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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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최연준이 고개를 숙였다.강서연이 그래도 여자의 표준 키였지만 최연준 앞에서는 발꿈치를 들어도 겨우 그의 어깨 정도 닿았다. 최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만 보여주는 따스한 눈빛을 보냈다.“내가 안 오면 이번 달 용돈이 없을 것 같던데?”그가 피식 웃었다.“그럴 리가요. 당신 용돈은 다 남겨뒀어요.”“정말?”“그럼요... 내가 계산해 보니까 당신 점심은 회사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돈이 따로 필요 없고 옷도 내가 사주잖아요. 그리고 우리 지금 에덴에 살아서 집세 낼 필요도 없어요. 강주에서 살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졌어요. 의식주와 교통 중에 그냥 교통비만 필요하겠더라고요.”강서연이 손가락을 접으며 계산했다.“지금 타고 다니는 저 차는 소배기량이라서 기름도 엄청나게 아껴요. 계산해 보니까 한 달에 10만 원이면 충분할 거예요! 그래서...”그녀는 활짝 웃으며 5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그의 셔츠 주머니에 넣었다.“이번 달 용돈이에요. 아껴 써요.”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역시 그의 예상대로 담뱃값은 없었다. 그는 속으로 슬피 울부짖었지만, 강서연의 귀여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왜 그래요?”강서연은 우쭐거리며 그를 쳐다보았다.“액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아니, 아니.”최연준이 입을 삐죽거렸다.“그... 침대 시트 아직 못 샀다며?”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난 발걸음으로 침대 시트를 보러 갔다.최연준은 셔츠 주머니 속 5만 원짜리 두 장을 움켜쥐었다.‘이번 달은 차를 적게 운전해야겠어. 그냥 경수 아저씨한테 차랑 운전기사를 보내달라고 할까? 이 10만 원은 내 비상금으로 몰래 숨겨야 해!’...“경섭 씨, 물어볼 게 있어요.”이튿날 최연준은 육경섭을 사무실로 불렀다.그런데 육경섭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멍하니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최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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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나석진이랑 계약하는 거 말이에요. 설마 잊은 거 아니죠?”육경섭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그가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립스틱 300개와 바꿔온 것이다.“잊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최연준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육경섭은 그를 보며 머뭇거렸다.“정말이에요? 그런데 어진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도 나석진이랑 계약하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사적으로 여러 번이나 연락했다던데요?”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엄마 회사잖아? 엄마도 나석진 씨한테 관심이 있었어?’만약 두 회사가 정말로 경쟁한다면 그의 입장이 곤란해진다.“그냥 소문일 수도 있잖아요.”최연준이 덤덤하게 말했다.“내가 한번 알아볼게요.”“네, 고마워요.”육경섭이 크게 웃었다.립스틱 300개인데 낭비해서는 절대 안 되었다....에덴으로 돌아온 최연준이 안방으로 들어갔을 때 강서연은 한창 침대 시트를 펴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그녀가 허리를 비틀거리며 침대를 정리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유혹적이었다. 그는 제 자리에 넋을 놓고 서 있었다...최연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인기척을 들은 강서연이 고개를 돌리자, 최연준의 그윽한 두 눈과 딱 마주쳤다.“왔어요?”그녀가 순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방금 새 시트 폈어요. 어때요?”지금 최연준의 눈에는 시트고 뭐고,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와 이 침대 위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상상뿐이었다.“응, 괜찮네.”그는 시트를 대충 흘겨보았다.“무늬는 어때요?”“예쁘네.”그녀를 쳐다보는 최연준의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연준 씨, 우리...”“여러 개 더 사면 좋겠다.”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한마디 하고는 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강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졌고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여러 개 사서... 뭐 하려고요?”“두고두고 쓰는 거지.”