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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4화

임정수는 떨리는 두 손으로 자료를 주어 한장 한장 훑어보았다.

권민지가 휠체어 손잡이를 어찌나 꽉 잡았는지 피가 잘 통하지 않을 지경이었다. 임수정의 두 어깨가 파르르 떨리자 그녀는 어깨를 다독였다.

임수정이 던진 자료는 전부 복사본이어서 현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하나씩은 주워서 볼 수 있었다.

유전자 검사 결과와 상처 진단서를 본 사람들은 임정수와 임나연을 경멸 섞인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위선자!”

“사람이 어찌 그런 짓을!”

초라한 모습으로 사람들 속에 서 있는 임정수와 임나연은 마치 교수대에 묶인 채 심판을 받는 것 같았다.

“그동안 언니가 절 어떻게 괴롭혔는지 아빠는 모르죠?”

임수정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니면 아빠는 진작 알고 있으면서도 일부러 묵과한 건가요?”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임정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수정아, 너도 아빠 딸이야. 아픈 너를 아빠는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았어...”

“내 딸에게서 손 떼요!”

권민지는 그를 밀어내고 삿대질까지 했다.

“당신은 아빠 노릇을 할 자격이 없어요. 심지어 인간도 아니에요.”

“민지야.”

“아빠, 저 사람들 신경 쓰지 말아요.”

임나연이 그를 부축했다.

“흥, 고작 이딴 걸로 날 무너뜨리려고? 꿈 깨! 나 임나연이 이리 쉽게 무너진다면...”

“무너진다면 뭐?”

그때 누군가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화들짝 놀란 임나연이 고개를 돌려보니 임우정이 그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임우정의 안색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힘 있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뎠다.

임우정은 임나연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빛이 그녀를 태워버릴 것만 같았다.

강서연은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나 괜찮아.”

임우정은 강서연에게 웃음을 지어 보이고는 다시 임나연을 보며 씩 웃었다.

“오늘 당신이 무너지지 않으려고 어떻게 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야.”

육경섭이 손을 흔들자 몇몇 경호원이 달려와 임나연을 단숨에 제압했다.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임나연이 고래고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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