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1655 챕터

제311화

“네 탓이 아니면 누구 탓인데?”김자옥은 이 말을 할 때 마음이 조금 찔렸다. 그녀가 먼저 사람을 잘못 알아본 것이고, 그 최지한과 어울려 다니던 강유빈을 강서연으로 착각한 것이다...하지만 억지로 주장하는 것은 김자옥의 일관된 스타일이다.그녀는 목청을 가다듬고 최연준을 힐끗 보더니 뻔뻔스럽게 말했다.“서연이가 이렇게 훌륭한데, 너는 일찍 나에게 데리고 오지도 않냐? 너는 고의로 우리 고부가 상봉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거지!”최연준은 말문이 막혀버렸다.‘나의 혼인은 최씨 가문뿐만 아니라 김씨 가문과도 엮여있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신지? 강씨가 이 집에 들어오면 자기랑 강씨 둘 중의 한 명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누구신지?’“엄마.”최연준은 어이없어서 웃음이 나왔다.“우기지 마세요. 처음에는 엄마가 아니었으면...”“처음부터 내가 마음에 드는 며느리가 있다고 말했는데, 네가 죽어도 원하지 않다고 한 거야! 게다가 주식을 철수한다고 나를 협박하지 않나!”최연준은 충격을 받았다.‘이렇게 죄를 뒤집어쓸 수 있다고?’그는 당황한 표정으로 강서연을 바라보았다.“난 그런 적 없어...”“으흠!”김자옥은 몸을 바로 세우고 강서연에게 다가가 웃으며 바라봤다.“서연아 괜찮아. 이 자식이 맘에 안 들면 아줌마랑 같이 영국 가자! 우리 김중 재단에는 젊은 청년도 많고 금발 유럽 미남들도 수두룩이야. 그때 가서...”“엄마!”최연준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낮은 소리로 외쳤다.‘정말 내 친엄마다. 나를 엿먹이다니!’강서연은 활짝 웃으며 최연준한테 다가가 그의 팔을 살며시 잡았다.“아줌마의 호의는 고마워요. 하지만 저는 이 사람 하나면 충분해요!”최연준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코끝을 비벼댔다. 그는 온 세상을 얻은 듯 만족하게 웃었다....배씨 가문은 너무 격식을 차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찬은 뷔페로 하여 하객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었다.배씨 가주와 사모님께서 팔짱을 끼고 하객들 사이에서 술잔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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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김자옥은 거절하지 않았다.“그래. 말해봐!”강서연은 최연준을 보며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제 월급 카드를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뭐라고?”“제가 신문사에서 일하는 동안 월급 카드를 손에 쥐어본 적도 없어요!”김자옥은 이마를 찌푸리고 물었다.“어느 신문사에서 일하는 거야! 너무하다! 임금까지 체불하다니?”“신문사가 그런 것이 아니라.”강서연은 눈을 부릅뜨고 있는 최연준을 보고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 “연준 씨가 가져갔어요!”김자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동안 종종 최연준을 탐탁지 않게 여겼지만, 그녀는 자기 아들이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했다.‘이건... 언제 또 여자의 월급 카드를 뺏는 버릇이 생긴 거야?’“최연준!”김자옥은 소리 질렀다.파티에 참석한 많은 사람이 잇달아 얼굴을 돌려 이쪽을 보았다.셋째 도련님은 너무 쪽팔려서 황급히 눈짓으로 어머니에게 목소리를 낮추라고 했지만, 김자옥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때렸다.“이 나쁜 자식! 우리 서연이 월급 카드를 뺏어가? 서연이가 매달 힘들게 번 돈이 다 네 주머니로 들어갔다고?”“아니에요, 엄마!”최연준은 이렇게 답답한 적이 없었다.“우리 그때 약속했었어요. 서연이가 나를 평생 먹여 살린다고...”“어이구. 잘하는 짓이다. 네 와이프 카드를 긁으면 마음에 죄책감이 들지 않니?”최연준은 눈을 찌푸리며 자기 엄마를 바라봤다.그녀는 이것이 두 사람 사이의 장난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그러나 엄마의 협박 때문에 최연준은 느릿느릿 월급 카드를 꺼냈다. 그는 항상 카드를 셔츠 주머니에 넣고 다녔는데, 위치는 가슴 가까이에 있는 자리였다.강서연은 웃었다. 그녀의 눈빛에는 장난기랑 애틋함이 담겨 있었다.최연준도 웃으며 손을 들어 그녀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꼴랑 카드 한 장?”김자옥이 그를 노려보았다.“또 왜요?”“카드를 다 꺼내서 서연이한테 줘!”“...”“앞으로 서연이의 허락 없이 함부로 돈을 쓰면 안 돼, 알겠니?”최연준은 강주에 있을 때,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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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이 프로젝트는 오성대 디자인과 사람이 필요해요. 게다가 임건은 학교 이사장이에요.”