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431 - Chapter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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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1화

강서연은 요 며칠 동안 줄곧 임우정과 함께 있었다.임우정은 원기를 손상해서 침대에서 휴식만 취해야 했다. 평소에는 잠만 자고 깨어 있을 때는 머리맡에 기대어 눈을 떠서 창밖을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창백한 모습은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강서연은 방금 끓인 닭국을 임우정에게 가져다주었다.“언니...”말을 하자마자 강서연도 울컥했다.“좀 드세요. 제가 탕에 대추를 넣어서 맛도 좋고 몸보신도 할 수 있어요.”임우정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고 입술이 바짝 말랐다.강서연은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멀쩡한 아이가 이 세상을 한 번 보지도 못하고 떠나다니...남자애라고 들었는데, 육경섭은 또 남자애를 좋아했다.그리고 강서연도 일찍이 임우정과 약속을 해서 이후에도 사돈을 맺는다고 했다.이제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어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이때 핸드폰이 울렸는데 최연준이 걸려 온 전화다.강서연은 급히 병실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서연아.”남자 특유의 목소리는 항상 강서연을 안심시켰다.“그쪽은 지금 어때?”“언니는 여전히...”최연준은 잠깐 말을 멈추고 다시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이런 일은 누구라도 견딜 수 없을 것이야. 의사도 감정의 기복이 있는 것은 정상이라고 말했으니 우정 씨가 문제없도록 잘 보살피면 돼.”“네.”강서연은 대답했다.이렇게 되면 강서연은 언제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서연아.”최연준이 부드럽게 말했다.“나 보고 싶었어?”강서연이 가볍게 웃더니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당연하죠.”사실 강서연도 집에 가서 최연준의 품에 숨어서 그의 몸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껴안고 싶었다.“우정 씨에게 전해줘.”최연준이 덤덤하게 말했다.“경섭 씨는 미안한 짓을 하지 않았어. 지금 문나를 잡았고 이미 다 자백했어. 전부 임나연이 사주한 것이래.”“진짜요?”강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경섭 씨가 총을 들고 임나연을 찾아가 복수하려고 했지만 다행히 내가 막았어.”강서연은 잠시 침묵했다.최연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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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2화

“사모님,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강서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지금은 가만히 있으면 돼요.”권민지의 안색이 초조했다.“임우 그룹의 절반은 내 것이에요... 엄밀히 말하면 3분의 2는 다 내 거예요! 임정수는 나와 결혼하기 전에 아무것도 없었어요! 나의 혼수로 임씨 가문의 빈자리를 채운 거예요! 그런데도 임정수는 나를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혼외자식을 내 눈앞에서 20년이나 키웠어요! 나를 바보처럼 갖고 놀았단 말이에요!”권민지는 말할수록 감정이 더 격해져 주먹을 쥐고 침대를 세게 내리쳤다.이 일을 생각만 해도 권민지는 메스껍고 후회스러웠다.권민지는 내연녀의 딸을 키우고 자기 친딸을 오랫동안 소홀했다.자기는 엄마 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사모님, 이러지 마세요.”강서연이 급하게 말렸다.“안심하세요. 임나연은 절대로 임우 그룹을 가질 수 없어요. 임우 그룹은 임정수의 것이 아니라 다른 주주들도 있어요.”“사모님께서 지금 해야 할 일은 잘 먹고 잘 자고 건강을 유지하는 거예요.”최연준이 그녀를 보고 말했다.“몸이 건강해야 그 사람들과 싸울 수 있어요.”권민지는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고 눈시울을 붉혔다.권민지는 최연준과 강서연이 옛날 일을 잊고 자신과 임수정을 도와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지금은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임나연은 오랫동안 날뛰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사모님.”최연준이 이렇게 말했다.“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사모님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고 온 것도 있습니다. 우리가 정말 사모님의 도움이 필요로 할 때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기를 바랍니다.”“도련님, 서연 씨...“권민지의 목소리가 떨렸다.“이렇게 말하지 마세요. 두 분이야말로 저의 은인이에요! 저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말만 하세요!”...모든 일이 일단락되어 요 며칠은 조용했다.