, 무슨 일이에요?”“그게...”최연준은 잠깐 멈칫하다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말했다.“뭔가 의심스러운 점이 있어서 그래.”“뭔데요?”“우리가 전에 찾았던 거 말이야... 뭔가 빠뜨리지 않았을까?”유찬혁은 전혀 놀라지 않았고 오히려 그가 먼저 이렇게 얘기하길 기다린 듯했다.“형도 그렇게 생각해요?”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저도 진작 의심했었는데 더 많은 증거를 찾은 후에 형한테 얘기하려고 했어요.”“비행기 사고가 나기 전에 최진혁이 엄청난 금액의 보험을 들었는데 보험금 수령인이 윤정재로 되어 있다고 한서한테서 들었어.”“형, 그건 항공법 규정에 부합되지 않아요!”최연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요즘 윤 회장님이랑 함께 살면서 조금 알아가게 되었는데 뭔가 아주 이상한 느낌을 받았어. 날 해칠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고.”유찬혁이 피식 웃었다.“제가 알아봤는데 그 사람 지금 그 자리에 앉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더라고요. 하지만 다른 건 그래도 다 떳떳했어요.”“그래서 말인데.”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윤 회장님이 그 돈 때문에 마음이 흔들렸는지는 둘째치고 보험금 수령인이 왜 아무 상관 없는 외부인인 걸까? 그때 나랑 한서가 계약서만 들여다보느라 이렇게나 엄청난 단서를 놓쳤어.”“그러니까 말이에요. 나한테 묻지도 않고.”유찬혁이 기지개를 켜며 말했고 최연준이 차갑게 웃었다.“그러니까 누군가가 일부러 이 보험 계약서를 나한테 보여줘서 윤 회장님도 공범이라고 오해하게 만들려는 거겠지.”“맞아요!”유찬혁이 고개를 끄덕였다.“맨 처음에 최진혁이 형한테 보여준 계약서에는 보험금 수령인이 형네 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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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모든 데이터를 다 복구할 수 있어?”“아마 가능할 거예요. 정비소 직원이 그러는데 너무 심각하게 파손된 게 아니래요. 전기회로를 고치면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고 했어요... 형 혹시 그 두 사람이 어떻게 유람선에 탔는지 알아보려고 그러는 거예요?”“아니.”최연준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섬에 있을 때 문자 한 통을 받았어.”“문자요?”“그때 인터넷을 복구해서 너한테 연락하려고 방법을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최연준이 그를 보며 말했다.“너한테 구조 신호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문자를 받았어.”배경원이 눈살을 찌푸렸다.“문자 내용이 뭔데요?”최연준이 살짝 멈칫했다.“살려주세요.”배경원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유람선을 총 여섯 대 샀잖아. 유람선끼리 시스템이 다 이어진 거야? 만약 이어진 거라면 다른 유람선에서도 이 문자를 받았을 텐데.”배경원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처음에는 이어졌었어요. 그런데 음악회 전에 제가 설정을 변경해서 더는 이어지지 않아요. 왜냐하면... 제가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 싫어서 변경했거든요.”배경원이 입술을 적시고 말을 이었다.“그리고 형이 탔던 그 유람선은 원래 형을 위해 준비한 게 아니었어요.”최연준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배경원은 그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그건 저의 개인 유람선이에요. 해상 음악회 그날, 원래는 형한테 다른 유람선을 안배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형이랑 형수님은 가장 좋은 걸 타야 한다는 생각에 제 유람선을 양보했죠. 그리고 마침 제가 기다리던 그 사람도 안 올 수 있어서...”유찬혁도 그때를 떠올렸다.“맞아. 그날 네가 나한테 이 얘기를 할 때 누군가가 뒤에서 지나갔었어. 그 사람이 아마 우리 둘 얘기를 듣고 그 유람선에 미리 잠복해 있었던 게 분명해!”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배경원을 쳐다보았다.“그러니까 그 살려달라는 문자는 우리한테 보낸 게 아니라 너한테 보내는 거였어!”배경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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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6화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들은 적이 없어!”유찬혁이 말을 이었다.“임정수네 부부도 항상 대외적으로 임나연이 유일한 딸이라고 했어! 만약 임수정이 진짜 죽었다면 살려달라는 문자를 어떻게 보내?”배경원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는 귀신같은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믿지 않는다고 해서 없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설마 그런 일이 그에게 일어난 것일까?“연준 형...”배경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설마 억울함을 당한 사건이 아니겠지? 임수정 씨가... 억울하게 죽은 거면 어떡해?”최연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를 노려보았다.‘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어이없어서 원.’“배경원, 너 대체 언제쯤이면 정신 차릴래!”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임나연의 말도 믿어?”배경원은 억울하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 세상의 재벌들이 밖에서 사생아를 얼마나 많이 낳았는지 알아?”배경원은 멍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그러니까 임씨 가문에 딸이 하나 더 있는지 우리도 모른다고. 진실과 거짓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야. 만약 임씨네 부부가 일부러 숨긴 거라면 다른 사람은 당연히 알 리가 없지.”최연준이 입을 삐죽거렸다. 