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16화

최진혁은 도무지 믿을 수 없어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계열사를 회수하든 파직시키든 너한테는 아무런 소용이 없구나!”

최재원이 그를 싸늘하게 쳐다보았다.

“앞으로는 회사에 나올 필요 없어! 지금 네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애들한테 넘겨. 그리고 연준아, 이 일은 네가 알아서 잘 안배해. 인계받은 사람은 반드시 품행이 단정해야 해. 다시는 착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야!”

“네, 알겠습니다.”

최연준이 가볍게 웃어 보였다. 이미 마음속에 그만의 계획이 다 있었다. 가족 중에 같은 또래가 많았는데 몇몇 사촌 형과 사촌 누나들이 행실이 점잖고 듬직하여 믿고 맡길만했다.

“그리고 서교 땅은...”

최재원이 생각하다가 말을 이었다.

“연준이 네가 알아서 책임져. 그 어떤 실수도 있어선 안 돼.”

“네.”

최연준의 얼굴에 덤덤한 미소가 지어졌다. 지난번에는 단 두어 마디 말로 이사회에서 최진혁을 파면했고 이번에도 단 몇 마디 말로 최진혁을 프로젝트에서 내쫓았다.

최진혁이라는 걸림돌이 하나 제거되긴 했지만, 아직 임씨 가문이 남아있었다.

“할아버지.”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삼촌이 더는 참여하지 않는다면 임씨 가문은...”

“임씨 가문은 우리한테 가장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야.”

최재원의 시선이 최연준에게 향했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최재원이 그를 그윽하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내가 너한테 나연이랑 결혼하라고 몰아붙이진 않았잖아. 그렇다고 해서 너도 강서연 하나만 원해서는 안 되지!”

“할아버지...”

“됐어. 나 피곤해.”

최재원이 손을 내젓더니 지팡이를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일은 더는 얘기하고 싶지 않아. 아무튼 일할 땐 나연이랑 호흡 잘 맞춰.”

문 앞으로 다가간 최재원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강서연 그 여자가 너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몰라.”

...

주말, 강서연과 최연준은 두 어머니를 모시고 바람 쐬러 나갔다.

마침 천고마비의 계절이라 하늘이 짙푸른 색을 띠었고 커다란 솜사탕 같은 구름이 둥실둥실 떠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