금요일은 강서연의 휴가 날이어서 오전 10시까지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을 대충 먹고는 마당에 나가 햇볕을 쬐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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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당신...”강서연은 화가 나면서도 웃겼다.“하여튼 누군가가 나를 평생 먹여 살린다고 말했어!”최연준은 당당하게 말했다.강서연은 그를 한번 때리고 어떻게 이렇게 뻔뻔스러울 수가 있는지 생각했다.하지만 그가 이렇지 않으면 그것은 최연준이 아니다.남자는 웃으며 강서연을 간지럽혔다. 두 사람은 그네 위에서 장난을 쳤는데 웃음소리가 오동잎이 가득한 작은 마당에서 울려 퍼졌다. 뚱냥이조차 고양이 밥을 먹지 않고 부러워하며 그들을 바라봤다.강서연은 피부가 하얘서 웃으면 얼굴이 발그레해진다.그녀는 최연준에게 눌려 있었다. 커다란 눈동자는 별처럼 반짝였고 최연준의 마음을 건드렸다.최연준은 지금 덥다는 생각밖에 없다.그는 여자의 가느다란 허리를 움켜잡았다.강서연은 강렬한 남자의 기운이 그녀를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안 돼요...”강서연은 작은 손으로 최연준의 가슴을 밀쳤다.“지금 마당에 있어요!”최연준은 입꼬리를 씰룩했다.“마당인 거 알고 있어... 내가 뭘 하겠다고 한 것도 아닌데!”강서연의 얼굴은 더 빨개졌다.최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나는 키스만 할 거야... 다른 건 밤에 해!”최연준의 입술이 점점 가까워지자 강서연은 두 눈을 감고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최연준이 막 입을 맞추려던 찰나 갑자기 멈칫하고 경계하는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봤다.방한서가 없다!최연준은 안심하고 계속해서 입을 맞추려고 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도련님, 도련님!”하마터면 뽀뽀할 뻔했던 최연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얼굴빛은 강서연의 인상 속 그 얼굴보다 더 어두웠다.방한서는 밖에서 끊임없이 문을 두드렸고 뚱냥이의 흥도 같이 깨뜨렸다.뚱냥이는 문 쪽을 한 번 보고, 다시 최연준을 보더니 자기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강서연은 얼굴이 빨개지며 최연준을 밀어내고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최연준은 몇 초 동안 꼼짝하지 않고 있다가 벌떡 일어나 빠르게 문 쪽으로 걸어가더니 문을 활짝 열었다.“무슨 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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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4화

육경섭의 차가운 시선이 사람들을 스치고 지나갔다.검은 양복을 입은 그의 얼굴에는 인정사정없는 냉랭함이 담겨 있었고 눈빛에는 살벌함이 서려 있었다.육경섭의 주위에는 온통 실탄을 찬 부하들이 서 있다.현재 오성에서 아직 그 어떤 엔터테인먼트 사장도 이런 겉치레를 할 수 없다.“저와 문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육경섭이 차갑게 말했다.“그 연회 전에는 저는 문나를 거의 알지 못했습니다. 저는 문나가 건네준 술을 마시고 온몸에 힘이 빠졌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변호사를 찾아 고의상해죄로 고소할 예정입니다.”“그런데 육경섭 씨.”어떤 눈치 없는 기자가 비아냥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육경섭 씨와 문나 사이에 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까?”육경섭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희철은 이미 참을 수 없어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냈지만 육경섭에게 발각돼 눈빛으로 제지당했다.“육경섭 씨, 침묵으로 질문을 회피하지 말아 주시겠어요?”육경섭은 심호흡을 하고 그 도발한 기자를 보며 웃었다.“걱정하지 마세요. 기자님 질문에 대해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대답해 줄게요.”기자는 경멸하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우선 제가 왜 이제야 해명했는지에 대해 답변하겠습니다. 제 아내가 유산을 했습니다. 이 일이 계속 불거져서 제 아내에게 너무 큰 상처를 줬고 저는 하고 있던 모든 일을 내려놓고 아내를 다치게 한 사람을 찾아 죗값을 치르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한 질문, 어떻게 증명하냐고요?”육경섭은 기자를 쳐다봤다.모두가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육경섭을 바라보았다.육경섭은 주목 아래서 의학 증명서 하나를 꺼냈다.이 말은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육경섭은 의학 증명서 얇은 종이 한 장을 손에 쥐고 바들바들 떨었다.“저는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이건 너무 엉성한 답변 아닌가요!”“이건 의학 증명서입니다. 제가 술을 마시면 장애가 있다는 것을 의사가 증명해 줄 수 있습니다!”밑에는 충격이 가득했다.“육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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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5화

