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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9화

“수정 씨...”

윤정재는 잠깐 생각하다가 슬쩍 물었다.

“혹시 뭔가 생각난 거 있어요?”

임수정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나한테는 다 얘기해도 돼요.”

윤정재의 미소는 마치 모든 걸 다 꿰뚫어 보는 듯했다.

“사실 수정 씨를 진료하던 첫날에 수정 씨가 사람들에게 숨기는 게 있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생각난 게 아니라 아예 기억을 잃은 적이 없죠?”

임수정은 다리를 움츠리고 앉아 작은 주먹을 깨물었다.

한참 동안의 침묵이 흐른 후 윤정재가 그녀에게 주사를 놓으려는데 임수정이 갑자기 윤정재의 손을 덥석 잡았다. 창백한 얼굴로 뭔가 애원하는 것 같았다.

“아저씨는 좋은 사람인 거 알아요...”

임수정의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러니까 제발 다른 사람에게는 얘기하지 말아 주세요.”

윤정재는 무의식적으로 병실 밖을 두리번거렸다. 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다시 들어와 문을 걸어 잠갔다.

“사실 제 옆에 있던 의사와 간호사 중에 몇 명은 임나연의 사람이에요...”

임수정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정확히 구분할 수 없어서 기억을 잃은 척한 거예요.”

윤정재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서 사고가 난 그날에 일부러 강서연 씨의 차를 들이박은 거예요?”

“전 강서연 씨의 차인 줄 몰랐어요.”

임수정이 다급하게 설명했다.

“그때 납치됐을 때 운전기사가 임나연이 시켰다고 하더라고요. 너무 무서워서... 그냥 아무 차나 들이박아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어요. 사고라도 나면 적어도 절 어쩌진 못하니까요.”

“네.”

윤정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순간적으로 기지를 발휘했네요. 그럼 기억을 잃은 척한 것도 임나연이 또 수정 씨를 해칠까 봐 그런 거예요?”

임수정은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죽지 않는 한 임나연은 또 다른 방법으로 절 죽이려 할 거예요. 제가 없어야 임나연이 살 수 있거든요...”

윤정재는 눈앞의 연약하고 병약한 임수정을 다시 보게 되었다.

침착하고 자신을 지킬 줄 알았으며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다시 살아났다. 권민지의 고귀한 혈통을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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