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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7화

김자옥은 한숨을 내쉬고는 그림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림에 반딧불 두 마리가 그려져 있었는데 윤정재와 윤문희를 뜻했다. 그리고 그림의 배경인 숲은 그들이 자주 데이트하던 곳이었다.

윤문희가 이 그림을 본다면 과거의 속상했던 기억을 떠올릴 게 뻔했다. 하여 김자옥은 그림을 살 생각이 없었고 그저 경매가를 올려 자선 단체에 더 많은 돈을 기부할 계획이었다. 이 또한 그림의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방법이었다.

“전화하지 마, 서연아...”

김자옥이 억지 미소를 지었다.

“사실 네 엄마에게 얘기했었는데 안 오겠다고 했어.”

“그래요?”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휴대 전화를 내려놓았다.

“이게 다 너희 엄마가 어렸을 적에 그린 작품이라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아 해. 아 참, 돌아가서 이 얘기 꺼내지 마. 또 쓸데없는 생각을 하다가 옛날 기억이라도 떠올리면...”

“네, 저도 알아요.”

강서연이 대답했다. 엄마 앞에서 얘기를 꺼낼 수는 없지만 엄마의 작품이 낙찰되는 것만 봐도 강서연은 아주 자랑스러웠다.

“손님 여러분, 경매를 곧 시작하겠습니다.”

사회자가 무대 위에서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소개했다.

“첫 번째 경매 작품은 반딧불의 빛입니다.”

무대 아래에서는 벌써 경쟁이 시작되었다. 강서연이 김자옥을 쳐다보자 김자옥은 그녀에게 응원의 미소를 보냈다.

“팻말 들어.”

“4억요.”

사회자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이분께서 4억을 제시하셨습니다. 더 부를 분 계십니까?”

“6억요!”

그 목소리는 귀에 거슬릴 정도로 날카로웠다.

강서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임나연이 도발 섞인 웃음을 짓고 있었다.

“괜찮아.”

김자옥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

“넌 그냥 계속 경매가를 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 쟤한테 지면 돼.”

그녀의 뜻을 단번에 알아챈 강서연은 다시 팻말을 들었다.

“10억요!”

임나연은 두 눈을 부릅뜨고 강서연과 계속 경쟁했다. 결국 그 그림의 경매가는 40억까지 치솟았다.

사회자는 입이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 경매가가 높을수록 이번 경매가 성공적이라는 것을 뜻한다. 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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