주말의 자선 경매는 성대하게 진행했다. 유명 인사들이 모였고 모두 서화 수집가의 탑이다.강서연은 이런 자리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뼛속까지 새겨진 그 고귀함 때문인지 드레스를 입고 사람들 사이에 서서 미소 짓는 모습은 눈부시게 빛나는 진주와 같았다.김자옥도 기분 좋게 강서연을 데리고 파트너들에게 소개했다.“제 며느리예요!”“맞아요, 제 며느리예요!”걸어오는 내내 김자옥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보물을 찾았어요! 하하하... 우리 집 연준이가 복이 있다니깐요!”“뭐라고요? 영감님이 반대한다고요?”김자옥은 즉시 목소리를 높여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강서연은 암암리에 김자옥을 끌어당겼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소리쳤다.“영감님이 동의하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나의 며느리지 영감님의 며느리가 아니잖아요! 전에부터 나를 싫어했는데 지금 내 며느리까지 싫어한다고요? 나 김자옥 앞에서는 이런 게 안 먹혀요!”경매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마음이 따뜻해진 강서연은 김자옥의 손을 잡고 울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십여 초 잠잠해진 후에 사람들이 잇달아 낮은 목소리로 의논했다.“김 대표님이 영감님께 전하고 싶은 말이겠죠?”“내가 보기에 김 대표는 강씨를 좋아해서 며느리로 삼은 것이 아니라, 영감님이 강씨를 싫어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적의 적은 아군이기 때문에 이것은 결국 최씨 가문과 김씨 가문의 원한이에요.”“아니죠. 김 대표는 똑똑한 사람이에요. 아무리 큰 원한이 있더라도 영감님에게 체면을 조금이라도 살려 줄 거예요. 정말 강씨를 좋아하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옹호할 수가 없어요.”“일리 있는 말이에요...”김자옥은 강서연을 향해 웃고 계속 당당하게 걸어갔다.“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든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마.”김자옥은 강서연의 손등을 토닥이며 웃었다. “안 그러면 왕관이 떨어질 거야!”강서연도 웃으며 김자옥처럼 여유롭게 걸었다.“아줌마, 제가 언제 아줌마처럼 될 수 있을까요?”“나처럼?”김자옥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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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6화

사람들이 이런저런 추측을 늘어놓던 그때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강서연이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려보니 임나연이 오만한 기세로 걸어오고 있었다. 어깨의 테슬이 그녀의 움직임에 따라 흔들렸다. 고개를 빳빳이 쳐든 그녀는 자기가 가장 잘났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깔보았다.그런데 강서연과 눈이 마주친 순간 살짝 움찔하는가 싶더니 이내 입가에 조롱 섞인 미소를 지었다.“어머, 임나연 씨였군요.”경매 사회자가 황급히 달려가 그녀를 맞이했다. 그때 인파 속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씨 가문 회장님이 임우 그룹을 임나연 씨에게 전부 다 맡겼대요.”“그럼 4대 가문 중에서 가장 젊은 여자 대표겠네요. 어쩐지 이 규모가 대통령이 오실 때보다도 더 엄청나더라니.”임나연은 강서연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녀의 두 눈에 강서연에 대한 증오가 잠깐 스쳐 지나갔다.“서연 씨, 오랜만이에요.”“네, 오랜만이네요.”강서연은 그녀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나연 씨는 요즘 뭐 하고 지냈어요? 자산을 물려받느라 아주 바빴나 봐요?”“그렇죠, 뭐.”임나연은 팔짱을 끼고 말을 이었다.“아빠가 임우 그룹을 나한테 맡기셔서 요즘 좀 많이 바빴어요.”“아무리 바빠도 나한테 얘기는 했어야죠.”강서연은 미소를 잃지 않았다.“서교 땅 프로젝트가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임우 그룹에서 담당한 부분에 대해 벌써 석 주일이나 보고를 올리지 않았다고요.”그녀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몰래 키득키득 웃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임나연은 굳어진 얼굴로 강서연을 노려보았다.“나연 씨.”강서연이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당신이 자산을 물려받든 말든 서교 땅 프로젝트에서 난 당신의 상사예요. 무단결근도 모자라 진행 상황까지 나한테 보고하지 않았어요. 계속 이러면 규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임우 그룹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어요.”“당신...”“그러니까 명심해요. 다음에도 또 이러면 절대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 알겠어요?”임나연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강서연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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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김자옥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림을 조용히 바라보았다.