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의 모든 챕터: 챕터 191 - 챕터 200

1650 챕터

제191화

강서연은 병원에 혼자 있는 임우정이 마음에 걸려 문병 갔더니 마침 육경섭에게 밥을 떠먹여 주는 임우정을 보았다.매사에 덤벙대던 임우정인데, 국물 한 숟가락 떠먹여 주는데도 육경섭이 데일까 여러 번 불어서 식혀서 주었다.하지만 병실 침대에서 아무것도 못하는 남자가 두 날 전까지만 해도 멀쩡하게 재활치료를 받았다고 누가 믿겠는가?강서연은 갑자기 그 사람이 떠올라 웃었다.모르는 사람한테는 어두운 안색으로 ‘오지 마!’ 하는 표정을 하던 사람이었다.하지만 만났다 하면 그녀한테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다.“왔어요?”이때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서연이 뒤돌아보자, 신석훈이 다가오고 있었다. 신석훈이 병실 쪽을 보고 정색하다 금세 밝은 표정으로 그녀를 마주했다.“경섭 씨가 회복이 빠르네요. 조만간 완쾌하시겠어요.”“신 의사님, 고맙습니다.”강서연이 어색해하며 말했다.처음에는 임우정과 엮어주려 했건만...“고마워 할 필요 없어요. 아픈 사람 치료해 주는 게 의사의 천직인데요.”신석훈은 웃으며 답했다.“석훈 씨는 참 좋은 의사예요.”그녀가 보기에도 이 말은 빈말 같았다.하지만 그러지 않으면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았다.손수 라이벌을 치료한 것도 모자라 좋아하는 사람한테 보냈었다. 그는 골치 아플 정도로 좋은 사람이라 항상 남을 치료만 했지, 정작 자신의 상처는 봐주는 사람이 없었다.“사실... 나도 우정 씨가 좋아하는 사람 곁에 있는 걸 원해요.”그가 웃으며 병실을 쳐다보았지만, 눈에는 미련이 남아 있는 것만 같았다.“우정 씨가 경섭 씨 곁에 있을 때만 더없이 환하게 웃는 것 같아요.”신석훈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석훈 씨...”강서연의 마음은 복잡미묘했다.“석훈 씨가 좋은 사람인데 꼭 좋은 일이 생길 거예요.”“허, 나한테는 원래 좋은 일만 있었어요!”신석훈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제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줬어요. 집이 그렇게 부자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족함 없이 컸고 덕분에 의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9-30
더 보기

제192화

강서연은 더욱 의구심이 들었다.“혼인 증명서로 뭐하게요?”최연준은 순간 입술이 마르고 목이 메어 무슨 변명을 해야 할지 몰랐다.그는 강서연이 집에 없는 틈을 타 혼인 증명서를 찾아냈다. 아니나 다를까 위의 이름은 구현수였다... 강서연이 강유빈 대신 시집을 갈 때, 강씨 집안에서는 인맥을 이용해서 구현수의 민증을 사용했었다.애초에 강서연한테 이렇게 빠질 줄 알았더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직접 혼인신고 하러 갔을 최연준이었다. 이름 고치려면 좀 힘들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고 유찬혁이 그에게 알려줬었다.하지만 최연준이 혼인 증명서를 챙겨 가려 할 때 마침 강서연한테 들켜 버렸다.“현수 씨, 왜 그래요?”그가 넋을 놓고 있자 내심 걱정되었다.“현수 씨... 혼인 증명서 찾자고 집을 이렇게 어지럽혔다고요? 뭐하게요?”최연준은 억지로 입을 삐죽거리며 한참 동안 뜸 들이다 입을 열었다.“그냥... 찾아보느라.”“뭐 볼 거 있다고요?”눈이 휘둥그레진 강서연은 어떠한 표정도 지을 수 없었다. 그러고는 그의 손에서 혼인 증명서를 가져와 서랍에 넣었다.최연준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를 묵묵히 바라보았다. 마치 잘못이라도 저지른 아이처럼 멍하니 그녀 앞에 서 있는 최연준이다. 큰 체구에 어울리지 않게 그녀 앞에서 그가 고개를 숙이고 말을 아낄 때마다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강서연은 어이없는 듯 웃어 보이며 작은 두 손으로 그의 볼을 감싸고는 맑은 눈으로 그를 그윽하게 쳐다보았다. “현수 씨, 오늘 좀 이상한데. 요즘 힘든 일 있었어요?”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09-30
더 보기

