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데이터를 다 복구할 수 있어?”“아마 가능할 거예요. 정비소 직원이 그러는데 너무 심각하게 파손된 게 아니래요. 전기회로를 고치면 데이터를 복구할 수 있다고 했어요... 형 혹시 그 두 사람이 어떻게 유람선에 탔는지 알아보려고 그러는 거예요?”“아니.”최연준이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섬에 있을 때 문자 한 통을 받았어.”“문자요?”“그때 인터넷을 복구해서 너한테 연락하려고 방법을 생각하던 참이었거든.”최연준이 그를 보며 말했다.“너한테 구조 신호를 보낸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문자를 받았어.”배경원이 눈살을 찌푸렸다.“문자 내용이 뭔데요?”최연준이 살짝 멈칫했다.“살려주세요.”배경원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유람선을 총 여섯 대 샀잖아. 유람선끼리 시스템이 다 이어진 거야? 만약 이어진 거라면 다른 유람선에서도 이 문자를 받았을 텐데.”배경원은 잠깐 생각하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처음에는 이어졌었어요. 그런데 음악회 전에 제가 설정을 변경해서 더는 이어지지 않아요. 왜냐하면... 제가 누군가의 연락을 기다렸는데 다른 사람한테 보여주기 싫어서 변경했거든요.”배경원이 입술을 적시고 말을 이었다.“그리고 형이 탔던 그 유람선은 원래 형을 위해 준비한 게 아니었어요.”최연준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배경원은 그를 보며 천천히 말했다.“그건 저의 개인 유람선이에요. 해상 음악회 그날, 원래는 형한테 다른 유람선을 안배하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형이랑 형수님은 가장 좋은 걸 타야 한다는 생각에 제 유람선을 양보했죠. 그리고 마침 제가 기다리던 그 사람도 안 올 수 있어서...”유찬혁도 그때를 떠올렸다.“맞아. 그날 네가 나한테 이 얘기를 할 때 누군가가 뒤에서 지나갔었어. 그 사람이 아마 우리 둘 얘기를 듣고 그 유람선에 미리 잠복해 있었던 게 분명해!”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배경원을 쳐다보았다.“그러니까 그 살려달라는 문자는 우리한테 보낸 게 아니라 너한테 보내는 거였어!”배경원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러니까 말이야. 나도 들은 적이 없어!”유찬혁이 말을 이었다.“임정수네 부부도 항상 대외적으로 임나연이 유일한 딸이라고 했어! 만약 임수정이 진짜 죽었다면 살려달라는 문자를 어떻게 보내?”배경원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는 귀신같은 걸 믿지 않았다. 하지만 믿지 않는다고 해서 없다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설마 그런 일이 그에게 일어난 것일까?“연준 형...”배경원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설마 억울함을 당한 사건이 아니겠지? 임수정 씨가... 억울하게 죽은 거면 어떡해?”최연준은 한숨을 길게 내쉬고는 그를 노려보았다.‘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어? 어이없어서 원.’“배경원, 너 대체 언제쯤이면 정신 차릴래!”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임나연의 말도 믿어?”배경원은 억울하다는 듯 두 눈을 크게 뜨고 어찌할 바를 몰랐다.“이 세상의 재벌들이 밖에서 사생아를 얼마나 많이 낳았는지 알아?”배경원은 멍하니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그러니까 임씨 가문에 딸이 하나 더 있는지 우리도 모른다고. 진실과 거짓은 종이 한 장 차이일 뿐이야. 만약 임씨네 부부가 일부러 숨긴 거라면 다른 사람은 당연히 알 리가 없지.”최연준이 입을 삐죽거렸다. 배경원은 어릴 적부터 가끔 머리가 잘 돌지 않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임나연의 헛소리 몇 마디에 정말로 자신이 귀신을 본 줄로 착각했다.배경원은 잠깐 생각하다가 걱정 어린 얼굴로 물었다.“그렇다면 수정 씨 지금 위험하다는 말인데... 어떻게 도와야 하죠?”최연준은 아무 말 없이 한참 동안 분석했다.“만약 임수정이 급한 상황에 부닥쳤다면 가장 먼저 경찰에 신고했겠지. 하지만 너한테 문자를 보냈다는 건 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위험하다는 뜻이야.”배경원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저 지금 뭘 해야 해요?”“네가 좋아하는 여자를 구하려면 스스로 방법을 생각해야지, 왜 나한테 물어?”“연준 형...”최연준은 그를 흘겨보며 입술을 삐죽거렸다. 이 사건의 핵심은 임나연이었다. 이 여자가