최연준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하나 더 사긴 했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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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최연준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돌아보았다.헝클어진 머리와 비몽사몽한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만약 회사에 별다른 일이 없었더라면 아마 계속했을 것이다...“진짜 도시락을 가져다줄 거야?”그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강서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준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음흉하게 웃었다.“알았어.”그가 나지막이 말했다.“점심에 기다릴게.”점심에 밥을 먼저 먹을지, 그녀를 먼저 먹을지...최연준이 집을 나서자, 강서연은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한창 청소하던 박경실은 갑자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저도 모르게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서연은 아주 능숙하게 반찬과 찌개를 만들고 도시락통에 담을 준비를 했다.“서연 씨, 무슨 요리를 했어요?”박경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당기는데 먹으면 엄청 맛있을 것 같아요.”강서연이 환하게 웃더니 갈비찜 한 점을 접시에 담아 그녀에게 건넸다. 박경실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하도 먹어보라고 하여 한입 맛보았다. 간도 딱 맞았고 전혀 느끼하지도 않았다.박경실은 웃으며 감탄했다.“전 이 나이를 먹어도 요리 솜씨는 서연 씨보다 한참 못해요.”“그럼, 앞으로는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요.”“그건 안 되죠!”박경실이 화들짝 놀랐다.“절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데 밥까지 해달라는 건 너무 염치없어요. 밥은 제가 해서 두 분께 대접해야죠...”“아주머니.”강서연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를 볼 때면 자꾸만 어머니가 떠올랐다. 학대를 받은 적이 있고 의지할 데도 없이 쓸쓸하게 살아온 것만으로 충분히 가여운데 말년까지 비참하게 보내게 해서는 안 되었다.“저한테는 이러시지 않으셔도 돼요. 우리가 남입니까?”강서연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우리 집에는 그런 규칙이 없어요. 게다가 아주머니는 어른이시고 경수 아저씨도 연준 씨 어릴 적부터 봐 온 분이시잖아요. 저희가 두 분을 존중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서연 씨...”박경실은 울컥하여 목이 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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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바로 집을 나섰다.최연준은 그녀에게 특별한 출입 카드를 주었다. 프런트에 가서 예약하지 않아도 이 카드만 있으면 건물의 그 어느 층도 다 갈 수 있었다.그녀는 그 카드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맨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려던 그때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구체적인 내용은 이러합니다. 이 보고서도 한번 보세요.”강서연이 잠깐 멈칫했다.‘목소리가 익숙한 게 누구더라... 그 도도한 임나연 씨? 임나연 씨가 연준 씨 사무실에 있어? 어쩐지 오는 길에 문자를 몇 통이나 보내도 답장이 없더라니.’“연준 씨.”임나연의 목소리가 가늘어졌다.“이번 주에 프랑스 쪽이랑 계약하는 거 있잖아요. 내가 다 준비 마쳤어요.”최연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이 모든 게 다 연준 씨를 위한 거예요.”임나연이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같이 일할 이 기회를 아주 소중히 생각하고 있어요. 연준 씨, 내가 내 마음을 꺼내 보여야 믿겠어요? 좋아요, 연준 씨만 고개를 끄덕인다면 지금 당장 꺼내서 보여줄게요.”‘역겨워!’강서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물론 그녀는 최연준을 누구보다 더 믿었다. 하지만 최연준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해서 다른 여자들이 매달리지 않는다는 법은 없었다.강서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도시락통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최연준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문을 사이에 두고 강서연은 임나연이 얼마나 약한 척하며 여우짓을 하고 있을지 눈에 훤했다. 그 생각만 하면 가슴에 가시가 찔린 듯 아팠다.“방금 뭐라고 했어요?”잠깐의 침묵 끝에 갑자기 최연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 그게...”임나연이 다급하게 말했다.“서교 땅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몇몇 담당자들이 기획안과 예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요...”