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Chapter 181 - Chapter 190

1650 Chapters

제181화

최연준의 눈은 강서연의 요염한 모습으로 가득 찼다.강서연은 두려움과 부끄러움으로 붉어진 작은 얼굴로 애원했다.“현수 씨, 이러지 말아요!”최연준의 가늘게 뜬 눈에서 음흉이 보였다.불같은 열정이 방 안에 퍼졌다. 달빛은 방바닥을 통해 널브러진 옷가지들을 비췄고, 커다란 침대 위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도 비추었다....이른 아침, 천천히 눈을 뜬 최연준은 여전히 자신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강서연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입술에 살며시 입맞춤을 했다.그는 조심스럽게 팔을 빼고 침대에서 일어나 프런트에 전화해서 조식을 룸서비스로 시켰다.강서연은 큰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빈 옆자리 때문에 순식간에 잠을 깼다.“현수 씨?”그녀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맨발로 주변을 둘러보았다.베란다에서 들어오는 최연준을 보고는 그의 품에 달려들었다.“왜 그래?”그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날 찾았어?”강서연은 작은 코를 찡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베란다에 담배 피러 갔어요?”최연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여보, 나 이젠 담배 적게 피워. 당신이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거 알아...”“담배 연기가 싫은 게 아니라 흡연은 건강에 안 좋으니까요.”강서연은 매우 진지하게 훈계했고 최연준 역시 진지하게 훈계를 받았다.“그리고 담배를 한번에 끊으라는 얘기 아니잖아요. 끊기 힘들다는 걸 알아요. 천천히 조금씩 끊어요! 하지만 아침 일찍부터 담배를 피우지는 마요. 어찌 됐든 담배를 많이 피면 건강에 안 좋아요!”강서연은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그래?”최연준이 의미심장하게 되물었다.강서연은 문득 이 남자의 눈빛이 괴이하다는 걸 느꼈다.최연준은 가까이에 오더니 그녀의 허리를 당겨 움직일 수 없게 품에 꼭 안았다.“그래서 날 의심하는 거야...”“아니에요!”강서연은 황급히 머리를 저었다.강서연은 상황이 불리하다는 걸 느끼고 도망치려 했지만 순식간에 최연준한테 안겨서 큰 침대에 쓰러졌다....강서연은 이제 완전히 지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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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최연준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지금 문밖에 경찰이 있어서 안전해. 여기 꼼짝 말고 있어, 잠깐 나갔다가 금방 올게.”방금 그는 복도에서 경찰뿐만 아니라 그가 방한서한테 시켜서 강서연을 보호하기 위해 보낸 사람들도 봤었다.강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최연준한테 조심하라고 말했고 그가 나간 후에는 문 자물쇠를 다시 확인하고 안전 체인을 문에 다시 걸었다.호텔 구조에 익숙한 최연준은 인파를 쉽게 피하고 어두컴컴한 통로를 통해 꼭대기 층까지 올라갔다.그의 예상대로 희미한 불빛 사이로 계단의 핏자국이 보였다.최연준은 안색이 변하며 뛰어 올라갔다. 핏자국이 간간이 없어지자 그는 걸음을 늦추고 사방을 경계하며 허리춤에 있는 작은 권총을 만졌다.바로 그때 도움을 요청하는 낮은 소리가 들려왔다.“누구야?”최연준은 멀지 않은 곳에서 실루엣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쫓아가 보니 육경섭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었다.육경섭의 옆에는 가벼운 부상을 입은 부하가 있었는데 최연준을 보자마자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자세를 취했다.최연준은 그의 손목을 붙잡고 비수를 빼앗아 버렸다!“희철아, 이리 와!”육경섭이 낮게 소리쳤다.최연준은 가까이 다가가지 않고 옆에 웅크린 채 차갑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육경섭의 상처에서 피가 멈추지 않았다.최연준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병원에 데려다줄게요.”“안 돼요!”희철이라는 부하가 말했다.“호텔에는 경찰들이 깔려있고 또 그놈들도 분명히 아직 호텔 밖에 잠복하고 있을 거예요. 지금 나가면 우리는 죽어요!”“그놈들?”최연준이 의아해했다.“원래 조직의 보스가 형님을 죽이려고 해요. 그 사람들이 어젯밤에 형님한테 오늘 여기서 협상하자고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덫을 놓은 거예요. 비열한 놈들!”육경섭은 피를 많이 흘려 얼굴이 점점 창백해지며 바닥에 쓰러져 죽어가고 있었다.최연준은 심호흡을 했다. 비록 이 녀석과 좋은 사이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육경섭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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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강서연은 겁이 났지만 금세 진정하고 잠시 생각하더니 뒤돌아서서 옷장에서 자신의 옷을 꺼냈다.