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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최연준이 놀란 얼굴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헝클어진 머리와 비몽사몽한 모습이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만약 회사에 별다른 일이 없었더라면 아마 계속했을 것이다...

“진짜 도시락을 가져다줄 거야?”

그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한 강서연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최연준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음흉하게 웃었다.

“알았어.”

그가 나지막이 말했다.

“점심에 기다릴게.”

점심에 밥을 먼저 먹을지, 그녀를 먼저 먹을지...

최연준이 집을 나서자, 강서연은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창 청소하던 박경실은 갑자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저도 모르게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강서연은 아주 능숙하게 반찬과 찌개를 만들고 도시락통에 담을 준비를 했다.

“서연 씨, 무슨 요리를 했어요?”

박경실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

“냄새만 맡아도 입맛이 당기는데 먹으면 엄청 맛있을 것 같아요.”

강서연이 환하게 웃더니 갈비찜 한 점을 접시에 담아 그녀에게 건넸다. 박경실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하도 먹어보라고 하여 한입 맛보았다. 간도 딱 맞았고 전혀 느끼하지도 않았다.

박경실은 웃으며 감탄했다.

“전 이 나이를 먹어도 요리 솜씨는 서연 씨보다 한참 못해요.”

“그럼, 앞으로는 맛있는 거 많이 해줄게요.”

“그건 안 되죠!”

박경실이 화들짝 놀랐다.

“절 받아주신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한 데 밥까지 해달라는 건 너무 염치없어요. 밥은 제가 해서 두 분께 대접해야죠...”

“아주머니.”

강서연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녀를 볼 때면 자꾸만 어머니가 떠올랐다. 학대를 받은 적이 있고 의지할 데도 없이 쓸쓸하게 살아온 것만으로 충분히 가여운데 말년까지 비참하게 보내게 해서는 안 되었다.

“저한테는 이러시지 않으셔도 돼요. 우리가 남입니까?”

강서연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

“우리 집에는 그런 규칙이 없어요. 게다가 아주머니는 어른이시고 경수 아저씨도 연준 씨 어릴 적부터 봐 온 분이시잖아요. 저희가 두 분을 존중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예요.”

“서연 씨...”

박경실은 울컥하여 목이 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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