“그 얘기 말고요.”최연준은 펜을 내려놓고 팔짱을 낀 채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의 그윽한 두 눈을 마주한 임나연은 가슴이 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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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이젠 임나연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왜 그래요?”최연준은 그녀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아까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겠다면서요?”“연준 씨...”임나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내가 대신 꺼내줄까요?”“아니, 내 말은 연준 씨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는 말이죠.”임나연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겠다는 건... 그냥 비유를 그렇게 한 거죠...”임나연이 횡설수설했다.“연준 씨, 그 말도 못 알아들어요?”“정말 미안하네요.”최연준이 가볍게 웃었다.“나는 항상 문자적 의미로 이해하거든요. 아까 그렇게 얘기하니까 진짜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려는가 했잖아요.”“하.”임나연이 멋쩍게 말했다.“지금 농담하는 거죠?”“가깝지 않은 사람과는 절대 농담 안 해요.”최연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임나연은 입술을 깨물고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그를 째려보았다.“아직도... 나랑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우리 결혼을 밀어붙이시겠다고 하셨어요.”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린 그때 강서연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최연준은 그녀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시간을 확인했다.‘온 오전 바삐 일하느라 점심시간인 것도 몰랐네. 어떡하지!’“서연아...”그는 입술을 적시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나연이 그의 사무실에 있는 걸 그녀가 보고 말았다.“배고프죠? 오늘 연준 씨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싸 왔는데, 얼른 와서 먹어요.”강서연이 화를 내지 않자, 그의 불안했던 마음도 조금은 진정되었다.그는 강서연을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마치 이 세상에 그녀만 존재하는 것 같았고 임나연은 진작 없는 사람 취급당했다.강서연은 도시락통에 담아온 반찬을 하나하나 꺼낸 후 깨끗한 수저를 최연준에게 건넸다. 최연준은 고분고분 소파에 앉아 갈비찜 하나를 집어 그녀에게 먼저 먹여주었다.그녀는 웃으며 갈비찜을 받아먹고는 찌개 한 숟가락을 떠서 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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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강서연은 고개를 들고 난감한 기색을 드러냈다.“다음 주는 안 될 것 같은데요... 내일부터 어진 엔터테인먼트에 출근해요.”“벌써?”“네.”그녀가 웃으며 대답했다.신문사의 일을 인수인계한 후 김자옥은 하루에 전화를 세 통씩 하며 빨리 출근하라고 했다. 그녀는 며칠 더 쉬고 싶었지만 일이 먼저였다. 어쨌거나 그녀도 김자옥처럼 성공한 여성이 되고 싶었으니 말이다.“그건... 큰 문제 아니야.”최연준이 생각하다가 말했다.“엄마한테 말해서 하루 휴가 주라고 하면 돼.”강서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그래도 돼요?”“왜 안 돼?”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아주 중요한 연회라서 당신이 반드시 참석해야 해.”강서연은 중요하다는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 눈치였다. 그녀는 자신이 서교 땅의 진짜 주인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최연준이 중요하다고 한 건 임나연도 참석하기에 임나연과 함께 사람들 앞에 나서고 싶지 않다는 뜻으로 생각했다.강서연의 얼굴에 행복이 담긴 보조개가 나타났다....며칠 후, 어진 엔터테인먼트 대표 사무실.김자옥은 팔짱을 끼고 매서운 눈빛으로 눈앞의 남자를 째려보았다. 남자의 차갑고 잘생긴 얼굴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엄마...”김자옥은 더는 그를 거들떠보지 않고 컴퓨터만 들여다보았다.최연준은 평생 두 여자에게만 고개를 숙였다. 한 사람은 아내였고 다른 한 사람은 어머니였다.“엄마, 제 요구가 과한 것도 아닌데 왜 허락하지 않으세요?”“안 된다면 안 되는 거야!”김자옥이 강하게 밀어붙였다.“계약 행사 때 진짜 서연이랑 가고 싶단 말이에요.”“하지만 우리 회사에 서연이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야!”김자옥이 목청을 높였지만, 최연준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딱 반나절만 데리고 있을게요.”“30분도 안 돼!”“엄마, 너무 억지 부리시는 거 아니에요?”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김자옥은 그를 내쫓으려 했다.