최연준은 차갑게 웃었다. “이 프로젝트의 가치가 어마어마해서 임씨 집안도 당연히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거예요.”“임나연은 당신이랑 접촉할 기회를 절대로 안 놓치겠죠? 이렇게 되면 업무를 구실로 매일 최상 그룹에 연준 씨를 찾아갈 거예요!”최연준은 그를 한 번 흘겨보며 입을 다물라고 경고했다.육경섭은 더 큰 소리로 웃었다.웃고 나서는 다시 정중하게 최연준의 어깨를 토닥였다. “비록 저는 엔터테인먼트 대표여서 이 오성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연준 씨가 말만 하면 저는 전력을 다해 당신을 도와줄게요!”“감사해요.”최연준도 그의 손목을 토닥였다.“그런데 경섭 씨, 저도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하고 있다는 거를 모르죠?”“네?”“한번 맞춰 보세요. 이 땅도 그렇고 동명 주식과 레이안 두 곳의 사장이 누구일 거 같아요?”육경섭은 잠시 멈칫했다.하지만 머리가 좋은 그는 곧 답을 찾았다.최연준이 다른 사람 밑에서 일한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내뱉게 하는 사람은 강서연 빼고 누가 있겠는가!“당신...”최연준은 미소로 묵인했다.육경섭도 같이 웃어줬다.“그럼, 서연 씨가 모두의 사장님이에요?”“맞아요.”최연준은 대답하면서 강서연을 떠올렸는데 자동으로 입꼬리가 올라갔다.“서연이는 아직 모르고 있어요. 본인 스스로 사업을 하고 싶어해서 아직 공개를 안 했어요.”“임나연이 나중에 사장이 누군지를 볼 때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네요!”육경섭은 몰래 웃었다.최연준은 인상을 찌푸렸다.“그 여자를 다시는 입에 올리지 마세요!”육경섭은 히히덕거리며 그의 뒤를 따랐다.그는 원래 임우정에게 임산부용 스킨케어 제품을 사 주려고 했지만 두 남자는 전혀 쇼핑에 대해 경험이 없어 엉뚱하게 립스틱 코너로 갔다.최연준은 앞에서 립스틱을 바르는 사람들을 봤다.그는 이 많은 립스틱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다 똑같은 빨간색이 아닌가?’하지만 다른 사람이 바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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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최상 그룹, 꼭대기 층.이번 회의는 최재원도 참석했기 때문에 유난히 엄숙하고 경건해 보였다.최재원은 의자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오늘은 검은 비단으로 된 한복을 입었고 은발은 세월의 흔적이 묻어났다. 나이가 들었지만, 눈빛은 여전히 초롱초롱했고 온몸에는 카리스마가 풍겼다.그는 최연준을 보며 물었다.“김중 재단 쪽과 인수인계 절차는 다 끝났어?”“네. 다 됐어요.”최연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김 대표께서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최대 주주예요.”“그래.”최재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이 회사가 김 대표 손에서 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비록 예전에 김씨 가문과 여러 가지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최재원은 오랫동안 장사를 해 왔기 때문에 이 정도의 겉치레는 할 수 있었다.그리고 최씨 가문은 김중 재단과의 이익이 서로 얽혀있기도 하고 또 최연준은 김자옥의 아들이니 쉽게 김씨 가문과 결별할 리는 없다.기왕 이렇게 된 김에 차라리 잘 협력해서 앞으로 또 적당한 기회를 찾아보는 게 좋다.최재원은 눈을 찌푸리며 최연준을 관찰했다. 최연준은 자기의 후계자로서 그는 맘에 들어 한다. 다른 건 다 괜찮지만 유독 강서연이... 골칫거리였다!회의 내내 최재원은 귀담아듣지 않았고 회의가 끝날 때 다른 사람들을 모두 나가게 하고 최진혁과 최연준, 그리고 박경수와 다른 두 측근만 남겨두었다.최진혁은 최연준을 한 번 보고는 냉소했다.최연준은 그가 또 할아버지 앞에서 무슨 이간질을 했는지 알고 있다.지난번 배씨 가문의 파티에서 김자옥이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임나연은 그녀 앞에서 좋은 인상은커녕 ‘외실’ 이라는 것 때문에 돌을 들어 제 발등을 찍는 격이 돼버렸다. 그녀는 돌아간 후 당연히 한바탕 울고불고 난리가 났고 지금은 오성 대가문 사이에서도 웃음거리가 되었다.이것은 바로 최진혁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그는 전부터 임씨 가문과 친분이 있었고 최재원 역시 최씨, 임씨 가문의 통혼을 지지했다. 뒤에서 조금이라도 불을 지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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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강서연을 데리고 너의 어머니를 만나봤어?”최재원이 물었다.“만나봤어요. 어머니가 서연이를 너무 좋아해요.”최연준이 대답했다.“흠!”최진혁이 좋은 뜻을 품지 않고 웃었다.“연준아. 그 아가씨 대단한 분이네! 무슨 방법을 썼기에 김 대표처럼 까다로운 사람도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일까?”