배경원은 어릴 적부터 가끔 머리가 잘 돌지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임나연의 헛소리 몇 마디에 정말로 자신이 귀신을 본 줄로 착각했다.배경원은 잠깐 생각하다가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그렇다면 수정 씨 지금 위험하다는 말인데... 어떻게 도와야 하죠?”최연준은 아무 말 없이 한참 동안 분석했다.“만약 임수정이 급한 상황에 부닥쳤다면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했겠지. 하지만 너한테 문자를 보냈다는 건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위험하다는 뜻이야.”배경원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 지금 뭘 해야 해요?”“네가 좋아하는 여자를 구하려면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야지, 왜 나한테 물어?”“연준 형...”최연준은 그를 흘겨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임나연이었다. 이 여자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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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7화

유찬혁도 씩 웃었다.“네, 이건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최연준은 연거푸 마른기침했다.“지금 경원이 얘기를 하고 있잖아. 왜 날 끌어들이고 그래! 그 여자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확고하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제대로 조사해야 해.”그는 배경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남자라면 책임감이 있어야지!”“네, 그건 저도 알아요, 형.”“유람선 데이터를 복구하고 문자를 보낸 위치부터 알아낸 후에 다음 계획을 세워. 그리고 요즘 임씨 가문에 사람을 붙여. 특히 임나연 말이야!”최연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아주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게 될 거야!”...강서연은 임우정과 함께 산부인과로 와서 산전 검사를 했다. 다행히 모든 게 정상이었다.태아가 벌써 5개월이 되었고 임우정의 아랫배도 눈에 띄게 볼록해졌다. 몸에 살도 좀 오르고 혈색도 아주 좋았다. 심지어 의사마저 모든 수치가 완벽하다면서 모범이 될 정도라고 했다.검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병원의 정원에 잠깐 앉아있었다.벌써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아직 햇볕이 따스하여 그녀들의 마음도 따뜻했다. 강서연은 도시락통을 꺼내 이미 깎은 사과 한 조각을 포크로 집어서 임우정에게 건넸다.임우정이 활짝 웃었다. 이건 임산부의 특권이었다.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옆에서 알아서 다 챙겨주었다.“널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네 남편이 뭐라 하는 거 아니야?”강서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피식 웃었다.임우정은 어제부터 그녀를 불러냈고 저녁에도 가지 못하게 했다. 갈 곳이 없었던 육경섭은 온천을 마친 후 체면도 마다하고 최연준과 함께 에덴으로 돌아왔다.어제 영상통화를 할 때 화면 속 육경섭의 모습은 자유롭기 그지없었다. 널찍한 티셔츠 차림에 양반다리를 한 채 최연준이 아주 아끼는 튀르키예산 양털 카펫 위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앞에는 맥주와 술안주 등 배달 음식이 가득했고 축구 경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즐기고 있는 육경섭과 달리 최연준은 절망에 빠진 얼굴이었다.“경섭 씨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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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8화

강서연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 안았다.사실 임우정의 결혼생활은 아주 행복했다. 육경섭은 하루 세끼 직접 요리하여 그녀에게 식사를 차려주었고 회사 일이 아무리 바빠도 늘 그녀가 우선이었다.그녀가 임신한 후 갑자기 이상한 음식이 당긴다고 하면 한밤중에도 오성을 돌아다니며 사 오곤 했다. 어쩌면 너무도 행복하여 조금의 오점도 용납할 수 없나 보다.강서연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달랬다.“경섭 씨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마음 놓아요. 경섭 씨가 언니한테 잘해준 것만 생각해요! 아참, 경섭 씨가 그때 그 반지를 계속 끼고 있던데, 그렇게 일편단심인 사람이 어찌 마음이 변할 리가 있겠어요?”임우정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연예계에서 일하면 술자리는 피할 수 없어요.”강서연이 계속하여 다정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데 그만한 믿음도 없으면 어떡해요.”“서연아...”강서연이 그녀를 보며 히죽 웃었다.사실 이런 일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상 완벽히 공감할 수 없다는 걸 강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였더라면 임우정보다 더 진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이기에 임우정이 사소한 일에 집착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됐어요.”강서연은 휴대 전화를 그녀에게 건넸다.“배고프니까 얼른 집에 와서 밥이나 하라고 문자 보내요. 그럼 경섭 씨 한걸음에 달려올걸요?”임우정은 그녀의 설득 끝에 드디어 웃음을 되찾았다. 육경섭에게 문자를 보낸 후 임우정은 그녀에게 사과했다.“본의 아니게 연준 씨랑 네 사이를 방해해서 미안해. 연준 씨한테 이따가 집에 들어간다고 말해.”“일단 언니부터 무사히 집에 데려다주고요.”강서연이 헤벌쭉 웃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병원 로비를 지나는데 낯익은 두 사람이 맞은 편에 있었다.“엄마!”임나연은 애교를 부리며 임씨 가문 사모님의 팔짱을 꼈지만 임씨 가문 사모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매정하게 그녀를 뿌리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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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9화