하지만 최연준의 키가 하도 커서 태권도 챔피언인 그녀마저도 밀기에는 힘에 부쳤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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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오늘 스케줄이 어떻게 돼?”“오후 1시에 두 예능 스타와 면담이 있고 2시 반에는 회사 내부 회의가 있어요. 그리고 3시 10분에서 5시까지 몇몇 중요한 언론사와 미팅이 있는데 협상을 타결해야 합니다. 저녁 7시에는 연예인 매니저와 저녁 식사 약속이 있어요. 장소는 멘하 센터의 회전 레스토랑입니다.”강서연이 조리 정연하게 보고했다. 비록 출근한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지만 세심하고 꼼꼼하며 무슨 일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처리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을 깔끔하게 안배했고 방안도 아주 잘 써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김자옥은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봐도 사람을 참 잘 뽑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바쁘게 움직이는 강서연을 보고 있자니 최연준은 마음이 아팠다.아침에는 밥 먹을 시간도 없이 급히 나갔고 늦은 밤까지 계획서를 작성하느라 다크서클이 선명한 채로 일어나는 일도 자주 있었다.강서연은 어마어마한 양의 업무량도 전부 감당했지만 그걸 바라보는 최연준은 받아들이지 못했다.“엄마.”그가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계속 말을 이었다.“서연이 지금 많이 힘들잖아요. 계약 행사에 함께 가려는 건 쉬게 하려는 거예요. 잠깐 쉬고 나면 정신도 맑아지고 업무 효율도 높아질 거예요.”최연준과 눈이 마주친 강서연은 히죽 웃다가 이내 다시 시선을 늘어뜨렸다. 하지만 김자옥의 귀에는 강서연이 지금 많이 힘들다는 말밖에 들리지 않았다.“서연아.”그녀가 부드럽게 물었다.“요 며칠 일하는 게 힘들었어?”“아니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매일 충실하게 보내서 너무 좋았어요.”김자옥은 그녀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말했다.“난 항상 일하는 속도가 빠르고 자기중심적이라 가끔 다른 사람을 헤아리지 못해... 속상한 게 있다면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말고 나한테 말해, 알았지?”강서연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여기 업무 환경도 좋고 대표님 옆에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최연준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늘 부하를 사정없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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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계약 행사의 규모가 그리 크진 않았지만, 참석한 사람들 모두 최연준이 사업할 때 왕래하는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었다.서교 땅 프로젝트는 여러 면의 이익과 직결되어 있었고 이번 계약은 주로 몇몇 건축 회사와 디자인 회사와의 계약이었다. 그리고 이 계약서에 강서연이 사인해야만 그 효력이 발생한다.강서연은 한창 대기실에서 준비하고 있었다. 그녀의 메이크업 담당자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였고 비서가 밀고 온 옷걸이에는 눈이 부시게 빛나는 고급 드레스가 걸려있었다. 전부 그녀를 위해 맞춤 제작한 것이라 단 한 벌 뿐이었다.스타일리스트들은 메이크업에 어울리는 옷을 고르고 있었고 강서연은 펜을 움직이며 서류 몇 장에 사인했다.그때 최연준이 노크하고 들어왔다. 무척이나 진지한 강서연의 모습을 바라보는 최연준의 두 눈에 사랑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는 그녀 옆에 앉아 스타일리스트들에게 손을 흔들며 그만 나가보라고 했다.방 안에는 최연준과 강서연 단둘만 남게 되었다.“다 사인했어요.”강서연은 계약서를 그에게 건넸다.“그래.”최연준은 계약서를 잘 챙긴 후 그녀를 쳐다보며 다정하게 말했다.“이게 다 뭔지 알아?”“그럼요. 조항 하나하나 다 꼼꼼하게 확인했어요. 아무 문제 없어요!”최연준이 피식 웃었다.사실 그는 계약서를 꼼꼼하게 확인한 후에 그녀에게 사인하라고 했다. 그런데 세심한 성격의 그녀는 또 한 번 빠르게 확인했다. 역시 그녀는 그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머리가 좋았다.“이해가 안 가는 게 있는데...”강서연이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연준 씨네 회사 프로젝트 아닌가요? 그런데 왜 나한테 사인하라고 하는 거예요?”“왜냐하면...”그는 잠깐 생각하다가 말했다.“프로젝트마다 이익과 리스크가 공존하잖아. 당신한테 사인하라고 한 건 수익을 나누기 위해서고 또... 리스크가 생기면 내 편에 서서 나랑 함께 이겨내 주길 바라서 그랬어.”“그건 당연하죠.”강서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팔짱을 꼈다. 눈망울이 어찌나 맑고 순수한지 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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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임나연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당신한테 할 얘기가 있어요.”