그림에 반딧불 두 마리가 그려져 있었는데 윤정재와 윤문희를 뜻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인 숲은 그들이 자주 데이트하던 곳이었다.윤문희가 이 그림을 본다면 과거의 속상했던 기억을 떠올릴 게 뻔했다. 하여 김자옥은 그림을 살 생각이 없었고 그저 경매가를 올려 자선 단체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할 계획이었다. 이 또한 그림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방법이었다.“전화하지 마, 서연아...”김자옥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사실 네 엄마에게 얘기했었는데 안 오겠다고 했어.”“그래요?”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휴대 전화를 내려놓았다.“이게 다 너희 엄마가 어렸을 적에 그린 작품이라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해. 아 참, 돌아가서 이 얘기 꺼내지 마.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옛날 기억이라도 떠올리면...”“네, 저도 알아요.”강서연이 대답했다. 엄마 앞에서 얘기를 꺼낼 수는 없지만 엄마의 작품이 낙찰되는 것만 봐도 강서연은 아주 자랑스러웠다.“손님 여러분, 경매를 곧 시작하겠습니다.”사회자가 무대 위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개했다.“첫 번째 경매 작품은 반딧불의 빛입니다.”무대 아래에서는 벌써 경쟁이 시작되었다. 강서연이 김자옥을 쳐다보자 김자옥은 그녀에게 응원의 미소를 보냈다.“팻말 들어.”“4억요.”사회자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좋습니다. 이분께서 4억을 제시하셨습니다. 더 부를 분 계십니까?”“6억요!”그 목소리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날카로웠다.강서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임나연이 도발 섞인 웃음을 짓고 있었다.“괜찮아.”김자옥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넌 그냥 계속 경매가를 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 쟤한테 지면 돼.”그녀의 뜻을 단번에 알아챈 강서연은 다시 팻말을 들었다.“10억요!”임나연은 두 눈을 부릅뜨고 강서연과 계속 경쟁했다. 결국 그 그림의 경매가는 40억까지 치솟았다.사회자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경매가가 높을수록 이번 경매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첫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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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배경원을 본 간호사들이 반갑게 인사했다.“도련님, 또 오셨네요?”배경원은 간호사들을 향해 씩 웃고는 곧장 병실 안으로 걸어갔다.그에게 반한 몇몇 간호사들은 한데 모여 까르르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경원 도련님 너무 멋지지 않아요? 어린 남자들 전혀 못지않아요.”“그러게 말이에요. 얼굴도 멋있고 정도 많아요. 수정 씨가 입원해 있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왔어요... 어휴, 그런데 수정 씨는 도련님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니, 너무 안타까워요.”“수정 씨도 참 가여워요. 사고를 당했는데 친아버지도 나 몰라라 하잖아요... 경원 도련님이라도 곁에 있어 줘서 얼마나 다행이에요.”배경원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임수정이 침대 머리맡에 멍하니 앉아있었다.그는 잠깐 움찔하다가 이내 미소를 쥐어짜고 침대 옆으로 살며시 다가갔다.“오늘은 좀 어때요?”배경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들자 임수정은 본능적으로 피하더니 몸을 움츠린 채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그 모습에 배경원은 속상하기만 했다. 오랜 시간 옆에 있어 줬지만 임수정은 여전히 그를 낯선 사람 대하듯 했다.배경원은 억지로 웃으며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는 물 한 잔을 따라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수정 씨, 그거 알아요? 예전에 어떤 사람이 잠을 자는데 모기 한 마리가 와서 물어버린 거예요. 잠에서 깬 그 사람이 모기를 잡으려는데 모기가 글쎄 이런 말을 하더래요.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오늘 제 생일이에요.’ 그래서 그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모기를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놓은 다음에 손뼉을 치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대요. 하하...”배경원은 혼자 웃기 시작했고 임수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런 그를 쳐다보았다. 임수정이 아무 반응이 없자 배경원의 웃음도 점점 굳어졌다.“어... 안 웃겨요?”배경원이 머리를 긁적였다.“내가 웃긴 얘기를 하면 항상 이렇게 썰렁해지더라고요.”임수정은 뜻밖에도 그의 이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그녀의 미소는 마치 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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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수정 씨...”