최연준은 그녀가 뭘 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좋은 생각이 있어요.”강서연이 속삭이듯 말했다.“현수 씨, 이걸로 갈아입혀요. 여자로 둔갑시켜서 데리고 나가면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거예요!”최연준은 육경섭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이 우선이었기에, 여장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강서연이 침실에서 나오자 안에 있던 사람들은 재빨리 일을 처리했다.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육경섭은 이미 강서연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육경섭이 비록 체구가 크긴 하지만 다행히 강서연의 옷이 널찍한 치마이기에 괜찮아 보였다. 강서연은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가방에서 예쁜 머리핀을 꺼내서 그의 머리에 끼워주었다.“머리를 조금 앞으로 해서 얼굴을 가려요!”이제 그럴듯해 보였다.최연준이 희철이한테 육경섭을 부축하라고 하자 두 사람은 비틀거리며 나갔는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열애 중의 커플 같았다.“두 사람은 호텔 뒷문으로 나가요. 그쪽은 사람도 적고 감시 카메라도 없으니 안전할 거예요.”최연준이 말하면서 간단하게 그린 지도와 명함을 건넸다.“나가면 여기 병원으로 가요. 나도 금방 따라갈 거예요!”강서연이 의아해하며 최연준을 바라보았다.이 호텔은 그도 몇 번 와본 적 없을 텐데 어디에 사람이 적고 어디에 감시 카메라가 없는 건 어떻게 아는 거지?게다가 평면도까지 그려주다니, 어떻게 마치 자기 집인 것처럼 익숙할 수가 있지?“여보,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에요.”강서연이 대답했다.“다행히 여분의 옷을 가져왔어. 당신도 빨리 갈아입어, 우리도 체크아웃하고 나가자.”“그런데 이 방에...”그녀는 찢어진 이불과 핏자국을 보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최연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책상 서랍에서 빨간 잉크를 꺼내 흘렸다.강서연이 의아해했다.“현수 씨, 서랍에 빨간 잉크가 있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보통 이런 스위트룸에는 다 있어. 빨강, 검정, 파란색 잉크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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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복부를 찌른 칼이 간을 찌를 뻔했습니다. 상처가 깊기는 했지만 봉합 수술을 했습니다.”강서연은 그의 말을 들으며 가슴이 떨려서 무의식중에 최연준의 손을 꼭 잡았다.“생명에 지장 없으니 이제 걱정 안 해도 됩니다. 환자는 관찰실로 옮길 건데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됩니다. 만약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제가 2차로 응급처리를 할 겁니다.”“수고했어요.”최연준은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사실 육경섭을 신석훈한테 데려오기가 미안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일반 병원으로 가면 육경섭의 신분이 폭로되기 마련이고 또 일반 개인 병원으로 가기에는 거기 의사들 의술을 믿을 수가 없었다.이때 간호사가 육경섭을 병실로 데려왔다.평소 건방지고 제멋대로이던 남자가 지금은 침대 시트만큼이나 창백한 얼굴로 수많은 붕대를 온몸에 감고 조용히 누워 있었다.생명의 연약함은 한순간에 드러나는 법이다.강서연은 유리창 너머로 그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언제 깨어날 수 있을까요?”최연준은 그녀의 어깨를 부드럽게 팔로 감쌌다.그는 호텔에서의 일이 생각났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여자였다면 피투성이가 된 폭력배를 안고 있는 남편을 보면 겁을 먹었을 건데 이 여인은 영리하고 침착하고 재빠르게 반응했을 뿐만 아니라 육경섭을 내보내기 위해 여자 옷을 갈아입히는 방법까지 생각해냈다.그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고 눈빛은 온화한 기쁨으로 가득했다.그런데... 바로 그녀가 너무 총명해서, 붉은 잉크로 문제를 발견했다.최연준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지면서 그녀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할 때가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현수 씨?”그녀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물었다.“왜 그렇게 멍해 있어요?”“아무것도 아니야.”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신 의사님이 말씀하기를 누군가 여기서 돌봐줘야 한다는데... 지금 상황에서 육경섭 씨가 눈을 뜨자마자 제일 보고 싶은 사람이 우리 둘은 아닐 것 같은데요?”강서연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나도 남자라 지금 경섭 씨가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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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왜 그래요?”