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연은 별다른 수가 없어 작은 손으로 그의 목을 감싸 안고 입술에 진한 키스를 남겼다.비록 너무 만족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웃으며 그녀를 놓아주었다.“아침 할 필요 없어요.”강서연이 다정하게 말했다.“지금쯤이면 경실 아주머니가 장 다 보고 올 시간이에요. 보니까 아주 능숙하게 아침상을 뚝딱 차리더라고요. 아참, 아주머니가 아침밥 먹기 전에 이 국을 마시라고 했어요.”그러고는 손을 내밀어 국을 마시려 했다. 그런데 최연준은 뭔가가 뇌리에 스쳤는지 국을 옆으로 내려놓았다.강서연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왜... 왜 그래요?”“아, 아니야.”최연준은 그제야 생각에서 깨어났다.“국이 식었어. 마시지 마.”“아주머니가 데워놓지 않았어요?”“서연아.”최연준이 멈칫하다가 말을 이었다.“당분간은 이런 국 마시지 마. 그리고 경실 아주머니 연세도 많으신데 집안일에 밥까지 하기에는 너무 힘들 거야.”강서연이 두 눈을 깜빡였다. 그의 진지한 모습에 그녀는 어리둥절하기만 했다.“앞으로 집에서 식사할 땐 호텔에 연락해서 가져오라고 할게.”화들짝 놀란 강서연은 그에게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다.최연준은 그녀에게 옷을 갈아입으라고 한 후 그녀와 함께 명황세가로 가서 조식을 먹었다.그는 자신의 의심병이 심각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고양이가 국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서 뭘 설명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지금까지 박경실은 강서연을 살뜰히 챙겼고 그 모습을 최연준도 쭉 봐왔었다. 사실 그도 나쁜 쪽으로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세심한 것 하나라도 놓쳐서는 안 되었다!“연준 씨, 왜 그래요?”최연준이 고개를 들어보니 강서연이 의아한 얼굴로 보고 있었다.“안색이 안 좋은데 어디 아파요?”최연준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오늘 아침부터 뭔가 이상했어요.”강서연은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히죽 웃으며 그의 볼을 살짝 꼬집었다.“이따가 내가 출근해야 해서 기분이 안 좋아졌어요?”최연준
강서연은 혀를 날름 내밀고는 눈웃음을 지었다.그녀는 그를 뒤로한 채 홀로 길거리에 나섰다. 어진 엔터테인먼트와 가까워 골목 하나만 지나면 되었다. 그녀는 종종걸음으로 회사에 출근했다.최연준이 건물 밑에 잠깐 서 있던 그때 방한서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도련님, 김 대표님의 일 처리 스타일을 아직도 모르세요? 부하직원이 사적인 감정 때문에 일에 영향 주는 걸 가장 싫어하세요. 회사에 대표님과 서연 씨의 관계를 공개한다면 성가신 일이 아주 많이 생길 겁니다!”최연준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성가신 일?”“예를 들어... 김 대표님이 관리하는 연예인들도 따라서 연애를 한다든가... 그러면 어찌 일에 몰두할 수 있겠어요, 안 그래요?”최연준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그러니까 내 와이프랑 모르는 사이인 척하란 말이야?”방한서가 웃으며 말했다.“아무튼... 이건 김 대표님의 지시예요.”최연준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하지 말라는 건 꼭 하고 싶었다!그런데 그가 어진 엔터테인먼트의 대문에 발을 들인 순간 프런트 직원이 그를 막아섰다.새 회사라 김자옥은 원래 있던 직원을 싹 다 갈아치웠다. 하여 지금 이 회사의 직원 중에 하 매니저 말고는 그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누굴 찾으러 오셨나요? 예약하셨나요?”“강 비서님이요? 강 비서님 바빠서 그쪽을 만날 시간이 없어요. 일 방해하지 말고 당장 나가주시겠어요? 안 그러면 경비원 부를 겁니다!”“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우리 강 비서님은 얼굴이 예쁘고 마음도 착할 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도 뛰어나서 비서님을 따라다니는 남자가 아주 줄을 섰어요. 저런... 똥차를 타고 다니는 남자는 비서님을 만날 자격도 없어요.”‘똥차? 저 차가 바로 당신들이 말하는 강 비서가 사준 거야! 그것도 나한테만!”...강서연은 퇴근 후 에덴으로 돌아갔다.오늘 프런트 직원에게 누군가 그녀를 찾아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직원의 얘기를 듣고 그 사람이 바로 최연준일 거라고 예상했다.하지