윤정재는 잠깐 생각하다가 슬쩍 물었다.“혹시 뭔가 생각난 거 있어요?”임수정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나한테는 다 얘기해도 돼요.”윤정재의 미소는 마치 모든 걸 다 꿰뚫어 보는 듯했다.“사실 수정 씨를 진료하던 첫날에 수정 씨가 사람들에게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생각난 게 아니라 아예 기억을 잃은 적이 없죠?”임수정은 다리를 움츠리고 앉아 작은 주먹을 깨물었다.한참 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윤정재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려는데 임수정이 갑자기 윤정재의 손을 덥석 잡았다. 창백한 얼굴로 뭔가 애원하는 것 같았다.“아저씨는 좋은 사람인 거 알아요...”임수정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그러니까 제발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윤정재는 무의식적으로 병실 밖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사실 제 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 중에 몇 명은 임나연의 사람이에요...”임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하지만 정확히 구분할 수 없어서 기억을 잃은 척한 거예요.”윤정재가 눈살을 찌푸렸다.“그래서 사고가 난 그날에 일부러 강서연 씨의 차를 들이박은 거예요?”“전 강서연 씨의 차인 줄 몰랐어요.”임수정이 다급하게 설명했다.“그때 납치됐을 때 운전기사가 임나연이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아무 차나 들이박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사고라도 나면 적어도 절 어쩌진 못하니까요.”“네.”윤정재가 고개를 끄덕였다.“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네요. 그럼 기억을 잃은 척한 것도 임나연이 또 수정 씨를 해칠까 봐 그런 거예요?”임수정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제가 죽지 않는 한 임나연은 또 다른 방법으로 절 죽이려 할 거예요. 제가 없어야 임나연이 살 수 있거든요...”윤정재는 눈앞의 연약하고 병약한 임수정을 다시 보게 되었다.침착하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았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다시 살아났다. 권민지의 고귀한 혈통을 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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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0화

윤정재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는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았다. 비록 몸은 아팠지만 반짝이는 두 눈은 그 질문을 하기 전에 그녀 마음속에 이미 답이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임수정은 권민지를 도와주고 싶었고 자신을 위해 정의를 되찾고 싶었다.“잘 생각해야 해요.”윤정재가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이것들이 세상에 공개된다면 그야말로 집안 망신이에요. 그때 가서 수정 씨도 연루될 수 있어요.”“그딴 건 두렵지 않아요.”임수정이 웃으며 고개를 내저었다.“어차피 저는 곧 죽을 사람인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요? 하지만 저들이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요.”“누가 그래요? 수정 씨가 죽는다고? 지금 내 의술을 의심하는 거예요?”윤정재가 피식 웃었다.“이런 얘기를 하면 수정 씨를 좋아하는 사람이 속상해한단 말이에요.”임수정은 잠깐 멈칫했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이 갑자기 발갛게 달아올랐다.“경원 씨 괜찮던데, 임정수보다 수정 씨를 더 걱정하더라고요.”윤정재는 주삿바늘을 꺼내 그녀의 정맥을 능숙하게 찔렀다.“우리 아빠는 절 걱정해 준 적이 없어요.”임수정은 자신을 비웃었다.“제가 태어날 때부터 부족해서 아빠는 항상 절 짐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매달 수억 원에 달하는 치료비가 부담된다면서 내기 싫어하셨죠. 만약 엄마가 치료를 고집하지 않았더라면 아빠는 아마 절 그냥 죽게 내버려 뒀을걸요.”윤정재는 이런 소리를 끔찍이도 싫어했다.‘딸은 금이야 옥이야 하면서 키워야 하는 거 아니야? 서연이었더라면 수억 원이 아니라 수십억, 수백억... 아니 전 재산을 다 쓰더라도... 퉤퉤퉤!’윤정재는 자신의 생각을 바로 접었다.‘갑자기 왜 서연이가 아파질 생각을 하는 건지, 원.’“아저씨, 전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임수정이 계속하여 말했다.“누구보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서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라는 이미지를 버리지 못해요. 그러니까 사생아가 있다는 사실을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겁니다.”“이게 임정수에게는 치명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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