제193화

“혹시 모르잖아요! 진짜 아기가 생긴다면 아이를 위해서도 생각해 봐야죠. 그렇지만 이 보험은 내가 현수 씨한테 들어주고 싶은 거예요.”그녀는 아랫배를 어루만지며 그를 향해 따뜻하게 웃어 보였고 그의 손을 잡으며 부드러움이 섞인 확고한 마음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세상은 온통 눈앞의 남자였다. “현수 씨... 나, 임신은 처음이라 긴장이 되긴 해서 며칠 맘카페 같은 데서 정보를 많이 찾아봤어요. 진짜 게시글처럼 만에 하나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난...”최연준은 안색이 어두워서는 진지한 얼굴로 그녀에게 말했다. “서연아, 쓸데없는 생각 하지 마! 그럴 일 없을 거야!”강서연은 어깨에 기대며 말했다“그게 아니라, 내 말은 만약에, 만약에 급한 상황이 생기면 이 돈을 꺼내라는 거죠.”“만약은 없어! 그럴 일도 없을 거고!”최연준은 중저음으로 그녀를 혼내듯 말했고, 그의 화난 표정에 강서연도 꽤 놀란 눈치였다. 그녀는 멍하니 그를 보았고 심장이 쿵쾅 뛰었다. 그는 망설임 없이 깔끔하게 보험 서류를 갈기갈기 찢어버렸고 순간 공기는 싸해졌다. 최연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서운 분위기에 강서연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현수 씨...”최연준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었고 본인이 놀라게 했다는 생각에 그녀를 품에 와락 안고는 미안해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당신한테 화를 낸 게 아니야. 단지 그럴 일 없을 것이라는 걸 말해 주고 싶었을 뿐이야. 당신한테 일이 생겨도 난... 아이보단 당신이 먼저야.”최연준은 강단 있는 눈빛을 하고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토해냈다. 강서연은 마음 한편이 뭉클했고 코끝이 시큰거렸다.“현수 씨 바보,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말아요! 우리 둘의 결실인데, 어찌 그래요.”“아니!”최연준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말했고 강서연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녀는 얇은 손으로 그의 얼굴을 어루만졌고 큰 눈망울은 별빛처럼 빛이 뿜어졌다. 그의 표정과 모습은 꽤 엄숙하고 진지해서 모르는 사람이 봤으면 겁을 먹었을 건데, 강서연은 그가 긴장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1
더 보기

제194화

“서연 씨, 워낙 몸이 약하고 해서 보기 드문 케이스긴 한데, 상상임신이에요. 하지만큰 문제는 없어요. 몸조리 잘하고 준비하면 언제든 아이를 가질 수 있어요.”“그리고 내가 확인한 또 다른 사실이...”신석훈은 또 다른 검사 결과 하나를 꺼내 보였다. 그 위에는 강명원이란 이름이 적혀있었다.“이 일은 내가 서연 씨한테 사과부터 할게요. 강명원 회장도 여기서 건강검진을 받았었어요. 저의 병원 인턴들이 실습 과정에서 일부 혈액 샘플을 갖고 본인들 실험 과제로 빼돌려서 감정을 했더라고요. 그중에 서연 씨 그리고 강 회장님 혈액 샘플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사실 이건 병원 규정을 위반한 행동이라 관련 인턴들도 병원 처벌을 받았고요.”“그런데 오늘 내가 그 감정 보고를 보게 되었고, 혈액결과상... 두 분이 혈연관계가 전혀 아님을 확인했어요!”충격적인 소식에 강서연은 머리가 텅 빈 것 같았고 귀가 멍해졌다....최연준은 병원에서 오가는 사람 중에 그녀의 모습을 애타게 찾으며 병원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그러다 눈을 돌려보니 신석훈이 사무실에서 걸어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서연이는요?”“간호사한테 부탁해서 휴게실로 보냈어요.”“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최연준은 마음이 조급했고 급히 달려왔던 터라 코끝까지 땀이 찼다. 신석훈은 전후 앞뒤사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줬고 최연준도 듣고 너무 놀라 한참 정신을 못 차렸다..“잘못된 것 아니고요?”“저도 처음엔 샘플도 많고 해서 인턴들이 진행할 때 잘못해서 샘플이 섞이거나 했을 수 있어서 일부러 제가 다시 감정을 했어요. 직접 했고요. 같은 결과예요.”신석훈은 침착하게 답을 했다.최연준의 미간이 심히 찌푸려졌다.“혈액 샘플의 라벨이 잘못...”“혈액 샘플은 피를 뽑고 바로 라벨이 붙여지고, 또 전담자가 책임지고 보관해요.”그렇다는 의미는 혈액 샘플이 잘못될 경우는 없다는 것이고, 또 감정을 신석훈이 직접했으니, 결과 역시 오류일 수 없었다.“그래서... 서연이가 강명원의 친딸 아닌 거예요?”신석훈은 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1
더 보기

