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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7화

“만지지 마.”

윤문희는 그녀의 손등을 찰싹 때렸다.

“이 안에 딱 두 개밖에 없어. 망가뜨리면 다시 만들어야 한단 말이야.”

“엄마...”

강서연은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할아버지를 뵈러 가는데 왜 이걸 가져가야 해요? 저도 몇 번 못 먹어봤다고요.”

“이 녀석.”

윤문희가 피식 웃었다.

“우리 그쪽에서는 어른을 공경할 때 다 이렇게 했어.”

“우리 그쪽이요?”

강서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릴 적부터 그녀는 자신의 고향이 강주라고 알고 있었다. 윤문희는 그제야 괜한 소리를 많이 했다는 걸 알아채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가져가기 싫으면 됐어.”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다른 선물들도 다 귀한 거니까 최씨 가문에서 널 업신여기진 않을 거야.”

그러고는 묵묵히 방으로 돌아갔다.

강서연은 거실에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얼굴을 찡그렸다.

...

약속 당일, 야근하려 했던 김자옥은 미팅을 두 개나 취소하고 최상 빌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가는 길에 최연준에게 전화하여 한바탕 욕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마, 서연이가 네 할아버지를 만나기로 했다며? 왜 나에게는 얘기하지 않았어?”

최연준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걸 왜 엄마에게 얘기해요? 와서 소란을 피울 게 뻔한데.”

“불효자식 같으니라고!”

김자옥은 미친 듯이 액셀을 밟았고 노란색 신호등이 반짝일 때도 아슬아슬하게 건너갔다.

“네 할아버지가 어떤 분인지 몰라서 그래? 너와 임나연을 계속 붙여놓으려고 했잖아. 임씨 가문에 일이 터지자마자 서연이를 만나겠다는 건... 무슨 음모가 있는 게 틀림없어. 연준아, 네 할아버지 혹시 임씨 가문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서연이를 협박하는 건 아니겠지?”

최연준은 어이가 없어 말문이 다 막힐 지경이었다. 한편으로 엄마의 풍부한 상상력을 감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설명했다.

“엄마, 할아버지가 노망이 난 것도 아니고 임나연이 오성에서 쫓겨났는데 그럴 리가 있겠어요?”

“난 그 노인네가 젊었을 때부터 나중에 치매에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어.”

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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