최연준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이 귀한 몸이 직접 얼굴을 닦아주는데 이 죽을 표정은 뭐지?’“아무것도 아니에요.”육경섭은 입꼬리를 간신히 잡아당겼다.“상처가 꽤 깊어요. 한동안 잘 치료해야 돼요. 상처가 다시 벌어질 수 있으니 움직이지 말고요.”“여기는 어디예요?”“신석훈 씨의 병원이요.”“뭐라고요?”육경섭은 흥분한 나머지 벌떡 일어나려다가 상처를 다쳐 고통스러움에 얼굴을 찡그렸다.최연준은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다른 데로 보낼 수 없어서 그랬어요. 신석훈 씨는 믿을 만한 사람이니까요. 경섭 씨 목숨은 석훈 씨가 살려준 거예요. 고마워해야 해요.”육경섭은 가볍게 코웃음을 치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기억이 맞는다면...”그는 최연준을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말했다.“최연준 씨 목숨도 그 사람이 구해준 거죠?”최연준의 얼굴이 갑자기 변하더니 눈빛이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미간이 찌푸려졌다.“뭐라고요?”병실 안의 분위기는 영하로 떨어진 기온처럼 심하게 얼어붙었다.두 사람은 레슬링을 앞둔 두 사자처럼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다.오랜 침묵이 흐른 뒤 육경섭이 먼저 말을 꺼냈다.“사실 저의 목숨은 최연준 씨가 살려준 거죠. 옥상에서 저를 발견하고 모른 체하지 않았잖아요. 저는 조폭이라 좋은 사람은 아니지만 은혜를 갚을 줄 아는 인간이에요. 저는 오래전에 당신이 누구인지 알았어요.”육경섭은 그의 눈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당신은 최씨 가문의 셋째 최연준이죠!”최연준은 차가운 눈길로 육경섭을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한꺼번에 많은 말을 한 육경섭은 부상 때문에 많이 피곤해 보였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계속 말을 했다.“최지한이 구현수를 찾았어요. 언제든지 최연준 씨를 죽이고 구현수로 당신을 대체하려고 할 거예요. 빨리 준비하는 게 좋을 거예요.”최연준의 눈썹이 일그러지고 눈 밑에 차가운 빛이 흘렀다.“그럼 경섭 씨도 최지한의 사람인가요?”육경섭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자기 밑에서 일해 달라고 했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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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육경섭!”최연준의 눈빛은 그늘져 있었고 몸에서는 살벌하고 위협적인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죽고 싶어요?”“어, 겁먹었네요?”최연준이 갑자기 손을 들어 멱살을 잡았다!육경섭은 깜짝 놀랐다. 목을 누르는 힘이 점점 커지더니 숨을 쉬기 힘들었다.“당신...”최연준의 가늘게 뜬 눈빛과 일거수일투족 사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잔인함은 육경섭이 봤던 조폭들과 다를 바 없었다.육경섭은 힘겹게 손을 들어 그의 손목을 잡으려 했다.그때 문이 열리면서 강서연이 그 광경을 보게 되였다.“현수 씨!”그녀는 깜짝 놀라며 달려와서 그의 팔을 잡았다.“뭐 하는 거예요?”최연준은 정신을 차리고 손을 풀었다.육경섭은 격렬하게 기침을 했는데 상처가 터질까 봐 제대로 크게 하지 못하면서도 최연준을 노려보았다.강서연은 병상에 누워 있는 부상당한 육경섭은 완전히 무시한 채 오로지 최연준에게만 집중하고 있었다.“현수 씨, 괜찮아요?”“어머 서연 씨, 들어오면서 못 봤어요. 서연 씨 남편이 저의 목을 조였어요.”육경섭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만해요. 내 남편은 내가 알아요. 경섭 씨가 건드리지 않았다면 왜 경섭 씨 목을 조였겠어요?”강서연은 그를 노려보며 말했다.“방금 무슨 말로 자극했는데요? 당신 같은 사람은 구해주는 게 아니었어요.”강서연은 콧방귀를 뀌며 도시락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최연준을 위로했다.“현수 씨, 이런 사람과 화내지 말아요. 지금 다쳤으니까 한번 봐줘요.”최연준의 얼굴이 조금 풀리더니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강서연이 웃으며 계속 말했다.“현수 씨, 이 사람이 상처가 나으면 기회는 얼마든지 있어요. 우리 그때 복수해요.”“알았어. 당신 말대로 해.”최연준은 겨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강서연은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며 웃었다.두 사람은 칼을 맞고 병상에 누워있는 남자를 완전히 무시했다.육경섭은 어이가 없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런... 이 정도로 감싸다니! 미친 짓이야!’“콕콕!”그는 두 번 크게 기침을 했다.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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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강서연은 어이가 없었다.그녀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할 때 최연준이 침울한 얼굴로 나섰다.