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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2화

강서연이 덤덤하게 말했다.

“보상은 됐어요. 임씨 가문의 돈 따위 필요 없고 먹칠한 제 명성만 다시 돌려놓으면 돼요!”

그녀의 말에 임정수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강서연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아저씨와 아주머니, 그리고 나연 씨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저한테 진심으로 사과했으면 좋겠어요!”

“말도 안 돼요!”

임씨 가문 사모님이 가장 먼저 펄쩍 뛰었다. 그런데 임정수의 싸늘한 눈빛을 보고는 이내 다시 얌전해졌다.

임정수는 최연준을 보며 웃어른인 신분으로 그를 제압하려 했다.

“연준아, 너도 동의해?”

최연준은 웃으며 강서연을 품에 끌어안았다.

“저는 제 아내의 말을 따르겠습니다.”

임정수는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히려 애를 썼다.

은미연이 사람들 앞에서 최씨 가문의 며느리라고 얘기한 것도 모자라 방금 최연준도 강서연을 그의 아내라고 했다. 그 말인즉슨 임씨 가문의 체면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 뜻이었다.

“연준아.”

임정수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난 그래도 네 아버지랑 동갑이고 같은 지위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는 거니...”

“웃어른이 잘못을 저질렀으면 사과하지 않아도 된다고 누가 그래요?”

최연준이 목소리를 높였다.

임정수는 뭐라 얘기하고 싶었지만 최씨 가문의 경호원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걸 보고는 다시 삼켰다.

아무래도 오늘은 빠져나가기 그른 것 같다.

그는 고개를 들고 강서연을 쳐다보았다. 일이 이렇게 된 이상 고개를 숙이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허리를 90도로 굽혀 정중히 사과했다.

“미안해요.”

강서연은 그제야 만족스럽게 웃었다.

임씨 가문 사모님과 임나연도 같은 방식으로 강서연에게 사과했다. 세 사람은 마치 물에 빠진 개처럼 초라하기 그지없는 모습으로 명황세가를 도망치듯 떠났다.

호텔 밖.

육경섭은 나무에 기대어 나른하게 하품을 하고는 옆에서 거의 잠들려는 방한서를 쿡쿡 찔렀다.

“저기 한서 씨, 우리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야 해?”

방한서는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호텔 쪽을 보니 별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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