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341 - 챕터 350

1655 챕터

제341화

최연준은 잠시 멈칫했다.“나는 무슨 수를 쓰든 여기에 남을 것이야.”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강서연은 웃었다. 이 대답은 그녀가 이미 예상했다.이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할 때 나오는 행동이다. 최연준이 다쳤어도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병실 밖에 남았을 것이다.그러나 인지석은 한참 애틋하고 감동적인 고백을 한 후 성큼성큼 떠나 버렸다.마치 조금 전의 모든 것들이 연기 같았다.최연준은 강서연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 마음이 조여지면서 무언가를 깨달았다.“내가 진작부터 알아봤어. 인지석 이 사람은 믿으면 안 돼! 연희가 계속 이 감정에 깊이 빠져들면 장차 큰 손해를 볼 것이야!”최연준은 몹시 화가 났다.“성급하지 마세요.”강서연은 그를 살살 달랬다.“보아하니 은 대표님께서는 아직 두 사람의 관계를 모르는 것 같아요.”“알게 되더라도 크게 캐묻지 않을 거야.”최연준은 얼굴이 어두워졌다.“은 대표님은 자유연애를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아이가 가문의 이익을 위해 희생되는 것을 가장 싫어해. 하지만 인지석과 연희는 어울리지 않아서 절대로 같이 있으면 안 돼.”“연준 씨.”강서연은 입술을 깨물고 말했다.“제가 걱정하는 건... 인지석이 연희 씨에게 진심이 아니라 이용하려는 마음이 있는 거예요.”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저도 제가 잘못 생각하기를 바라지만 그래도 미리 준비해야 해요. 연희 씨가 손해 보지 않게 우리가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강서연이 걱정스럽게 말했다.최연준은 이전에 강주에서 있었던 일을 되새겨 보았다.구현수가 도망친 이후로 그는 모든 길목의 CCTV를 찾아봤는데 번호판이 없는 그 검은 차는 결국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그때 최연준은 CCTV에서 모호하게 찍힌 기사를 의심했다. 그 사람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얼굴은 반쪽만 드러냈는데 창백하고 말라 보였다. 만약 인지석의 코 윗부분을 다 가리고 보면 그 반쪽 얼굴과 매칭이 된다.그러나 그는 감히 쉽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나중에 다시 사람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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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강서연은 신경 쓰지 않고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으려는데 갑자기 익명의 메시지가 하나 더 들어왔다.「보고 싶어.」강서연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불길한 예감이 덩굴처럼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것 같았다.그녀는 한참 동안 머리가 텅 빈 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숨을 깊게 빨아들였지만 뭔가 가슴에 막힌 듯 괴로웠다.조금 전에 온 문자와 같이 잘못 보낸 것이라고 그녀는 자신을 위로했다.강서연은 갑자기 등 뒤에서 한기가 느껴져 외투를 두르고 발걸음을 재촉하여 집으로 갔다....최상 그룹, 꼭대기 층.최연준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발아래 번화한 도시를 내려다보았다. 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고 깊은 눈동자에는 차가운 한기가 서렸다.“도련님.” 방한서가 문을 두드리고 들어와서 낮은 목소리로 보고했다.“신 의사님의 거처를 준비해 드렸습니다. 오늘 의학연구센터로 출근할 겁니다.”“응.”최연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신 의사님은 외과 의사이지만 정신과나 심리학 쪽에서도 연구 성과가 있어 의학센터 쪽에서는 평소에도 진료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오후에 오성에 도착하자마자 연희 아가씨를 만났는데 아가씨의 기분이 많이 좋아졌습니다.”방한서의 보고를 다 듣고 나서야 최연준은 찌푸리고 있던 미간을 천천히 풀었다.“다행이다.”그는 돌아서 방한서를 보고 말했다.“서연이는 연희가 백화점에서 쓰러진 것이 인지석과 관련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하지만...”방한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저희가 이미 CCTV를 확인해 보았는데, 그때 인지석은 아가씨 곁에 없었어요.”최연준은 한참 동안 생각을 하고 조용히 말했다.“아마도 두 사람이 평소에 함께 지내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을 것 같아...”“도련님 뜻은?”“만약 그들 두 사람이 정말로 연애하고 있다면, 핸드폰에 틀림없이 서로 주고받은 문자가 있을 거야.”최연준은 표정이 어두웠다.“연희는 절대로 핸드폰을 보여주지 않을 거야. 어떻게 해서든 인지석의 핸드폰을 구해와야 해!”“네. 