“제가 돌봐줄게요.”육경섭은 안색이 변하며 말했다.“아니요, 당신을 얘기한 거 아니에요...”“여기 우리 서연 씨 빼면 나밖에 더 있어요?”“이봐요, 희철이를 불러줘요.”육경섭이 말했다.“그 친구도 다쳐서 붕대 감고 있어요. 그냥 쉬게 해요.”육경섭이 말을 잇지 못했다.“괜찮아요. 제가 할게요.”최연준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강서연이 입을 가리고 킥킥거리자 육경섭은 얼굴을 찡그렸다.그녀는 도시락을 최연준에게 건네며 말했다.“현수 씨, 나 이제 가게로 돌아갈게요. 저녁밥도 가져올 거니까, 경섭 씨 잘 돌봐줘요.”최연준이 강서연과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육경섭은 처음으로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진리라는 것을 깨달았다.강서연이 병실을 나가서 문을 닫으려고 할 때 안에서 두 사람의 말소리가 들렸다.“아니에요. 먹여주지 않아도 돼요.”“우리 서연 씨 요리 실력을 오래전부터 궁금해했잖아요. 오늘 만족시켜 줄게요.”“나 혼자 밥 먹을 수 있어요! 이봐요, 이봐요, 아... 데어 죽일 거예요?”...육경섭은 몸 상태가 워낙 좋아서 회복이 빨랐고, 일주일 만에 침대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최연준은 아직 육경섭을 완전히 친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제 더 이상 적은 아니었다.육경섭이 자신의 정체를 알면서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그는 적이 아니라고 확신했다.최연준은 휠체어를 밀고 육경섭을 데리고 햇볕을 쬐러 밖으로 나갔다.최연준은 햇볕을 쬐며 칼륨을 보충하라는 의사의 지시가 있었다며 육경섭을 데리고 나와서 한여름 햇볕에 땀을 뻘뻘 흘리게 했다.이것은 고의적인 것이 분명했다.육경섭은 햇빛에 눈을 뜨지 못한 채 물었다.“이봐요, 이제 돌아가죠?”최연준은 천천히 손을 들어 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아직 시간이 안 됐어요.”“당신...”“육경섭 씨, 만족해요. 내가 직접 데리고 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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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훤칠한 비율의 소유자가 그의 눈에 들어오자, 육경섭은 저도 모르게 휠체어 손잡이를 세게 잡았다.“임우정은 왜 데리고 왔어요?”최연준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방금까지 오해가 있으면 담아두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면서요.”“그건 당신한테 하는 말이었고!”육경섭이 노려보며 말했고 최연준은 쓴웃음을 짓고서는 강서연이 있는 쪽으로 걸어가면서 손짓했다.임우정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벅터벅 그에게 다가왔다.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지난 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갔다.안색이 어두워진 육경섭이 바로 등을 돌리려 했고, 휠체어를 움직이다가 엉겁결에 목걸이가 환자복 위로 드러났다.임우정은 뜨끔했다. 그녀의 목에 똑같은 목걸이가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자세히 말해 목걸이가 아니라 그냥 목걸이 줄에 반지를 걸어놓은 것이었다. 반지도 비싸 보이지 않았고 목걸이 줄도 색이 다 바래져 검게 변했다.임우정은 본인이 우격다짐으로 육경섭한테 선물했던 목걸이라 기억에 남았다.16살이 되던 해, 학교 앞 편의점에서 3일 동안이나 굶어가며 모은 돈으로 반지 한 쌍을 골랐다. 설렘이란 감정을 알기 시작한 임우정에 비해 그는 너무나 숙맥이었다. 그녀를 좋아하면서도 표현 방법이 서툴러 괴롭히기 일쑤였다.임우정이 화가나 울기 직전이었어도 꿋꿋이 반지를 그의 손에 쥐어 줬었다. “이게 뭐야?”그가 얼굴이 빨개지며 물었다.“그게... 이제는 괴롭히지 말고 나한테 잘하라고!”“쳇, 이게 무슨 반지야, 은도 아니고 그냥 쇠고리네!”“육경섭, 갖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해!”“안 가진다고는 안 했어, 없기보다는 낫지! 그... 임우정!”속으로 좋아서 날뛸 것 같아도 말은 달랐다.“네가 산 반지 너무 별로라 내가 이제 큰돈 벌게 되면, 다이아몬드가 박힌 진짜 반지 사줄게!”... 임우정은 천천히 쇄골 쪽을 만지며 바지를 손에 꼭 쥐었다. 그의 부와 명예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이 많아졌지만, 그때의 약속을 잊은 것은 아닐까?육경섭은 두 손을 꼭 잡은 채 그녀를 등지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육경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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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냉담한 척하는 그의 태도, 그녀에게 솔직하지 않은 모습,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그가 선택한 가장 바보 같은 방식은 그녀에게 증오로 다가왔다!육경섭은 순간 움찔하며 상처가 욱신거렸다. 땡볕 아래 오래 머물렀던 터라 기운이 빠져 얼굴은 하얗게 질려있었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있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최연준은 금세 다가가 그의 상태를 확인했다. 