강서연은 불안감이 밀려와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고 당황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그런데 그때 누군가 전화를 걸어왔다. 순간 움찔한 그녀는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휴대 전화 너머로 낮고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 서연 씨? 저 신석훈입니다.”“아, 네.”그녀는 정신을 가다듬었다.“신 의사님이군요. 무슨 일로 전화했어요?”신석훈은 잠깐 멈칫하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혹시 지금 연구소로 올 수 있어요? 제가 일하는 곳 말이에요. 오늘 진료가 있어서 심리상담과에 있어요.”강서연은 최연희와 관련된 일이라는 예감이 바로 들었다. 하여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연구소로 달려갔다.그녀가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던 신석훈은 인사말을 몇 마디 주고받은 후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요 며칠 연희랑 꾸준하게 심리 상담을 했거든요.”신석훈은 상담 결과를 그녀에게 건넸다. 결과를 확인한 강서연은 저도 모르게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우울증’이라는 세 글자가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녀의 가슴팍에 꽂혔다.“이게 대체...”그녀가 놀란 얼굴로 쳐다보자, 신석훈이 한숨을 푹 내쉬었다.“여러 검사를 한 후에 종합적으로 내린 진단이에요.”“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아직은 가벼운 우울증이에요. 치료만 잘한다면 완치는 문제없을 겁니다.”신석훈이 안타까워했다.“상담하면서 보니까 연희가 자신감이 없는 게 외부 스트레스 때문이더라고요. 아무래도 누군가가 계속 연희한테 안 좋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된 것 같아요.”강서연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인지석이 틀림없어! 그런데 대체 왜 연희 양한테 이러는 거지?’“아직은 마음을 완전히 열지 않았어요.”신석훈이 말을 이었다.“지금 매일 나랑 얘기하게끔 노력하고 있거든요. 완전히 입을 다문 것만 아니면 분명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오늘은 이 얘기 하려고 서연 씨를 부른 거예요. 서연 씨랑 연준 씨는 걱정하지 말아요. 연희가 저랑 있으면 아무 문제 없을 겁니다.”“네.”강서연은 고
강서연의 표정이 흔들리더니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 지난번에, 집에서 불쾌한 일이 있고 난 뒤로 그녀도 인지석의 소식을 오랫동안 듣지 못했다.“오성에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강서연이 솔직하게 대답했다.“하지만 그 사람은 최상 빌라의 집사라서 매일 할 일이 산더미일 텐데 함부로 자리를 비울 리가 있을까요?”“아...”신석훈이 고개를 끄덕였다.“연희가 요 며칠 그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오성을 떠난 줄 알았어요.”“석훈 씨!”강서연이 다급하게 말했다.“그 사람이 나타난다고 해도 절대 연희 양과 만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저랑 연준 씨 모두 연희 양이 그 사람과 연락을 끊길 바라고 있어요. 그 사람은 너무 위험해요!”신석훈은 잠깐 고뇌에 빠졌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조수가 헐레벌떡 뛰어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연희 양이 깼어요. 그런데 정신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요...”신석훈은 재빨리 상담실로 달려갔다.강서연도 계단을 성큼성큼 뛰어 올라가는 신석훈의 뒤를 따랐다. 그가 들어가자, 최연희는 바로 안정을 되찾았고 한시름을 놓은 듯했다.신석훈은 그녀에게 간단한 검사를 진행하고 별문제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웃으며 얘기를 나누었다.그의 웃음은 마치 겨울의 햇볕처럼 따스했고 먹구름도 완전히 없앨 수 있을 것만 같았다.밖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던 강서연은 저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신석훈이 문을 살며시 닫고 나왔다. 강서연이 아직 있는 걸 보고는 웃으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괜찮아졌어요.”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아까 상담받다가 요 며칠 제대로 자지 못했는지 소파에서 잠들었더라고요. 깨어나 보니까 주변 환경이 낯설어서 당황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던 것 같아요.”강서연의 얼굴에 근심이 어렸다.“연희 양의 정신 상태가 이렇게나 많이 안 좋아요?”“많이 안 좋은 건 아니에요.”신석훈이 어깨를 들썩였다.“학교에서 공부할 때는 참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나한테 나중에 의대에