알겠습니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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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나는 딸일 것 같아.”임우정은 배를 만지며 말했다.“아기가 너무 착하고 배려심이 많아. 다른 사람들은 임신 초기에 온갖 반응을 보이고 토하고 어지러워하는데 나는 전혀 반응이 없어서 잘 먹고 잘 자고 있어!”“언니...”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배려심이 많은 건 아기가 아니라 경섭 씨 아니에요?”그녀는 부엌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육경섭은 주방에서 임산부 식단을 만들고 있었다. 균형 잡힌 레시피에 비주얼도 갖추었고 예쁜 그릇에 토핑까지 해서 그야말로 임산부 식단 포맷이다.부엌에 기대어 있던 최연준마저도 놀라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자신이 강서연에게 만들어줬던 아침 식사를 떠올렸다... 탄 토스트, 탄 계란, 시리얼이 없는 시리얼죽...그는 자신이 평생 노력해도 육경섭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왜 멍하니 서 있어요?”육경섭은 손을 닦고 자신의 걸작을 감상하다가 작은 문제를 발견했다.“안 돼... 우정이는 당근 냄새를 맡으면 속이 쓰리다고 해서 당근 조각들을 모두 골라내야 해!”그리고 그는 젓가락을 들고 조금씩 고르기 시작했다.최연준은 그의 어깨를 토닥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저를 숭배할 필요는 없어요.”육경섭은 낮은 목소리로 소곤거렸다.“알려줄게요... 제가 이렇게 시중을 들었는데도 우정이는 하루 종일 나를 못마땅해요.”“왜요?”“호르몬 때문이겠죠.”육경섭은 어깨를 으쓱했다.“괜찮아요. 제가 선택한 마누라는 무릎 꿇어서라도 끝까지 모셔야죠!”“네, 정신력이 대단하시네요.”“제 생명보다 소중한 사람인데 당연히 지켜야죠!”최연준은 웃으며 목청을 가다듬고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제가 할 말이 있어요.”“뭔데요?”“나석진, 계약 못 할 것 같아요.”육경섭은 갑자기 멘탈이 나갔고 칼을 들어 그를 베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몇 초 후, 주방에서 핑퐁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강서연과 임우정이 들었다...“최연준! 최연준!”육경섭은 국자를 들고 그를 때리려고 했다.“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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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최연준은 나석진의 배경에는 관심이 없었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손에 들고 있던 주걱을 테이블 위에 털썩 내던지고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안은 채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까만 눈동자에는 알 수 없는 분위기가 감돌았다.육경섭은 계속해서 말했다.“듣기로는 성남 사람인데 그쪽 가문과 남양의 군사 세력이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해요. 그 사람의 성과는 개인의 노력과 떼어놓을 수 없지만 그 뒤의 세력이 없었다면 이렇게 빨리 성공할 수 없었을 거예요!”최연준은 그를 힐끗 보고 침묵하다가 한마디 했다.“이게 무슨 배경이라고...”육경섭은 멀리서도 질투의 감정을 느꼈다.“단지 알려줬을 뿐이에요.”육경섭은 웃음을 참으며 말했다.“적을 알아야 승산이 있어요! 만약 그 사람을 상대하고 싶다면 그 사람의 배경을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어요?”“내가 그 사람의 배경을 알아서 뭐 하게요?”최연준은 냉소했다.“오성에서는 내가 왕이에요!”“왕이라고요? 그럼, 도련님께서 담배 한 갑을 사 올 수 있어요?”“...”“소소한 요구를 만족시켜 줄 수 있습니까?”“육경섭!”최연준은 얼굴빛이 굳어졌고 이를 갈며 큰소리쳤다.육경섭은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그에게 손사래를 치고 계속해서 감자채 썰기에 바빴다.‘담배 한 갑도 아까워한 게 누군데? 담배 살 돈도 없다고 비웃은 게 누군데? 다 이유가 있는 법이야!’“육경섭 씨, 칼에 손 조심하세요!”...보름 후.검은 롤스로이스가 명황세가의 문 앞에 멈췄다.오늘 밤 이곳에는 유명 인사들이 총출동했고 전부 지위가 있는 분들이다. 강서연은 유리창 너머로 한 번 보기만 해도 이런 고급 연회의 포스와 위압감을 느낄 수 있었다.그녀는 최연준과 손깍지를 끼고 있었는데, 갑자기 좀 불안해졌다.남자는 그녀의 약간 차가운 손끝을 느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자리가 처음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은 대표님도 전에 본 적이 있잖아. 그분은 아주 친절한 사람이야.”“알아요.”강서연은 심호흡을 한번 했다.“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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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강서연은 목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았다.