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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8화

배경원을 본 간호사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도련님, 또 오셨네요?”

배경원은 간호사들을 향해 씩 웃고는 곧장 병실 안으로 걸어갔다.

그에게 반한 몇몇 간호사들은 한데 모여 까르르 웃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경원 도련님 너무 멋지지 않아요? 어린 남자들 전혀 못지않아요.”

“그러게 말이에요. 얼굴도 멋있고 정도 많아요. 수정 씨가 입원해 있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왔어요... 어휴, 그런데 수정 씨는 도련님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니, 너무 안타까워요.”

“수정 씨도 참 가여워요. 사고를 당했는데 친아버지도 나 몰라라 하잖아요... 경원 도련님이라도 곁에 있어 줘서 얼마나 다행이에요.”

배경원이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임수정이 침대 머리맡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그는 잠깐 움찔하다가 이내 미소를 쥐어짜고 침대 옆으로 살며시 다가갔다.

“오늘은 좀 어때요?”

배경원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고 손을 들자 임수정은 본능적으로 피하더니 몸을 움츠린 채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배경원은 속상하기만 했다. 오랜 시간 옆에 있어 줬지만 임수정은 여전히 그를 낯선 사람 대하듯 했다.

배경원은 억지로 웃으며 손을 거두어들였다. 그는 물 한 잔을 따라 침대 머리맡에 내려놓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수정 씨, 그거 알아요? 예전에 어떤 사람이 잠을 자는데 모기 한 마리가 와서 물어버린 거예요. 잠에서 깬 그 사람이 모기를 잡으려는데 모기가 글쎄 이런 말을 하더래요.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오늘 제 생일이에요.’ 그래서 그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모기를 조심스럽게 손바닥에 놓은 다음에 손뼉을 치면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대요. 하하...”

배경원은 혼자 웃기 시작했고 임수정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런 그를 쳐다보았다. 임수정이 아무 반응이 없자 배경원의 웃음도 점점 굳어졌다.

“어... 안 웃겨요?”

배경원이 머리를 긁적였다.

“내가 웃긴 얘기를 하면 항상 이렇게 썰렁해지더라고요.”

임수정은 뜻밖에도 그의 이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의 미소는 마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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