제195화

‘이런 사실을 강 회장이 정말로 모를까? 예전에 양연 아줌마가 주워온 자식이라고 욕하고 모질게 굴었던 게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말 안 가리고 한 게 아니라, 근거가 있고 뭐를 알고 얘기했다는 건가? 그러면 윤찬이랑 나의 아버지는 누구라는 건가?’강서연은 수많은 생각에 머릿속이 어지럽고 가슴은 뭐가 막힌 것 마냥 답답하고 숨쉬기조차 가빴다. 최연준은 그녀 앞에 꿇어앉아 부드러운 시선으로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어루만졌다.그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여보, 이제 집에 가자.”“난...”“다 이해해. 당신 지금 기분이 이상한 것도 심경이 복잡한 것도 알지만, 이런 일은 시간이 필요해. 우리 같이 천천히 알아보자고. 어떤 일이 있어도 내가 옆에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응?”강서연은 최연준의 눈을 바라보았고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그는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고 그녀는 뭔가 든든했다. 집에 돌아온 강서연의 시야에 든 건 식탁 위에 널려 있는 육아 잡지와 맘 카페 글이 켜져 있는 컴퓨터였다.모두 최연준이 최근 밤새 익히던 육아 정보였다.그는 보기만 한 게 아니라 임산부 주의 사항까지 꼼꼼하게 메모했다. 거기에는 초보 아빠가 뭘 해야 하는지, 산후 우울증을 어떻게 해소하고 도울 건지 등등도 같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작은 침실에는 아이 용품과 임산부 용품이 쌓여 있었다.강서연은 코끝이 시큰거렸고 눈가가 저절로 촉촉해져서 고개를 떨구고 아무 말도 없었다. 최연준은 그녀를 가볍게 껴안고 묵묵히 감정에 휩싸인 그녀를 토닥였다.한참 있다가 강서연이 겨우 한마디를 뱉어냈다.“현수 씨, 이럴 줄 알았으면 너무 일찍 기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확하게 확인하고나서 현수 씨한테 알려줘야 했는데. 미안해요, 헛물켜게해서...”최연준이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런 거 아니야. 괜찮아, 이 물건들은 놔두면 나중에 다 쓸 거야.”“신 의사님이 내가 워낙 몸이 약해서 임신 할 수는 있지만 확율이 보통보다 낮다고 그랬어요.”최연준은 진지하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1
더 보기

제196화

강서연이 넋을 놓고 있는 사이, 최연희가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언니, 오랜만이에요. 저 안 보고 싶었어요?”강서연이 웃으며 그녀의 코끝을 톡 쳤다.“당연히 보고 싶었죠. 옆에서 재잘거리는 연희 양의 없으니까 얼마나 지루한지 몰라요.”최연희가 눈웃음을 지었다.강서연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그녀 뒤에 서 있는 중년 여인에게로 향했다. 관리를 잘한 듯해 보였으나 웨이브 단발머리에 명품으로 도배된 옷차림과 에르메스 한정판 가방을 들고 있어 그런지... 왠지 조금 우스꽝스럽기도 했다.“콜록콜록!”중년 여인이 마른기침을 두어 번 하자 최연희는 재빨리 그녀를 강서연에게 소개했다.“언니, 이분은 저희 엄마예요. 절 보러 특별히 강주로 오셨어요!”강서연이 화들짝 놀랐다.‘이분이 바로 최씨 가문 사모님이시구나. 최씨 가문이 재벌이긴 하지만 명품으로 도배할 만큼 허세를 부리길 좋아하는 가문 같지는 않던데...’강서연은 혹시라도 예의 없어 보일까 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참았다.“엄마.”최연희가 혀를 날름 내밀었다.“여긴 강서연 언니예요. 강주에서 저랑 가장 친한 친구예요!”은미연이 선글라스를 벗고 그녀를 아래위로 자세히 살폈다.‘얘가 바로 강서연이구나. 연준이 혼을 쏙 빼놓고 강주에서 신분을 숨긴 채 좋은 남편으로 살게 만든 그 강서연.’은미연이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특별한 건 없어 보이는데? 피부가 하얗고 여리여리한 게 나름 순진해 보여. 이목구비도 이 정도면 꽤 괜찮고. 그런데 예전에 연준이 옆에 있던 여자들이랑은 완전히 다르네. 연준이가 이런 애한테 빠질 줄은 몰랐어!’“엄마!”최연희가 팔로 그녀를 툭툭 치며 눈치를 줬다.“사람을 너무 빤히 쳐다보지 말아요.”“아... 알았어!”은미연도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정말 예쁘네요, 서연 씨. 이 가게도 너무 아기자기하게 잘 꾸몄어요. 딱 봐도 서연 씨는 참 능력 있는 여자 같아요!”강서연은 민망한 듯 웃어 보이고는 은미연에게 자리를 안내했다.그들은 마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1
더 보기