최연준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작은삼촌이 일부러 이렇게 말하면 할아버지께서는 서연이가 수단이 있는 사람이라고 오해할 수 있잖아요.’이미 강서연의 출신에 불만이 많았던 최재원이 수단이 있다는 딱지까지 붙이면 영감님의 인정을 받기는 더욱 어려워진다.최연준은 심호흡하고 설명했다.“서연이가 어머니랑 잘 지내는 건 사실이에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작은삼촌보다 훨씬 나아요!”“너 지금 뭐라고 했어?”최진혁은 인상을 구겼다.“네가 말하면 말했지, 어째서 나랑 엮이게 만들어!”“저는 그냥 사실을 말하는 거예요.”최연준은 느긋하게 펜을 돌리면서 말했다.“작은삼촌도 우리 어머니랑 몇 년을 알고 지냈는데 아직도 어떤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적이 없는 것 같은데요? 저의 어머니는 좀 까다롭게 굴지만 사람 보는 눈은 있어요. 작은삼촌은 여기서 이간질하기보다 서연이한테 잘 배워서 어머니랑 어떻게 잘 지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그게 앞으로 발전하는 데도 유리하지 않겠어요?”최연준의 말은 칼같이 가슴을 찔렀다.“너, 이 버릇없는 자식!”최진혁은 테이블을 세게 치고 너무 급해서 속마음에 있던 욕까지 내뱉었다.“어른한테 지금 이게 할 소리야?”최재원은 그를 한 번 훑어봤다.최진혁은 그제야 자신이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속으로는 매우 불만이었다.“내가 왜 네 엄마랑 친하게 지내야 하지? 내가 엮이는 일도 없는데!”“그래요? 그러면 삼촌 장부의 이백억 원은 어떻게 채운 거죠? 김중 재단의 돈을 건들지 않았다고 맹세할 수 있어요?”“최연준! 네가 감히 내 장부를 뒤져?”“후계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사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최상 그룹에서 당신은 저의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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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최진혁은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계열사를 회수하든 파직시키든 너한테는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최재원이 그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앞으로는 회사에 나올 필요 없어! 지금 네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애들한테 넘겨. 그리고 연준아, 이 일은 네가 알아서 잘 안배해. 인계받은 사람은 반드시 품행이 단정해야 해. 다시는 착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야!”“네, 알겠습니다.”최연준이 가볍게 웃어 보였다. 이미 마음속에 그만의 계획이 다 있었다. 가족 중에 같은 또래가 많았는데 몇몇 사촌 형과 사촌 누나들이 행실이 점잖고 듬직하여 믿고 맡길만했다.“그리고 서교 땅은...”최재원이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연준이 네가 알아서 책임져. 그 어떤 실수도 있어선 안 돼.”“네.”최연준의 얼굴에 덤덤한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번에는 단 두어 마디 말로 이사회에서 최진혁을 파면했고 이번에도 단 몇 마디 말로 최진혁을 프로젝트에서 내쫓았다.최진혁이라는 걸림돌이 하나 제거되긴 했지만, 아직 임씨 가문이 남아있었다.“할아버지.”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삼촌이 더는 참여하지 않는다면 임씨 가문은...”“임씨 가문은 우리한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야.”최재원의 시선이 최연준에게 향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최재원이 그를 그윽하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내가 너한테 나연이랑 결혼하라고 몰아붙이진 않았잖아. 그렇다고 해서 너도 강서연 하나만 원해서는 안 되지!”“할아버지...”“됐어. 나 피곤해.”최재원이 손을 내젓더니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이 일은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 아무튼 일할 땐 나연이랑 호흡 잘 맞춰.”문 앞으로 다가간 최재원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강서연 그 여자가 너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몰라.”...주말, 강서연과 최연준은 두 어머니를 모시고 바람 쐬러 나갔다.마침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늘이 짙푸른 색을 띠었고 커다란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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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분위기가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강서연은 고개만 푹 숙인 채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자옥과 윤문희는 서로 눈짓을 주고받다가 가볍게 웃어 보이고는 눈치 있게 빠져주었다. 