유찬혁도 씩 웃었다.“네, 이건 제가 증명할 수 있어요.”최연준은 연거푸 마른기침했다.“지금 경원이 얘기를 하고 있잖아. 왜 날 끌어들이고 그래! 그 여자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 확고하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제대로 조사해야 해.”그는 배경원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남자라면 책임감이 있어야지!”“네, 그건 저도 알아요, 형.”“유람선 데이터를 복구하고 문자를 보낸 위치부터 알아낸 후에 다음 계획을 세워. 그리고 요즘 임씨 가문에 사람을 붙여. 특히 임나연 말이야!”최연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입꼬리를 실룩거렸다.“아주 예상치 못한 수확을 얻게 될 거야!”...강서연은 임우정과 함께 산부인과로 와서 산전 검사를 했다. 다행히 모든 게 정상이었다.태아가 벌써 5개월이 되었고 임우정의 아랫배도 눈에 띄게 볼록해졌다. 몸에 살도 좀 오르고 혈색도 아주 좋았다. 심지어 의사마저 모든 수치가 완벽하다면서 모범이 될 정도라고 했다.검사를 마친 후 두 사람은 병원의 정원에 잠깐 앉아있었다.벌써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왔다. 아직 햇볕이 따스하여 그녀들의 마음도 따뜻했다. 강서연은 도시락통을 꺼내 이미 깎은 사과 한 조각을 포크로 집어서 임우정에게 건넸다.임우정이 활짝 웃었다. 이건 임산부의 특권이었다.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옆에서 알아서 다 챙겨주었다.“널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네 남편이 뭐라 하는 거 아니야?”강서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피식 웃었다.임우정은 어제부터 그녀를 불러냈고 저녁에도 가지 못하게 했다. 갈 곳이 없었던 육경섭은 온천을 마친 후 체면도 마다하고 최연준과 함께 에덴으로 돌아왔다.어제 영상통화를 할 때 화면 속 육경섭의 모습은 자유롭기 그지없었다. 널찍한 티셔츠 차림에 양반다리를 한 채 최연준이 아주 아끼는 튀르키예산 양털 카펫 위에 앉아있었다. 그리고 앞에는 맥주와 술안주 등 배달 음식이 가득했고 축구 경기를 아주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즐기고 있는 육경섭과 달리 최연준은 절망에 빠진 얼굴이었다.“경섭 씨가
강서연은 그녀의 손을 잡고 어깨를 감싸 안았다.사실 임우정의 결혼생활은 아주 행복했다. 육경섭은 하루 세끼 직접 요리하여 그녀에게 식사를 차려주었고 회사 일이 아무리 바빠도 늘 그녀가 우선이었다.그녀가 임신한 후 갑자기 이상한 음식이 당긴다고 하면 한밤중에도 오성을 돌아다니며 사 오곤 했다. 어쩌면 너무도 행복하여 조금의 오점도 용납할 수 없나 보다.강서연은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달랬다.“경섭 씨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니까 마음 놓아요. 경섭 씨가 언니한테 잘해준 것만 생각해요! 아참, 경섭 씨가 그때 그 반지를 계속 끼고 있던데, 그렇게 일편단심인 사람이 어찌 마음이 변할 리가 있겠어요?”임우정은 한참 동안 입을 꾹 다물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연예계에서 일하면 술자리는 피할 수 없어요.”강서연이 계속하여 다정하게 말했다.“두 사람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데 그만한 믿음도 없으면 어떡해요.”“서연아...”강서연이 그녀를 보며 히죽 웃었다.사실 이런 일을 직접 겪어보지 못한 이상 완벽히 공감할 수 없다는 걸 강서연은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그녀였더라면 임우정보다 더 진정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친한 친구이기에 임우정이 사소한 일에 집착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됐어요.”강서연은 휴대 전화를 그녀에게 건넸다.“배고프니까 얼른 집에 와서 밥이나 하라고 문자 보내요. 그럼 경섭 씨 한걸음에 달려올걸요?”임우정은 그녀의 설득 끝에 드디어 웃음을 되찾았다. 육경섭에게 문자를 보낸 후 임우정은 그녀에게 사과했다.“본의 아니게 연준 씨랑 네 사이를 방해해서 미안해. 연준 씨한테 이따가 집에 들어간다고 말해.”“일단 언니부터 무사히 집에 데려다주고요.”강서연이 헤벌쭉 웃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주차장 쪽으로 걸어갔다. 그런데 병원 로비를 지나는데 낯익은 두 사람이 맞은 편에 있었다.“엄마!”임나연은 애교를 부리며 임씨 가문 사모님의 팔짱을 꼈지만 임씨 가문 사모님은 무뚝뚝한 표정으로 매정하게 그녀를 뿌리쳤다.