“환자는 식중독인데 다행히도 증상이 아주 약합니다. 이미 약을 먹였으니 이번 주에 푹 쉬면 금방 나을 겁니다.”강서연은 소스라치게 놀랐다.“식중독이라고요?”“다 내 잘못이야.”최연준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서연아... 아침에 그 국물을 마시지 말라고 한 것도 아주머니가 국에 약을 탔다고 의심해서야.”강서연은 등골이 오싹해졌다.그러나 그녀는 최연준이 이유 없이 남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더욱이 그에게 충실한 집사에게 누명을 씌우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원래 그 국물을 당신한테 가져다주려고 했는데 그때 뚱냥이가 창턱에 뛰어올라 먹을 것을 찾고 있는 거야. 그래서 국물 한 그릇 떠서 줬는데 이상하게도 고양이가 냄새를 맡고 피하는 거야. 그때부터 국물에 뭔가 섞여 있을 수도 있다고 의심이 들었어.”강서연은 그제야 최연준이 왜 그때 마음이 심란했는지, 왜 이상한 말을 했는지, 앞으로 박경실이 만든 음식을 먹지 말라고 했는지 알게 됐다...최연준은 계속해서 말했다.“오후에 집에 돌아와 보니 아주머니가 집에서 바쁘게 일하고 있는 거야. 내가 그때 이미 아주머니를 의심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머니가 실수하는 것을 기다렸어. 그래서 국물을 왜 안 먹었냐고 물었을 때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거짓말을 했어. 그런데 아주머니가 그릇을 집어 들고 먹어 보는 거야.”강서연은 듣는 내내 간담이 서늘해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만약 정말 아주머니가 넣은 약이라면, 그녀는 독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먹었을 리가 없다. 그러고 보니 아주머니도 몰랐던 것이다! 누가 자유롭게 집을 드나들면서 이런 더러운 것들을 주방에 가져올 수 있지?강서연은 이를 생각하자 소름이 끼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어... 어떤 독이에요?”최연준은 그녀를 가볍게 껴안았고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느꼈다.“만성 독약입니다. 약에는 중독성이 강한 성분이 있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를 손상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설명해 줬다.“환자분은 예전에 혈
“뭐라고?”최연준은 실눈을 뜨고 잠시 생각하다가 냉소했다.“아마도 죄가 들통날까 봐 도망간 거겠지.”강서연은 그를 바라보았다.공교롭게도, 조금 전에 그녀도 인지석이라고 의심했다.인지석과 최연희을 제외하고는 에덴에는 다른 손님을 접대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방 비서.”최연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물어봤다.“인지석의 행방을 알아냈어?”방한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인지석의 비행기표는 강주로 가는 것입니다.”보아하니 강주 쪽에 뭔가 그를 끌어당기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우선 집안의 인씨 성을 가진 집사들을 모두 감시해 봐. 그리고 즉시 사람을 보내 인지석의 강주 행방을 추적해 내!”최연준의 목소리는 뚜렷하고 차가웠다.“알겠습니다!”“인지석이 그렇게 쉽게 빌라에서 휴가를 얻어 도망칠 수 있다는 것은 배후에 그를 지지하고 있는 세력이 분명히 있다는 뜻이야!”최연준의 눈빛은 싸늘했지만, 머릿속에는 이미 초보적인 계획이 있었다.인지석은 그저 미끼일 뿐, 최연준은 그를 이용해서 배후에 있는 사람을 낚아내려 한다!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 최연준은 이미 짐작 가는 사람이 있었다.최연준은 말없이 옆에 있던 강서연을 돌아봤다.그는 한숨을 내쉬며 그녀를 품에 안고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이런 생활이 너무 무섭지?”강서연은 말하지 않고 무뚝뚝하게 그의 품에 안겨 있었고, 한 쌍의 까만 눈동자에는 복잡함이 스치고 지나갔다.“당신이 내 세상에 들어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잖아. 내 세상이 이 모양이야. 언제든지 남에게 당할 수 있어.”최연준은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에는 단것을 먹지 않았어. 왜 그런지 알아? 내가 아홉 살 때 생일 케이크에 수은이 들어 있었는데... 그 생일이 내게 트라우마로 남겨져 있어. 그래서 그 이후로 단것을 먹지 않게 됐어.”강서연은 그를 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부귀영화와 권문세가, 이것들은 모두 남한테 보여 주는 것이다.그 속에는 이미 상처투성이와 거친 파도고 자기 자신 외에는 누구