지금은 아무래도 둘만의 시간이 필요했다.“한서야, 우리한테 다른 데 좀 구경시켜 줘.”김자옥의 뜻을 단번에 이해한 방한서는 재빨리 나가 차에 시동을 걸었다.하지만 배경원은 여전히 눈치 없이 제자리에 선 채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형, 형수님.”그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두 사람은 아무것도 준비할 필요 없어요. 제가 다 꾸며놓았으니까 언제든지 이사 오시면 돼요.”고개를 든 강서연은 최연준의 그윽한 눈빛과 마주쳤다. 최연준은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렸다.“당신이 싫다면 나도 강요하지 않을게.”강서연은 잠깐 멈칫하다가 속으로 몰래 피식 웃었다.최연준의 진짜 신분을 알고 난 후로 최연준은 강요하지 않겠다는 말을 거의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사실 그녀는 그가 가끔 강요하길 바랄 때도 있었다.예전에 최연준이 그녀에게 매달리던 때가 생각났다. 그땐 강요하지 않겠다는 말 따위 전혀 하지 않았다. 그녀가 반항할 때면 한 손으로 그녀를 제압하고 다른 한 손으로 옷의 단추를 벗겨버리곤 했다...한 사람을 사랑하는지, 사랑하지 않는지는 몸이 가장 솔직한 답변을 해준다고 한다.강서연은 심장이 터져 나올 듯이 쿵쾅거렸고 마치 열이 나는 것처럼 얼굴이 빨개졌다.그녀의 생각을 알 리 없었던 최연준은 그녀가 거절하는 줄 알고 저도 모르게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이번에도 또 글렀네.’“괜찮아.”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마지못해 한마디 했다.“기다릴게.”‘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야...’최연준의 얼굴에 쓸쓸함이 아주 잠깐 스쳤지만, 강서연은 그걸 단번에 캐치했다. 그녀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커다란 두 눈을 깜빡이면서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뭘 기다리겠다는 거예요?”그가 어두운 목소리로 대답했다.“당신이 원할 때까지 기다릴게.”“내가 언제 싫다고 했어요?”최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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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셋째 도련님의 아내가 되는 게 확실히 쉬운 일은 아니에요.”강서연이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높은 곳에 있으면 외롭기 마련이다. 지위가 높은 그는 부귀영화를 누리는 동시에 그를 적대시하는 사람도 자연스레 많아진다. 최씨 가문 사람들은 그를 감히 건드리지 못하기에 그의 주변 사람들에게로 타깃을 돌렸다.“나 자신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요.”그녀는 그의 두 눈을 빤히 보며 말했다.“그리고 당신이 나 때문에 신경 쓰게 해서는 더더욱 안 되고요. 내가 강해져야만 자신을 지킬 수 있고 당신의 발목을 잡지 않아요. 난 당신의 가장 안정적인 마지막 방어선이 될 거예요.”“서연아...”최연준은 만감이 교차했다. 역시 그의 여자는 나약하고 쉽게 괴롭힘당하는 성격이 아니라 똑 부러지고 강했다.훌륭한 최연준과 전혀 뒤처지지 않는 강서연은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두 사람이 가장 잘 지내는 방법이었다. 서로 대등한 것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다.“저기 있잖아요...”배경원이 바짝 다가가 물었다.“그래서 여기 살겠다는 거예요, 말겠다는 거예요? 됐어요, 그만 질질 끌고 제가 대신 정해줄게요. 오늘 밤엔 그냥 여기 묵어요. 안 그러면 제가 정성스레 준비한 게 무용지물이 되잖아요.”“네?”강서연이 궁금증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정성스레 준비했다고요?”배경원은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머리를 긁적였다.“아니면... 저랑 같이 들어가 볼래요?”두 사람은 배경원과 함께 별장을 구경했다.양복 차림의 배경원이 서류까지 들고 어찌나 열정적으로 소개하는지 마치 부동산의 우수한 직원 같았다.그 모습에 최연준이 피식 웃었다. 어릴 적부터 함께 자라면서 이토록 진지한 배경원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이 집은 저의 첫 계약 건이에요!”배경원이 자랑스럽게 넥타이를 당겼다.“그러니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해 드려야죠. 여길 보세요...”