말을 마친 그녀는 앞으로 걸어갔고 임나연은 그녀 뒤를 따랐다.임우정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저 여자가 바로 임나연이지? 내가 지금 임신만 안 했더라면 진작 너 대신 한 대 후려갈겼어!”“나 그리 만만한 사람이 아니에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임나연이 나 함부로 못 괴롭히니까 걱정하지 말아요.”“그래. 연준 씨가 있는데 누가 감히 널 괴롭히겠어.”임우정은 웃어 보이다가 이내 생각에 잠긴 얼굴로 말했다.“저 임나연이라는 여자 말이야... 혹시 아빠를 닮았나?”“왜 갑자기 그렇게 물어요?”“임씨 가문 사모님이랑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어서 말이야. 분위기도 완전히 달라.”강서연도 순간 멈칫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 점을 눈여겨본 적이 없었다.스케치와 유화를 수년간 전공한 임우정은 초상화를 가장 잘 그렸다. 하여 사람을 만날 때마다 얼굴 윤곽 등을 관찰하기 좋아했다.“언니, 또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 손발이 근질근질하나 봐요?”임우정이 방긋 웃었다.“그럼 얼른 집에 데려다줄게요. 온 오후 실컷 그려요.”...누군가 임수정의 입을 틀어막고 그녀를 봉고차에 태웠다. 임수정의 낯빛이 백지장처럼 하얬다.병원을 나선 봉고차가 도로 위를 질주했다. 임수정의 입에 검은 테이프가 붙어있었고 머리도 잔뜩 헝클어졌다. 그녀는 두려움에 떨며 옆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남자는 운전하며 말했다.“아가씨, 무서워하지 마! 이따가 도착해서 약만 먹으면 돼.”임수정은 겁에 질린 채 부들부들 떨었다.“아프지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마.”남자는 잇몸을 드러내고 웃었다.“그냥 벙어리가 되는 약이야.”임수정의 커다란 두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그녀는 이게 다 임나연의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운전기사도 임나연의 사람이고 전부 다 임나연이 꾸민 짓이었다.임씨 가문 사모님이 주치의를 찾으러 간 사이에 병실 문 앞을 지키던 경호원이 사라졌다. 그 후 이 운전기사가 갑자기 쳐들어왔고 그녀는 반항할 힘조차 없었다.“아가씨.”운전
잠시 후, 경찰이 교통사고 현장에 도착하여 통제선을 설치했다.앞차는 비싼 고급 자동차였는데 다행히 그저 라이트 두 개가 깨지고 뒷부분이 살짝 찌그러졌다. 하지만 뒤차는 심하게 파손되었다. 앞부분이 잔뜩 찌그러졌고 엔진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났다.“우정 언니, 괜찮아요?”강서연은 놀란 나머지 얼굴이 창백해졌다.그녀는 자신의 운전 기술이 꽤 좋고 교통 규칙도 잘 지킨다고 자부했었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멀쩡하게 달리고 있는데 갑자기 뒤차가 그녀 차를 박아버렸다. 부딪친 순간 그녀는 브레이크를 미처 밟지 못해 수십 미터나 더 밀려나서야 멈춰 섰다.다행히 임우정은 차 안에서 줄곧 쿠션을 안고 있어 배를 다치진 않았다.잠시 후 구급차가 도착했다. 의료진들은 황급히 뒤차에 탄 두 사람을 꺼냈다.그때 경찰이 다가와 유리창을 두드리며 그녀들의 상태를 물었다. 두 사람은 별문제 없어 보이자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아본 후 조서를 작성하러 경찰서로 오라고 했다.차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린 강서연은 다리가 후들거려 제대로 서 있지조차 못했다. 주변 사람들을 둘러보는데 머리가 어지러웠다.그때 들것이 그녀 앞을 스쳐 지나갔는데 삐쩍 마르고 창백한 얼굴의 소녀가 누워있었다. 유일한 핏기라고는 이마에 난 상처였다.“환자 이름 임수정.”신원을 조사하던 경찰이 갑자기 눈살을 찌푸렸다.“어떻게 된 거야? 자료상에는 병원에 입원한 상태인데? 어떻게 나왔지?”...수술실 밖, 임정수네 부부가 애간장을 태우며 기다리고 있었다.이번 교통사고로 임수정의 신분이 불가피하게 드러나고 말았다.임정수는 그녀를 데려간 운전기사를 엄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임씨 가문 사모님이 떨리는 목소리로 경찰에게 말했다.“대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이런 짓을 꾸몄는지 제대로 조사해 주세요, 경찰관님!”“뭐?”임정수가 화들짝 놀랐다.“저 운전기사를 알아요?”임씨 가문 사모님은 그를 올려다보며 목소리를 높였다.“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대체 어디서 왔는지, 왜 우리
