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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박경수는 잠시 멈칫했다.

최재원은 평소에는 차갑고 엄숙하여 거의 이렇게 성질을 부리지 않는다.

이런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문 일이다.

더욱 드문 일은 지금 강서연 때문에 이러는 것이다.

박경수는 웃으며 영감님을 부축하여 방으로 돌아가 쉬게 하였고, 집사들은 매일 밤 그가 마시는 한약을 가져다주었다.

최재원은 인상을 찌푸리며 한약을 마시고는 그릇을 쟁반에 세게 내려놓았다.

“영감님.”

박경수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약도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고 적게 드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괜찮아.”

최재원이 손을 흔들었다.

“이런 약은 내가 젊었을 때부터 먹었고 지금은 몇십 년째 습관이 되어 있어. 게다가 이건 한약이어서 몸에 좋은 거야!”

박경수는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입을 다물었다.

...

저녁, 에덴.

강서연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최연준은 이미 침대 머리맡에 기대 잠들어 있었다.

시계를 보니 겨우 8시가 조금 넘었다.

요즘 회사 일이 많아 늦은 시간까지 야근을 하던 최연준이 오늘은 모처럼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강서연은 저녁 식사 때 이 남자가 오늘 밤 8시에 별똥별이 있다고 해서 같이 손을 잡고 옥상에 올라가 소원을 빌자고 말해준 것이 떠올라서 혼자서 웃었다.

때로 남자가 유치하게 굴어도 귀여울 때가 있다.

강서연은 조심스럽게 이불을 덮어주고 자기도 한쪽에 들어가 누웠다.

최연준의 안정적인 숨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렸다.

강서연은 최연준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는데,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그의 미간을 스치면서 코끝, 입술, 마지막으로 그의 각진 얼굴에 머물렀다.

이 얼굴은 보면 볼수록 사랑스럽다.

강서연이 웃음을 터뜨렸는데 무심코 손끝이 최연준의 살짝 찌푸린 미간에 닿았다. 강서연은 그것을 보며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최연준은 자기 업무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했고 또 시간을 내어 강서연을 도와 서교 땅 프로젝트의 자질구레한 일들을 정리해야 했다.

그리고 최연준의 은행 카드는 모두 강서연이 가지고 있다.

한 푼의 비상금도 없는 남자는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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