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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최연준이 고개를 숙였다.

강서연이 그래도 여자의 표준 키였지만 최연준 앞에서는 발꿈치를 들어도 겨우 그의 어깨 정도 닿았다. 최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녀에게만 보여주는 따스한 눈빛을 보냈다.

“내가 안 오면 이번 달 용돈이 없을 것 같던데?”

그가 피식 웃었다.

“그럴 리가요. 당신 용돈은 다 남겨뒀어요.”

“정말?”

“그럼요... 내가 계산해 보니까 당신 점심은 회사에서 챙겨주는 사람이 있으니까 돈이 따로 필요 없고 옷도 내가 사주잖아요. 그리고 우리 지금 에덴에 살아서 집세 낼 필요도 없어요. 강주에서 살 때보다 훨씬 여유로워졌어요. 의식주와 교통 중에 그냥 교통비만 필요하겠더라고요.”

강서연이 손가락을 접으며 계산했다.

“지금 타고 다니는 저 차는 소배기량이라서 기름도 엄청나게 아껴요. 계산해 보니까 한 달에 10만 원이면 충분할 거예요! 그래서...”

그녀는 활짝 웃으며 5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그의 셔츠 주머니에 넣었다.

“이번 달 용돈이에요. 아껴 써요.”

최연준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역시 그의 예상대로 담뱃값은 없었다. 그는 속으로 슬피 울부짖었지만, 강서연의 귀여운 눈빛을 마주한 순간 억지로 웃을 수밖에 없었다.

“왜 그래요?”

강서연은 우쭐거리며 그를 쳐다보았다.

“액수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아니, 아니.”

최연준이 입을 삐죽거렸다.

“그... 침대 시트 아직 못 샀다며?”

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신난 발걸음으로 침대 시트를 보러 갔다.

최연준은 셔츠 주머니 속 5만 원짜리 두 장을 움켜쥐었다.

‘이번 달은 차를 적게 운전해야겠어. 그냥 경수 아저씨한테 차랑 운전기사를 보내달라고 할까? 이 10만 원은 내 비상금으로 몰래 숨겨야 해!’

...

“경섭 씨, 물어볼 게 있어요.”

이튿날 최연준은 육경섭을 사무실로 불렀다.

그런데 육경섭의 상태도 별로 좋지 않아 보였다. 그는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멍하니 천장만 올려다보았다. 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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