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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3화

별장으로 돌아온 임정수는 겉옷을 벗어 바닥에 냅다 던져버렸다. 도우미들은 그저 그의 눈치만 살필 뿐 숨소리도 내지 못했다.

임씨 가문 사모님도 어두운 표정으로 걸어들어오더니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졌고 한참이 지나서야 분노와 억울함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

“내가 이 나이 먹도록 오늘 같은 굴욕을 당한 건 처음이에요!”

임정수는 그녀를 힐끗 째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씨 가문 사모님도 재벌가 딸이다. 20년 전에 위풍당당하게 시집가던 그녀가, 나머지 3대 가문도 비할 수 없는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 그녀가 이젠 강서연에게 굽신거리며 사과하는 신세가 돼버렸다.

“내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이래요?”

임씨 가문 사모님이 눈물을 왈칵 쏟았다.

“내가 한 잘못이라곤...”

“그만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차린 임정수가 두 눈을 부릅떴다. 임나연 앞에서는 최대한 그 얘기를 꺼내지 않는 게 나았다.

감히 들어오지 못하고 문 앞을 서성이는 임나연을 본 임정수의 표정이 다시금 굳어졌다.

“무슨 낯짝으로 거기 서 있어?”

임정수가 싸늘하게 호통쳤다.

“오늘 일은 다 너 때문이야! 강서연을 처리하고 싶으면 좀 제대로 된 방법을 써야지. 그리고 우리 임씨 가문이 자선 사업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대대로 남 부끄러울 것 없이 떳떳하게 살아왔어. 절대 이런 방법으로 남을 해치진 않는다고! 임나연!”

임정수는 어찌나 화가 났는지 얼굴 근육마저 떨렸다.

“너 우리 임씨 가문의 체면에 아주 똥칠했어!”

임나연은 입술만 잘근잘근 씹을 뿐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 마음속의 원한이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최씨 가문과의 혼약은 아무래도 포기해야 할 것 같아...”

임정수가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아빠, 그건 안 돼요.”

임나연이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제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요. 반드시...”

“방법은 무슨 방법!”

순간 분노가 폭발한 임정수는 옆에 놓인 도자기를 들어 그대로 바닥에 던져버렸다.

“쨍그랑!”

도자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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