아무래도 상처가 덧난 탓에 상처를 감싸고 있던 붕대가 빨갛게 피로 물들여졌다. 강서연은 서둘러 간호사를 찾아 나섰다. 임우정은 당황해하며 그의 앞에 웅크려 앉아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경섭아... 왜 그래? 너... 더 심각해진 거야?”솔직히 육경섭은 이보다 더한 총상도 여러 차례 입어 본 경험이 있었기에 이 정도의 상처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임우정이 그에게 한 말과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육경섭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는 어떤 말을 해야만 그녀에게 용서를 구할 수 있을지 몰랐고 용서했다 한들 그녀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다는 확신도 없었다. “경섭아!”육경섭이 대답이 없자 심각성을 느낀 임우정의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강서연이 불러온 몇몇 간호사들은 서둘러 육경섭을 병실로 옮겼고 즉시 상처를 확인한 후 처치해 주었다. 처치가 진행되는 동안 임우정은 그의 손을 꼭 잡은 채 시선은 그를 향해 있었고 한시도 그의 옆을 떠나지 않았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최연준과 강서연은 서로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현수 씨.”강서연은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아무래도 우정 언니는 오늘 병원에 머물 것 같으니 내가 가서 생필품이랑 먹거리를 챙겨올게요. 그리고 함께 집으로 가요.”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서연이 나간 후 간호사가 임우정한테 물었다. “환자 보호자 되십니까?”어리둥절해하던 임우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침대에 누워있던 육경섭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간호사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 무더운 날씨에 환자를 땡볕에 놔두면 어떡합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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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강서연은 필요한 물품을 사 들고 바로 돌아왔다. 육경섭을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임우정을 보고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강서연은 임우정에게 몇 마디 당부를 전하고는 최연준을 데리고 병실을 나갔다. 마음의 짐을 덜어낸 그녀는 집으로 가는 내내 수다가 끊이질 않았다. 비록 임우정과 신석훈이 인연이 닿기를 바랐던 그녀지만 임우정이 어떤 선택을 하든 무조건 응원할 것이다!“현수 씨.”강서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경섭 씨와 자주 마주칠 것 같은데 지나간 일은 덮어두고 잘 지내기를 바라요!”“그래.”사실 그 둘 사이에는 아무 일이 없었다. 최연준은 복잡미묘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발걸음을 멈췄다.지금의 그녀는 기분이 몹시 좋아 보여서 그가 어떤 얘기를 털어놓든 다 들어줄 것만 같았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까?최연준은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그녀의 맑은 눈을 바라보았다. “현수 씨, 왜 그래요?”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나 당신한테 할 얘기가 있어.”강서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맞잡고 말했다.“마침 저도 할 얘기가 있던 참이었는데!”“응? 뭔데?”그의 눈빛이 흔들렸다.“제가 신 의사님한테 가서 검사했는데...”최연준은 깜짝 놀랐다.“왜? 어디 불편해?”강서연은 부끄러워하며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말했다. “저... 이번 달 안 왔어요.”최연준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서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저 입술만 머뭇거릴 뿐 그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뭐? 뭐라고?”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당신 말은... 임신이라는 거야?!”“확실한 건 아니에요. 검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요!”강서연은 미소를 짓고는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최연준은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 자신이 할 얘기가 있다는 것도 잊은 채 파도와 같은 기쁨이 몰려와 그녀를 번쩍 들어 올렸다!“현수 씨, 이제 내려줘요!”강서연도 너무나 기뻤으나 사람이 오가는 길거리라 민망했다. 최연준은 바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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