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2화

“나석진이랑 계약하는 거 말이에요. 설마 잊은 거 아니죠?”

육경섭이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건 그가 자존심까지 버려가며 립스틱 300개와 바꿔온 것이다.

“잊지 않았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최연준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육경섭은 그를 보며 머뭇거렸다.

“정말이에요? 그런데 어진 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도 나석진이랑 계약하려고 한다고 들었어요. 사적으로 여러 번이나 연락했다던데요?”

최연준이 화들짝 놀랐다.

‘엄마 회사잖아? 엄마도 나석진 씨한테 관심이 있었어?’

만약 두 회사가 정말로 경쟁한다면 그의 입장이 곤란해진다.

“그냥 소문일 수도 있잖아요.”

최연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한번 알아볼게요.”

“네, 고마워요.”

육경섭이 크게 웃었다.

립스틱 300개인데 낭비해서는 절대 안 되었다.

...

에덴으로 돌아온 최연준이 안방으로 들어갔을 때 강서연은 한창 침대 시트를 펴고 있었다. 작은 체구의 그녀가 허리를 비틀거리며 침대를 정리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유혹적이었다. 그는 제 자리에 넋을 놓고 서 있었다...

최연준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 그녀에게 다가갔다. 인기척을 들은 강서연이 고개를 돌리자, 최연준의 그윽한 두 눈과 딱 마주쳤다.

“왔어요?”

그녀가 순진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방금 새 시트 폈어요. 어때요?”

지금 최연준의 눈에는 시트고 뭐고,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와 이 침대 위에서 뜨거운 시간을 보내는 상상뿐이었다.

“응, 괜찮네.”

그는 시트를 대충 흘겨보았다.

“무늬는 어때요?”

“예쁘네.”

그녀를 쳐다보는 최연준의 두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연준 씨, 우리...”

“여러 개 더 사면 좋겠다.”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한마디 하고는 그녀를 품에 와락 끌어안았다.

강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그의 심장박동이 점점 빨라졌고 그녀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여러 개 사서... 뭐 하려고요?”

“두고두고 쓰는 거지.”

최연준은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낮게 깔린 목소리가 너무나도 매력적이었다.

“하나 더 사긴 했어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