제197화

“그래, 알았어.”최연준이 무덤덤하게 대답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최연희는 은미연과 눈빛을 주고받고는 강서연에게 말했다.“언니, 저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강서연이 멈칫한 사이 은미연은 그녀를 잡고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커피도 만들 수 없게 되었으니 그녀도 차라리 마당에 앉아 은미연과 함께 웃으며 얘기를 나누었다.최연희는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쩍 벌어진 어깨로 카운터 뒤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최연준을 발견했다. 그녀가 살며시 다가가자 최연준이 갑자기 고개를 홱 돌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보았다.가슴이 움찔한 최연희는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오빠...”“은 대표님을 모셔온 목적이 뭐야?”최연준의 낯빛이 말이 아니게 어두웠다. 그 모습에 화들짝 놀란 최연희가 손사래 쳤다.“목적이라니, 아무 이유 없어. 오빠는 오히려 우리 엄마한테 고마워해야 해. 엄마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오늘 여기 온 사람은 임나연이었을 거야.”“뭐?”눈썹을 치켜올린 최연준의 표정이 더욱 싸늘해졌다.“나연 씨도 다 알아?”“오빠가 여기 있는 건 모를 거야. 그런데 내가 계속 강주에 있으니까 자꾸 오겠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엄마를 오라고 했어.”최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찌푸려졌던 미간도 그제야 살짝 풀렸다.“걱정하지 마, 오빠. 엄마가 평소에는 입이 가볍지만 어떤 얘기는 하면 안 된다는 거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최연희가 가슴팍을 툭툭 치며 장담했다. 그 점에 대해서는 최연준도 딱히 걱정되진 않았다. 어쨌거나 어릴 적부터 은미연은 그에게 잘해줬으니까. 하지만 강주에 온 사람이 너무 많아 그게 늘 불안했다.“할 게 없으면 빨리 돌아가.”그의 표정이 그나마 누그러졌다.“작은삼촌은 내가 계속 맨체스터에 있는 줄 아는데 다른 사람들이 자꾸 강주로 오면 의심할 거란 말이야.”“작은삼촌은 아직도 오빠가 맨체스터에 있는 줄 알아.”최연희가 피식 웃었다.“우리 엄마가 컴퓨터 고수인 거 잊었어? 작은삼촌이 갖고 있는 동영상들 있잖아, 오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2
더 보기