강유빈이 골든 드레스를 입고 사람들 사이를 활보하는 것을 봤다.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는 임나연이 장난기 어린 눈빛으로 이런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최씨 가문의 큰 사모님이면 어때서? 그래봤자 졸부일 뿐이잖아! 오성에서 은씨 집안이 돼지 사료 파는 거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하하하...”은미연은 이쪽의 소리를 듣고 얼굴빛이 금세 바뀌었다. 적지 않은 하객들도 이런 말을 듣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다른 여러 대가족에 비해 은씨 집안은 그리 깊은 가족역사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은씨 집안은 돈이 많아서 농산업 외에도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것은 일도 아니다.상류사회에서는 감히 은씨 집안을 무시하는 사람이 없고, 졸부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강서연은 그쪽을 바라봤는데 강유빈의 의기양양한 표정은 마치 호구 같았다.그녀는 강유빈이 또 남에게 이용당했다고 단정했다.강서연은 그녀의 행동에 대해 창피했다. 강유빈과 혈연관계는 없지만 20년 넘게 강씨 집안과 같이 지내왔다.“은 대표님...”강서연은 미안해했다.“듣지 마세요. 이 사람은...”“이 사람이 서연 씨 언니죠?”은미연은 태연자약했다.그녀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유빈이 다가와 과장된 몸짓으로 강서연에게 손을 흔들었다.“어이구, 내 동생! 너도 여기 있었구나?”강서연은 어쩔 수 없이 눈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주위에는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다.“이 두 자매가 무슨 수단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최씨 가문의 두 도련님을 다 꼬시다니!”“최씨 가문에 시집갈 수 있을지는 또 별개의 문제죠.”“큰 사모님께서 방금 그 강씨 아가씨를 대하는 태도가 심상치 않은 건 셋째 도련님의 체면을 봐서 그런 거고... 이제 저 여자와 이 강씨 아가씨의 관계를 알게 되었으니 아무래도 불만이 있지 않을까요?”강서연은 마음이 조급해서 은미연의 손에서 손을 빼내려 했지만, 은미연은 그녀의 손을 더 꽉 쥐었다.은미연은 그녀를 보며 부드럽게 웃었고, 눈빛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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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주변이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졌다. 하지만 사람들도 그저 구경하려는 것일 뿐 강유빈 때문에 최씨 가문 큰 사모님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어리석진 않았다. 게다가 강유빈은 자기가 뿌린 씨를 자기가 거두고 있을 뿐이었다.“강유빈 씨 화가 많이 났네요?”은미연은 그녀를 내려다보며 싸늘하게 말했다.“이 술로 화 좀 가라앉혀요!”강유빈이 날카롭게 소리 지르며 얼굴을 쓱 닦자, 화장이 전부 번지고 말았다.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옆에 있던 케이크를 집었다. 그런데 던지기도 전에 마침 도착한 경호원에게 잡히고 말았다.은미연은 천천히 그녀 앞으로 다가가 웃음기를 싹 거두고 날카롭게 째려보았다.“앞으로 또 한 번 뒤에서 수군거리다가 내 귀에 들리기라도 한다면 술 한 잔 뿌리는 걸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그 혀를 확 뽑아버릴 수도 있으니까 명심해요!”...은미연은 강서연과 함께 메이크업을 수정하러 대기실로 갔다.“저 여자를 언제부터 혼쭐 내주고 싶었어요!”은미연이 레드 립스틱을 바르자 더욱 생기가 돌았다.“최지한은 어디 가서 저런 여자를 찾았대요? 최씨 가문 자제들은 정말 점점 형편없어지는 것 같아요. 저 강유빈도 문제예요. 최지한의 마음에 들었으면 해원 별장에 얌전히 있기나 할 것이지, 괜히 나와서 내 심기를 건드려서는...”그러더니 문득 뭔가 생각났는지 강서연을 쳐다보았다.“서연 씨, 내가 이렇게 말해도 괜찮죠?”강서연은 순간 멈칫했다가 이내 방긋 웃었다.“그럼요!”“내가 괜한 생각 했네요.”은미연도 따라 웃었다.“서연 씨가 감정을 중요시한다는 거 알아요. 그래서 아까 강유빈한테 함부로 해서 마음이 아파할까 봐 걱정했어요.”“감정을 중요시하는 것도 상대를 봐가면서 해야죠.”강서연이 덤덤하게 말했다.“저한테 잘해주는 사람이라면 마음을 다해 진심으로 보답할 거예요. 하지만 해하려는 사람이라면 제가 마음 아파할 이유가 없죠.”“좋아요, 그런 마인드라면 됐어요!”은미연이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그녀도 김자옥처럼 좋고 싫음이 분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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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화들짝 놀란 임나연이 고개를 돌렸다.“아, 매니저님.”그녀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큰 사모님께서 액세서리를 놓고 왔다면서 저더러 가져다 달라고 해서요. 그런데 저한테 카드 키가 없어요.”“괜찮아요. 