강서연은 그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기실 안에 호신용 도구가 있는지 힐끔거렸다.“서연 씨, 연준이 마음속에 난 영원히 서연 씨보다 못한 존재라는 거 알아요.”임나연이 온화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나랑 연준이 결혼은 할아버지께서 정한 거예요. 우리 임씨 가문과 최씨 가문은 대대로 친분을 이어왔고 끊고 싶다고 해서 쉽게 끊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아니에요.”“그 말 이미 여러 번 들었어요.”강서연이 덤덤하게 말했다.“나연 씨, 어떤 일은 강요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어떤 사람은 단지 대대로 친분을 이어왔다는 이유로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을 거고요.”“나도 알아요.”임나연이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사실 난 진작 마음 접었어요. 연준이 내 것이 아니라면 그만 포기해야죠. 어쨌거나 연준이는 서연 씨랑 있을 때 더 즐거워하니까요. 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서연 씨도 연준이랑 어울릴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거예요.”강서연의 얼굴이 살짝 일그러졌다.“오늘 이런 자리는 난 어릴 적부터 자주 다녀서 아주 여유로워요. 그리고 연준이는 기자가 있는 걸 싫어해서 그 어떤 언론사로 초대하지 않았어요. 이따가 난 또 연준이랑 프랑스 바이어와 일 얘기도 좀 해야 해요.”임나연이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서연 씨, 우리가 얘기 나눌 때 옆에서 혼자 뻘쭘한 건 아니겠죠? 우리가 하는 얘기 하나도 못 알아듣잖아요.”강서연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서연 씨는 연준이랑 어울릴 만한 가문도 없고 지식과 능력은 더더욱 없죠. 나중에 두 사람이 결혼한다고 해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까요? 연준이는 그냥 서연 씨한테 한순간의 새로움을 탐해서 만나는 거고 나중에 차이가 점점 벌어지면 여전히 처음과 같은 마음일까요? 강서연 씨?”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임나연은 더욱 득의양양했다.“내가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건 다 서연 씨를 위해서예요. 서연 씨는 진짜 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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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임나연은 제자리에 굳은 채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강서연은 웃으며 우아하게 대기실을 걸어 나갔다.사실 그녀는 딱히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상대가 기어코 싸움을 걸어온다면 굳이 양보할 필요 없이 끝까지 싸울 생각이었다. 조금 전 자신을 최씨 가문의 안주인이라고 큰소리쳤으니, 안주인의 카리스마를 뽐내야 했다.그녀는 연회장으로 걸어가 최연준의 옆에 서더니 덤덤하고 여유롭게 그의 팔짱을 꼈다.“음, 드레스 잘 골랐네.”최연준이 가볍게 웃었다.“사람들이 다 당신을 쳐다보고 있어.”“당신이 골라준 건데 안 어울릴 리가 있겠어요?”그녀는 사랑스럽게 그에게 기댔다.그때 방한서가 몇몇 프랑스 바이어와 함께 걸어왔다. 최연준이 예의 바르게 인사를 건네고 강서연을 그들에게 소개하려던 그때 임나연이 갑자기 나타났다.“연준 씨!”그녀가 나타난 순간 많은 이의 이목이 그녀에게 쏠렸다.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 대부분이 최씨 가문과 임씨 가문의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최연준이 임나연과 무조건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최연준은 강주에서 돌아왔을 때 다른 여자를 데리고 왔다.외부에는 강서연에 관한 여러 추측만 떠돌았고 오늘에서야 강서연의 실물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이 타이밍에 임나연이 나타났다...사람들은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기대하는 듯한 눈빛이었다.임나연은 최연준 앞으로 요염하게 걸어오고는 일부러 옆에 있는 강서연을 힐끔거렸다.“연준 씨, 프랑스 바이어 분들은 내가 초대한 거예요. 그리고 통역사도 데려왔어요.”“그래요.”최연준이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임나연이 돌아서서 통역사에게 눈짓하자 통역사는 바로 알아듣고 불어로 프랑스인들에게 말했다.“계약 행사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최 대표님이랑 임나연 씨께서...”“최 대표님이랑 임나연 씨요?”그중 한 프랑스인이 통역사의 말을 가로채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강서연을 보며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이런 어색함이 바로 임나연이 원하던 것이었다.임나연은 아주 의기양양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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