최연준은 표정이 어두워졌다.강서연도 상념에 잠겼다. 지난번에 인지석과 최연희가 놀러 올 때 손에는 무언가를 들고 있었다는 것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때 가져온 물건은 전부 주방에 있고 저도 별 생각 안 했어요.”박경실이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은 서연 씨에게 보신탕을 끓여주려고 꺼내놨는데, 누가 알았겠어요...”최연준의 표정은 순간 사납게 변했다.그래서 인지석은 결코 단순한 집사가 아니다! 그가 최연희한테 접근하는 목적은 이미 분명하다. 최연희의 손을 빌려 강서연과 자기 자신을 제거하려는 거다! 만일 그와 서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는 곳이 에덴이어서 배씨 가문은 반드시 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때 되면 최씨 가문과 배씨 집안은 서로 앙숙이 되어 양쪽 세력이 대치하여 어느 쪽도 이득을 보지 못하게 될 것이다...“연준 씨.”강서연도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이 일은 반드시 은 대표님께 알려야 해요! 조금 전에 병원에 들렀는데 신 의사님께서 그동안 연희 씨의 심리 상담을 해왔대요. 연희 씨가 지금 정신 상태가 안 좋아서 가벼운 우울증이 있다고 했어요! 이 모든 것은 틀림없이 인지석이 저지른 일이에요! 반드시 이 사람을 잡아서 연희 씨 대신 복수를 해야 분이 풀릴 것 같아요!”최연준은 그녀를 껴안고 어깨를 토닥였다.예전에 그는 인지석이라는 사람을 아예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이 사람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그리고 그의 배후 세력은 그뿐만이 아니라 강서연, 최연희, 그의 부모님과 은 대표, 심지어 배씨 가문까지 있다. 최연준과 관련된 사람들은 전부 그 세력이 제거하려는 대상이다!“괜찮아, 내가 다 알아서 할게.”그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강서연은 고개를 저었다. “하나도 두렵지 않아요. 난 그저 당신과 함께 싸우고 싶을 뿐이에요.”최연준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고 총애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나는 당신의 남자로서 전쟁터에는 나 하나로 족해. 내가 당신을 지켜주겠지만 당신도 자신을 지켜야 해. 당신이 안전해야만
“뭐라고?”최연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지난번에 인지석이 에덴에 온 일을 모른다.강서연은 그 일을 있는 그대로 이실직고했다.“전에 연준 씨에게 말하지 않은 것도 일이 해결됐다고 생각해서 굳이 한 번 더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정말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어요.”강서연은 괴로워했다.“인지석이 이렇게 깊은 속셈이 있는 줄 몰랐어요.”“자책할 필요 없어.”최연준은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었다.“나조차도 인지석이 그런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어.”“이 핸드폰은 아주머니가 망가뜨린 거예요.”강서연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그때 핸드폰에 우리 집 사진이 있을까 봐 불안해했는데 아주머니가 방법을 생각해서 핸드폰을 뜨거운 국물에 빠뜨렸어요.”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핸드폰은 이미 폐기됐지만 데이터를 복구하면 안에 뭐가 있는지 볼 수 있을 텐데...’그는 핸드폰을 방한서에게 건넸다. 방한서는 그의 눈빛 하나만으로 바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아차리고는 물러났다.“일찍 자자.”최연준은 강서연을 감싸 안았고 낮은 목소리에는 약간의 애틋함이 있다.“내일 아침 일찍 내가 연희를 보러 갈 거야. 기회를 찾아 이 일을 은 대표님한테 말하려고. 은 대표님 성격이라면 절대로 인지석을 가만두지 않을 거야. 은씨 집안의 세력이 생겼으니 곧 인지석 배후에 있는 사람을 찾아낼 것이야!”최연준은 강력하게 말했다.강서연은 그를 보며 머리를 그의 가슴에 가볍게 기댔다.“그 사람이 누구인지는... 이미 짐작하는 사람이 있죠?”“응.”최연준은 웃으면서 정말 똑똑한 여인이라고 생각했다.“정말로 어르신과 당신 형이 한 짓일까요?”“그럴지도 몰라.”그는 강서연의 머리를 문지르고 그녀를 품에 안았다. 그녀의 달콤한 향기가 그의 긴장된 신경을 잠시 풀어주었다.“나는 그 사람들과 오래전부터 원한이 있었어.”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나에게 사람들이 권세를 다투기 위해서는 정말 가족애를 저버리고 모든 것을 저버릴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