저한테 카드 키가 있어요.”호텔 매니저는 다정하게 웃으며 카드 키를 꺼내 방문을 열어주었다.강서연이 박경실에게 눈짓하며 잠깐 옷장 안에 숨어있으라고 하자 박경실이 냉큼 움직였다.비록 나이가 있지만 움직임이 민첩하고 체구도 아담하여 큰 옷장에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그녀가 옷장 속에 숨자마자 아니나 다를까 임나연이 들어왔다.주변을 살피던 임나연은 강서연이 혼자 서 있는 걸 보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다.“임나연 씨.”강서연이 웃으며 먼저 말을 건넸다.“나연 씨도 쉬러 왔어요?”임나연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네.”“하지만 여긴 은 대표님의 전용 룸이에요.”강서연은 겁먹지도 비굴하지도 않았다.“여기서 쉬려면 대표님께 먼저 얘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러자 임나연이 주먹을 불끈 쥐고 강서연을 노려보았다.조금 전 강유빈은 ‘졸부’라는 단어로 은미연에게 치욕을 안겨주려 했었다. 하지만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되레 호텔에서 쫓겨나고 말았다.‘못난 것 같으니라고!’그 바람에 스스로 자기 따귀를 때리는 계획을 강유빈이 할 수 없게 되었다. 사람들 앞에서 강서연이 망신당하는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자 임나연은 기분이 언짢아졌다.“은 대표님의 전용 룸?”임나연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마치 자기 방인 듯 물 한 잔을 따랐다.“서연 씨도 여기 있잖아요.”“우린 들어온 방식이 다르잖아요.”강서연이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대표님이랑 함께 들어온 거고 나연 씨는...”강서연은 그녀가 들고 있는 여분의 카드 키를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임나연이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아직 화를 낼 때가 아니야.’방안에 CCTV도 없고 또 은미연의 전용 룸이라 조금이라도 시끄럽게 군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달려올 게 뻔했다.임나연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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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하지만 임나연은 그녀를 꽉 잡고 놔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조급해진 강서연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밀어버리려 했다.두 사람이 한창 실랑이를 벌이고 있던 그때 임나연의 두 눈에 싸늘함이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이를 꽉 깨물고 강서연을 놓아주더니 갑자기 자기 뺨을 마구 후려갈기기 시작했다.임나연이 이렇게까지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강서연은 순간 멍해졌다. 임나연의 두 볼이 벌겋게 부어올랐고 또 미친 듯이 문 앞으로 다가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밖에 누구 없어요? 살려주세요! 강서연이 절 죽이려 해요!”그녀는 소리치며 달려 나가 비상벨을 눌렀다. 그러자 호텔 매니저와 종업원, 그리고 경비원까지 삽시간에 우르르 몰려들었다.연회장에 있던 사람들도 벨 소리를 듣고 위층으로 달려왔다.임나연은 일부러 머리를 헝클어뜨리고 당황한 연기를 하며 문 앞에 서 있었다. 최연준도 인파 속에 있는 걸 확인한 그녀는 냅다 울음을 터뜨리며 그에게 달려갔다.“연준 씨... 아까 난 그저 서연 씨랑 얘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갑자기 다짜고짜 날 때리더라고요!”최연준은 무뚝뚝한 얼굴로 그녀를 확 밀쳤다. 그녀를 향한 그의 눈빛에는 싸늘함 뿐이었다.임나연의 얼굴에 손자국이 선명했고 두 볼이 벌겋게 부어있었다.손님들은 그녀의 초라한 모습에 저마다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면서 시선을 강서연에게 옮겼다.지금, 이 순간 최연준은 강서연이 가장 걱정되었다. 그는 인파를 뚫고 강서연의 곁으로 다가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가녀린 어깨를 감싸 안았다.강서연은 그를 보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히죽 웃었다.“당신이 때리지 않았다는 거 알아.”최연준이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하지만 일이... 조금 복잡하게 됐어.”순간 멈칫한 강서연이 고개를 들어보니 몇몇 어르신들이 임나연을 위로하고 있었다. 딱 봐도 임씨 가문의 사람인 것 같았다.그들은 오만한 기세로 진지하게 최연준을 쳐다보았다.“연준아.”그중 한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지금 옆에 있는 저 아가씨랑 무슨 관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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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모든 이의 시선이 강서연에게 쏠렸다.