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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8화

두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누가 같이 왔대?”

“누가 같이 왔대요?”

상황을 알 리가 없는 최연준은 답답하기만 했다. 두 사람의 표정을 봐서는 방금 한바탕 치열하게 싸운 것 같았다. 그리고 아까 이쪽으로 다가올 때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었는데 다름 아닌 그들이었다.

최연준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두 사람 사이에 예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

“이봐요!”

윤정재는 그를 보자마자 두 눈을 부릅떴다.

“왜 아직도 여기 있어요? 오늘 여자친구가 집에 인사하러 온다면서요?”

“안 그래도 지금 데리러 가려던 참이었어요.”

“얼른 안 가고 뭐 해요!”

윤정재는 마음 같아서는 그의 엉덩이라도 확 걷어차고 싶었다.

“회장님.”

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나저나 여긴 어떻게...”

“길을 잘못 들어섰어요.”

윤정재는 눈을 희번덕거리고는 다시 차에 올라탔다. 그의 차가 멀어지고 나서 최연준은 의아한 눈빛으로 김자옥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그가 입을 열기 전에 김자옥이 먼저 말했다.

“재수 없어.”

“엄마,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

“대낮에 귀신을 봤어.”

최연준은 어이가 없었다.

“엄마, 혹시 윤정재 회장님을 알아요?”

김자옥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최연준은 두 사람 사이에 말 못 할 과거가 있다는 걸 더욱 확신했다.

“엄마?”

그는 갑자기 뭔가 깨달은 듯 표정이 확 굳어졌다.

“설마 저 사람 때문에... 그때 이혼한 거 아니죠?”

김자옥은 그를 노려보며 냅다 따귀를 후려갈겼다.

“이 엄마를 뭐로 보고. 내가 바람을 피워도 저런 사람과는 안 피워!”

“그럼 대체 어떻게 아는 사이예요?”

“그건...”

김자옥은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

더는 과거 일을 꺼내지 않고 아이들에게도 얘기하기 싫다던 윤문희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그녀는 조용히 살고 싶다고 했었다. 하여 김자옥은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손을 내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잠깐 안 좋은 일이 있었어... 아무튼 저 사람과 너무 예의 차릴 필요 없어.”

최연준은 더욱 어리둥절해졌고 웃지도 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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