말을 마친 그녀는 앞으로 걸어갔고 임나연은 그녀 뒤를 따랐다.임우정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저 여자가 바로 임나연이지? 내가 지금 임신만 안 했더라면 진작 너 대신 한 대 후려갈겼어!”“나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니에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임나연이 나 함부로 못 괴롭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그래. 연준 씨가 있는데 누가 감히 널 괴롭히겠어.”임우정은 웃어 보이다가 이내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저 임나연이라는 여자 말이야... 혹시 아빠를 닮았나?”“왜 갑자기 그렇게 물어요?”“임씨 가문 사모님이랑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말이야.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강서연도 순간 멈칫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점을 눈여겨본 적이 없었다.스케치와 유화를 수년간 전공한 임우정은 초상화를 가장 잘 그렸다. 하여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얼굴 윤곽 등을 관찰하기 좋아했다.“언니, 또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손발이 근질근질하나 봐요?”임우정이 방긋 웃었다.“그럼 얼른 집에 데려다줄게요. 온 오후 실컷 그려요.”...누군가 임수정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를 봉고차에 태웠다. 임수정의 낯빛이 백지장처럼 하얬다.병원을 나선 봉고차가 도로 위를 질주했다. 임수정의 입에 검은 테이프가 붙어있었고 머리도 잔뜩 헝클어졌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옆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남자는 운전하며 말했다.“아가씨, 무서워하지 마! 이따가 도착해서 약만 먹으면 돼.”임수정은 겁에 질린 채 부들부들 떨었다.“아프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남자는 잇몸을 드러내고 웃었다.“그냥 벙어리가 되는 약이야.”임수정의 커다란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이게 다 임나연의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운전기사도 임나연의 사람이고 전부 다 임나연이 꾸민 짓이었다.임씨 가문 사모님이 주치의를 찾으러 간 사이에 병실 문 앞을 지키던 경호원이 사라졌다. 그 후 이 운전기사가 갑자기 쳐들어왔고 그녀는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아가씨.”운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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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0화

잠시 후, 경찰이 교통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통제선을 설치했다.앞차는 비싼 고급 자동차였는데 다행히 그저 라이트 두 개가 깨지고 뒷부분이 살짝 찌그러졌다. 하지만 뒤차는 심하게 파손되었다. 앞부분이 잔뜩 찌그러졌고 엔진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났다.“우정 언니, 괜찮아요?”강서연은 놀란 나머지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자신의 운전 기술이 꽤 좋고 교통 규칙도 잘 지킨다고 자부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멀쩡하게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차가 그녀 차를 박아버렸다. 부딪친 순간 그녀는 브레이크를 미처 밟지 못해 수십 미터나 더 밀려나서야 멈춰 섰다.다행히 임우정은 차 안에서 줄곧 쿠션을 안고 있어 배를 다치진 않았다.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의료진들은 황급히 뒤차에 탄 두 사람을 꺼냈다.그때 경찰이 다가와 유리창을 두드리며 그녀들의 상태를 물었다. 두 사람은 별문제 없어 보이자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본 후 조서를 작성하러 경찰서로 오라고 했다.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강서연은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했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때 들것이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는데 삐쩍 마르고 창백한 얼굴의 소녀가 누워있었다. 유일한 핏기라고는 이마에 난 상처였다.“환자 이름 임수정.”신원을 조사하던 경찰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야? 자료상에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인데? 어떻게 나왔지?”...수술실 밖, 임정수네 부부가 애간장을 태우며 기다리고 있었다.이번 교통사고로 임수정의 신분이 불가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임정수는 그녀를 데려간 운전기사를 엄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임씨 가문 사모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경찰에게 말했다.“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런 짓을 꾸몄는지 제대로 조사해 주세요, 경찰관님!”“뭐?”임정수가 화들짝 놀랐다.“저 운전기사를 알아요?”임씨 가문 사모님은 그를 올려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대체 어디서 왔는지, 왜 우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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