강서연이 말한 대로 임수정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그런데 누가 임수정을 납치할 수 있을까?“연준 씨.”강서연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저는 이 일이 너무 수상해서 임나연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임나연에 대해 선입견이 있거나 겨냥한 것도 아니에요.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납치범이 임씨 가문의 알려진 딸을 놔두고 왜 힘들게 아무도 모르는 임씨 가문의 딸을 납치하겠어요. 정말 돈 때문이었을까요?”강서연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계속해서 말했다.“돈 때문이라면 임수정을 데려가면 안 되는 것이고, 돈 때문이 아니라면... 또 뭐 때문일까요?”“임수정을 없애기 위해서겠지.”최연준이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강서연은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제가 추측한 게 틀렸을지도 몰라요...”“틀리든 맞든 어떤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아야 해.”최연준은 강서연의 어깨를 껴안고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며시 어루만졌다.최연준은 입꼬리를 살짝 치켜올리고 겉으로는 약해 보이지만 속은 단단한 자기 여자를 보고 일종의 자부심이 솟아났다.최연준은 강서연의 손을 잡고 방으로 돌아갔다. 강서연이 잠들자 홀로 창 앞에 선 최연준은 방한서에게 전화를 걸었다.“도련님, 최근에 우리 사람들이 계속 임나연의 뒤를 밟았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어서 꼼수 부리는 것 같지 않은데요!”방한서는 있는 그대로 보고했다. 최연준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낮은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계속 따라다녀, 분명 놓친 게 있을 거야!”방한서가 동의하고 곧이어 말했다.“한 가지 더 있는데요...”“무슨 일인데?”“수정 아가씨가 깨어났어요.”최연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하지만 아가씨께서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요.”...강서연과 최연준이 한밤중에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배경원은 임수정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임수정의 머리에는 두꺼운 붕대가 감겨 있었고, 몸에는 사이즈가 맞지 않는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그녀는 침대 머리맡에 기대어 낯선 눈빛으로 배경원을 바라보며 뒤로 몸을 피했
강서연과 최연준은 서로를 바라보며 바로 이상함을 눈치챘다.“조카들.”임정수는 억지로 웃으며 그들을 바라보았다.“오늘은 너무 늦었으니 먼저 돌아가 봐. 우리 집 수정이를 관심해 줘서 너무 감사하네. 특히 배 씨 도련님...”“아저씨.”최연준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고 차가운 눈빛 속에 깊은 뜻이 담겨있었다.“친동생이 이렇게 큰일을 당했는데, 어째서 언니라 하는 사람이 안 보여요?”임정수의 안색은 순간 변했고 말이 없어졌다.최연준은 이미 마음속에 답안을 찾았다.병원을 나온 후 최연준은 방한서에게 가해 운전자를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그의 입에서 진실을 들어야 한다.지시하고 최연준은 차에 시동을 걸었고 강서연은 머리를 유리창에 기대어 졸고 있었다.최연준은 강서연의 자세를 바르게 하고 자신의 외투를 그녀에게 덮어 주었다.그리고 강서연의 귓가에 속삭였다.“강 대표께서 내일 계약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강서연은 몸을 뒤척이며 애써 눈을 떠서 부드럽게 웃었다. 최연준의 목소리에 취하고 자석 같은 이끌림의 눈맞춤에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최연준이 말하지 않았으면 정말 잊어버릴 뻔했다.강서연은 손을 뻗어 최연준의 목을 끌어안았고, 반짝이고 큰 눈망울에서는 그에 대한 애틋함이 뿜어져 나왔다.“알려줘서 고마워요! 당신은 합격한 비서예요.”“그럼 강 대표님께서 저에 대해 만족합니까?”강서연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최연준은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었다.“그럼... 월급 올려주세요!”“당신...”강 대표는 미처 반박할 겨를도 없이 최연준에게 입술을 머금었다.남자는 나쁜 웃음을 띠고 제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다음날 강서연은 서교 땅 프로젝트 사장 신분으로 윤정재와 공통으로 연합 병원을 건설하기로 계약했다.모든 것이 순서대로 진행되어 매우 순조로웠다.그러나 계약 후 연회에서 윤정재는 강서연이 시무룩한 것을 알아차리고,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보았다.강서연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녀는 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