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4화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바로 집을 나섰다.

최연준은 그녀에게 특별한 출입 카드를 주었다. 프런트에 가서 예약하지 않아도 이 카드만 있으면 건물의 그 어느 층도 다 갈 수 있었다.

그녀는 그 카드로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맨 꼭대기 층에 도착했다. 그의 사무실에 들어가려던 그때 안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러합니다. 이 보고서도 한번 보세요.”

강서연이 잠깐 멈칫했다.

‘목소리가 익숙한 게 누구더라... 그 도도한 임나연 씨? 임나연 씨가 연준 씨 사무실에 있어? 어쩐지 오는 길에 문자를 몇 통이나 보내도 답장이 없더라니.’

“연준 씨.”

임나연의 목소리가 가늘어졌다.

“이번 주에 프랑스 쪽이랑 계약하는 거 있잖아요. 내가 다 준비 마쳤어요.”

최연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다 연준 씨를 위한 거예요.”

임나연이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

“지금 같이 일할 이 기회를 아주 소중히 생각하고 있어요. 연준 씨, 내가 내 마음을 꺼내 보여야 믿겠어요? 좋아요, 연준 씨만 고개를 끄덕인다면 지금 당장 꺼내서 보여줄게요.”

‘역겨워!’

강서연은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물론 그녀는 최연준을 누구보다 더 믿었다. 하지만 최연준이 다른 여자에게 관심이 없다고 해서 다른 여자들이 매달리지 않는다는 법은 없었다.

강서연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도시락통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피가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최연준은 여전히 아무 말이 없었다.

문을 사이에 두고 강서연은 임나연이 얼마나 약한 척하며 여우짓을 하고 있을지 눈에 훤했다. 그 생각만 하면 가슴에 가시가 찔린 듯 아팠다.

“방금 뭐라고 했어요?”

잠깐의 침묵 끝에 갑자기 최연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그게...”

임나연이 다급하게 말했다.

“서교 땅 프로젝트가 시작되었고 몇몇 담당자들이 기획안과 예산 보고서를 제출했다고요...”

“그 얘기 말고요.”

최연준은 펜을 내려놓고 팔짱을 낀 채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그윽한 두 눈을 마주한 임나연은 가슴이 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