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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지금, 이 순간 그는 마치 쥐덫에 걸린 쥐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강서연은 몰래 옷장을 힐끗거렸다. 옷장 문이 비스듬히 열려있었고 박경실은 아직도 옷장 안에서 꿈쩍도 하질 않았다.

그 모습에 강서연은 피식 웃었다.

원래는 박경실더러 나오라고 할 생각이었지만 인제 보니 그녀가 직접 나설 필요까진 없어 보였다.

강서연이 신고 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누르려던 그때 임정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만요!”

주변의 분위기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임정수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앞으로 두어 걸음 걸어 나와 최연준과 강서연을 쳐다보았다.

“이 일로... 경찰까지 부를 필요는 없는 것 같아. 어쨌거나 우리 임씨 가문이랑 최씨 가문과 연관된 일이잖아.”

“그 말은 옳지 않은 것 같은데요, 아저씨.”

최연준의 눈빛이 싸늘해졌다.

“두 가문의 체면과 직결된 일이니까 더더욱 대충 넘어가서는 안 되죠!”

“그러니까 말이에요.”

강서연이 웃으며 말했다.

“아까 신고하겠다고 난리를 친 것도 아저씨고, 이젠 신고하지 말라는 것도 아저씨예요. 대체 아저씨가 무슨 생각인 건지 정말 모르겠네요.”

임정수는 그녀를 노려보며 매섭게 말했다.

“이 일은 회장님께 얘기만 하면 돼요. 그럼 회장님께서 알아서 하실 거예요.”

“할아버지는 경찰도 아니고 연세도 많으신데 뭘 알아서 하신다는 거죠?”

최연준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혹시 뭔가 켕기는 게 있어서 신고하지 말라는 거예요?”

“최연준 너...”

임정수는 최연준의 성격이 만만치 않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앞에서조차 이토록 시건방을 떨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때 임나연이 눈알을 굴리더니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두 볼을 타고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으로 쓱쓱 닦았다. 그러면 지문이 쉽게 나오지 않을 테니까...

“아빠, 엄마, 그만 해요!”

임나연이 훌쩍이며 말했다.

“원래는 좋은 마음으로 큰 사모님 생신을 축하드리러 왔는데 이런 모함이나 당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여기서 그만 망신당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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