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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이젠 임나연도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왜 그래요?”

최연준은 그녀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아까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겠다면서요?”

“연준 씨...”

임나연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내가 대신 꺼내줄까요?”

“아니, 내 말은 연준 씨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다는 말이죠.”

임나연의 목소리가 한껏 낮아졌다.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겠다는 건... 그냥 비유를 그렇게 한 거죠...”

임나연이 횡설수설했다.

“연준 씨, 그 말도 못 알아들어요?”

“정말 미안하네요.”

최연준이 가볍게 웃었다.

“나는 항상 문자적 의미로 이해하거든요. 아까 그렇게 얘기하니까 진짜 마음을 꺼내서 보여주려는가 했잖아요.”

“하.”

임나연이 멋쩍게 말했다.

“지금 농담하는 거죠?”

“가깝지 않은 사람과는 절대 농담 안 해요.”

최연준은 싸늘한 표정으로 살벌한 분위기를 내뿜었다. 임나연은 입술을 깨물고 붉으락푸르락한 얼굴로 그를 째려보았다.

“아직도... 나랑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우리 결혼을 밀어붙이시겠다고 하셨어요.”

최연준이 눈살을 찌푸린 그때 강서연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고 들어왔다. 최연준은 그녀를 보자마자 화들짝 놀라는가 싶더니 이내 시간을 확인했다.

‘온 오전 바삐 일하느라 점심시간인 것도 몰랐네. 어떡하지!’

“서연아...”

그는 입술을 적시며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임나연이 그의 사무실에 있는 걸 그녀가 보고 말았다.

“배고프죠? 오늘 연준 씨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싸 왔는데, 얼른 와서 먹어요.”

강서연이 화를 내지 않자, 그의 불안했던 마음도 조금은 진정되었다.

그는 강서연을 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마치 이 세상에 그녀만 존재하는 것 같았고 임나연은 진작 없는 사람 취급당했다.

강서연은 도시락통에 담아온 반찬을 하나하나 꺼낸 후 깨끗한 수저를 최연준에게 건넸다. 최연준은 고분고분 소파에 앉아 갈비찜 하나를 집어 그녀에게 먼저 먹여주었다.

그녀는 웃으며 갈비찜을 받아먹고는 찌개 한 숟가락을 떠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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