최연준은 걱정스럽게 그녀를 쳐다보다가 몰래 방한서에게 준비하라고 했다.“임씨 가문 사람들만 남기고 원하는 게 뭔지 물어봐. 이 일 크게 번지게 해서는 안 돼. 최소한 할아버지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않게 해야 해.”“하지만 도련님.”방한서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이 일은 딱 봐도 임나연 씨가 서연 씨를 모함하려는 거잖아요.”최연준이 이를 꽉 깨물었다.“일이 이미 터졌으니 일단 잠재우고... 나중에 다시 해결해야지!”“알겠습니다.”방한서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어르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는 조롱 섞인 얼굴로 강서연을 쳐다보았다.“그럼, 서연 씨는 어떻게 알아서 할 건데요?”“먼저 아저씨한테 물어볼 게 있어요.”강서연이 덤덤하게 웃었다.“만약 제가 때린 게 아니라면 임씨 가문에서는 저한테 어떻게 하실 건가요?”“사실이 눈앞에 떡하니 놓여있는데도 발뺌하려고요?”임정수가 버럭 화를 냈다.그는 임씨 가문의 실세나 다름없었다. 수년간 사업을 해왔고 그의 형인 임건마저도 그의 눈치를 보며 고분고분 따라야 했다.임정수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눈앞의 이 젊은 여자는 남다른 분위기를 풍겼고 그의 앞에서도 전혀 겁먹은 기색이라곤 없었다.임정수는 실눈을 뜨고 그녀를 쳐다보았다.‘나연이는 이 여자의 상대가 아니야. 그렇다면 이번 기회에 이 여자를 연준이 옆에서 쫓아내야겠네!’임정수는 이 일이 임나연이 스스로 벌인 자작극이라는 걸 대충 짐작했다. 하지만 임씨 가문의 이익을 위하여 일을 크게 벌이는 수밖에 없었다.이 일이 최재원의 귀에 들어가 최재원이 직접 나서서 강서연을 내쫓는다면 두 가문의 혼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하, 뭘 어떻게 해요?”임정수가 싸늘하게 웃었다.“당신처럼 목적을 이루려고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여자는 참 많이 봤어요. 당신이 연준 도련님한테 빌붙어서 우리 나연이를 눈엣가시로 여겼으니 당연히 전력을 기울여서 나연이를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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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지금, 이 순간 그는 마치 쥐덫에 걸린 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강서연은 몰래 옷장을 힐끗거렸다. 옷장 문이 비스듬히 열려있었고 박경실은 아직도 옷장 안에서 꿈쩍도 하질 않았다.그 모습에 강서연은 피식 웃었다.원래는 박경실더러 나오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인제 보니 그녀가 직접 나설 필요까진 없어 보였다.강서연이 신고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르려던 그때 임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잠깐만요!”주변의 분위기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임정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앞으로 두어 걸음 걸어 나와 최연준과 강서연을 쳐다보았다.“이 일로... 경찰까지 부를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어쨌거나 우리 임씨 가문이랑 최씨 가문과 연관된 일이잖아.”“그 말은 옳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저씨.”최연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두 가문의 체면과 직결된 일이니까 더더욱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되죠!”“그러니까 말이에요.”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아까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친 것도 아저씨고, 이젠 신고하지 말라는 것도 아저씨예요. 대체 아저씨가 무슨 생각인 건지 정말 모르겠네요.”임정수는 그녀를 노려보며 매섭게 말했다.“이 일은 회장님께 얘기만 하면 돼요. 그럼 회장님께서 알아서 하실 거예요.”“할아버지는 경찰도 아니고 연세도 많으신데 뭘 알아서 하신다는 거죠?”최연준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혹시 뭔가 켕기는 게 있어서 신고하지 말라는 거예요?”“최연준 너...”임정수는 최연준의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앞에서조차 이토록 시건방을 떨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그때 임나연이 눈알을 굴리더니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쓱쓱 닦았다. 그러면 지문이 쉽게 나오지 않을 테니까...“아빠, 엄마, 그만 해요!”임나연이 훌쩍이며 말했다.“원래는 좋은 마음으로 큰 사모님 생신을 축하드리러 왔는데 이런 모함이나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여기서 그만 망신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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