그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고개를 돌린 강서연은 화들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게 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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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최연준이 마침 팔목에 끼고 있어 강서연은 두 팔찌를 서로 비교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완전히 똑같았고 방울의 디자인과 꽃무늬도 똑같았다.두 사람은 서로 마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준은 강서연의 손을 잡고 바로 에덴을 나섰다.그들은 차를 타고 온천 리조트 근처에 도착했다. 옆에 바다가 있어 짭조름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차에서 내린 그들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걷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아가씨 팔자가 괜찮네요. 음... 그런데 부부의 인연이 좀 부족해요. 두 사람 언젠가는 헤어질 거예요!”마음이 움찔한 강서연의 발걸음이 빨라졌다.할머니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다른 여행객들에게 손금을 봐주고 있었고 웃을 듯 말 듯 모든 걸 꿰뚫어 보고 있는 표정이었다.할머니의 목소리가 계속하여 들려왔다.“하지만 언젠가는 행복해질 거예요!”‘그때 우리한테도 똑같은 얘기를 해주셨는데?’“이 팔찌를 줄게요.”할머니는 방울이 달린 빨간 팔찌 두 개를 꺼냈다.“만약 나중에 헤어진다면 이 팔찌로 두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게 될 겁니다...”최연준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하, 그냥 누구한테나 다 똑같은 얘기를 하는구나!’그는 할머니의 말을 믿은 자신을 비웃었다. 그냥 가려던 그때 화가 난 강서연이 할머니에게 따지려 했다.“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지금 우리를 놀린 거잖아요.”“그만해, 됐어.”최연준이 피식 웃었다.“할머니도 먹고살아야 하니까 그러신 거겠지. 아니면 저 연세에 여기서 점이나 봐주겠어?”“하지만...”강서연이 입을 삐죽거렸다.“할머니 그 말 때문에 엄청 오래 걱정했단 말이에요!”최연준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사실 그도 걱정한 건 마찬가지였다. 가끔 밤에 자다 깨서 두 사람이 언젠가는 헤어질 거란 말만 떠올리면 다시 편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이제야 그 진실이 드러났다. 할머니는 점을 볼 줄 몰랐고 그냥 그들을 속인 사기꾼이었다.그는 할머니에게 속았다는 분노보다 마음속의 돌덩이가 사라진 것 같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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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강서연과 최연준은 보금자리를 에덴으로 옮겼다.배경원이 전부 준비해 놓긴 했지만, 강서연은 그래도 직접 꾸며야 자기 집에 더 애착이 간다고 생각했다. 하여 신문사 일을 인수인계하고 어진 엔터테인먼트로 출근하기 전 오성 시내를 둘러보며 또 이것저것 사다 놓았다.물론 전부 최연준의 카드를 긁었다. 최연준이 회의를 하는 동안에도 거래 내역 문자를 끊임없이 받았다.최연준이 눈살을 살짝 찌푸렸지만, 얼굴에는 사랑 가득한 미소가 스쳐 지나갔다.‘뭘 이렇게나 많이 사? 예전에는 구매욕이 별로 없는 줄 알았는데... 이대로 계속 샀다간 이번 달 용돈이 줄어드는 거 아니야? 경섭 씨처럼 담배 살 돈도 없으면 어떡해?’최연준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만 같았다.한창 보고를 올리던 총괄 담당자는 무심결에, 수심에 찬 그의 얼굴을 보고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도... 도련님?”총괄 담당자는 입꼬리를 파르르 떨며 억지로 미소를 쥐어짰다.“도련님, 제가 혹시 잘못 보고한 거라도 있나요?”하지만 최연준은 그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 머릿속에 온통 담뱃값 생각뿐이었다...‘안 돼!’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빠른 속도로 회의실을 박차고 나갔다. 회의실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져 방한서에게 시선을 돌렸다.“도련님 왜 저래요?”“회사에 무슨 큰일이라도 났나요?”“설마 회장님의 건강에 문제가 생긴 건 아니겠죠?”“퉤퉤퉤...”방한서는 이마를 짚으며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조금 전 그는 최연준의 휴대 전화 화면에 뜬 거래 내역과 강서연이 보낸 웃는 이모티콘을 정확히 보았다.「자기야, 이제 침대 시트만 사면 돼요.」자기야... 강서연이 요즘 그를 부를 때 쓰는 새로운 애칭이다. 방한서는 저도 모르게 온몸에 닭살이 돋았다....최연준은 강서연이 사준 자동차를 운전하여 쇼핑몰로 향했다.이 쇼핑몰은 DL처럼 그리 눈부시게 화려하지 않았고 오성에서도 2등급 수준이었다. 비록 최상 그룹에 속해있긴 하지만 쇼핑몰 담당자는 그룹의 회의마저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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