제198화

“여보!”강서연은 최연준에게 고개를 흔들며 눈짓하고는 최연희를 위로했다.사실 최연희는 놀란 게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오빠 때문에 하도 많이 놀라 이젠 그가 화를 내도 별로 개의치 않아 했지만 오히려 강서연이 연신 사과하며 깨진 조각들을 치웠다.최연준이 도와주려 하자 강서연은 그를 말리며 다정하게 웃었다.“여긴 내가 정리할게요. 현수 씨는 이런 거 잘하지 못하니까 손 다칠 수 있어요.”그녀는 아주 능숙한 손놀림으로 바닥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그때 손님이 가게로 들어와 손님을 맞이하러 마당으로 달려 나갔다.은미연은 옆에서 그녀를 지켜보며 최연준의 눈치도 살피다가 몰래 그에게 다가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아주 제대로 된 와이프를 찾았구나!”움찔한 최연준을 뒤로 한 채 은미연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비록 너의 친엄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거의 내가 키우다시피 했어. 네가 서연 씨를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최연준은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차가운 얼굴에는 여전히 그 어떤 표정도 없었다.은미연은 그의 생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가끔 최씨 가문의 아이들이 안쓰럽기도 했다.겉으로 보기에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남 부러울 것 없어 보이지만 결혼 문제에 있어서는 선택권이 없었다. 늘 자유를 즐기고 자기 생각대로 하길 원하는 그녀는 이런 걸 딱 질색했다. 하여 그녀는 최연준과 강서연을 도울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도울 생각이었다.“연준아, 서연 씨를 언제 가족들한테 소개할래?”최연준이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일은 경거망동해서는 안 돼요. 최씨 가문 사람의 결혼이 많은 이익과 연결되어 있어서 잘못했다가는...”“서연 씨한테 불리할까 봐?”은미연이 싸늘하게 웃었다.“흥! 누가 그런 생각을 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가만 안 둘 거야!”“할아버지도... 가만 안 둘 거예요?”조금 전까지 두 손을 허리에 올리고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던 은미연이 순식간에 겁에 질려 입가를 파르르 떨었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2
더 보기

제199화

과거 그녀가 조금만 더 감정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최문혁과 이혼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최연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던 그때 밖에서 강서연과 최연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햇살 가득한 마당에 앉아있었다. 주변에는 온통 활짝 핀 아이리스꽃이었고 베리 쿠키와 마키아또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평생 간직하고 싶을 정도였다.“걱정하지 마.”은미연이 웃으며 말했다.“네 동생이 서연 씨를 저렇게 좋아하는 걸 봐서라도 내가 최선을 다할게! 사실 최씨 가문에서 다른 사람은 다 괜찮아. 하지만 그 영감쟁이 최진혁이랑 최지한 그 녀석이...”은미연은 잘만 얘기하다가 또다시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최연준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최진혁이 뒤에서 그를 뭐라 욕하든 은미연이 이미 대신 다 갚아줬다....자신의 출신에 대해 알게 된 후로 강서연은 한동안 겉으로는 미소를 잃진 않았지만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최연준은 알고 있었다.가게에 손님이 많을 때는 분주히 움직여야 하니까 오히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게가 조용할 때면 그녀는 홀로 마당의 계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 모습은 참으로 쓸쓸하고 서글퍼 보였다.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었던 최연준은 염치 불구하고 임우정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임우정은 마침 육경섭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여행지는 성남이었다.“그럼 우리랑 같이 가요!”임우정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랑 서연이 대학교 때부터 돈 모아서 성남에 가자고 했었거든요. 지금 마침 기회도 생겼고, 서연이 무조건 좋아할 거예요.”육경섭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다급하게 임우정을 잡아당기자 임우정이 그를 째려보았다.“왜? 싫어?”육경섭이 멋쩍게 웃으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니... 사람이 많으면 북적북적하고 좋지, 뭐. 문제는 현수 씨가 우리랑 같이 가려나 모르겠네. 우정아, 어쩌면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지도 모르잖아... 그렇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2
더 보기

제200화

최연준이 그를 힐끗 보았다. 사실 그도 그 의문이 든 지 오래였다.하지만 더욱 이상한 건 남자 중에서도 체력이 좋은 편인 두 사람이 두 여인을 따라가지 못하고 거의 녹초가 되었다는 것이다.오늘 밤 아무래도 제대로 ‘벌’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저기요, 뭘 그렇게 웃어요?”육경섭이 그의 눈앞에서 손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그제야 생각에서 빠져나온 최연준은 미소를 거두어들이고 다시 차가운 모습으로 돌아왔다.“경섭 씨.”그가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다시 바른길로 돌아갈 생각은 안 해봤어요?”육경섭이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표정이 복잡해졌다.“비록 우정 씨랑 다시 잘됐고 우정 씨도 경섭 씨를 받아들였지만 지금 삶이 살얼음판인 건 사실이잖아요. 어느 정도 권력을 얻긴 했지만 그만큼 원수도 많아졌죠. 지난번에는 제가 마침 그 호텔에 있었기에 망정이지...”최연준이 의미심장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만약 그런 일이 또 일어난다면 지난번 같은 우연이 다시 있을까요? 혹시라도 당신한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우정 씨의 행복은 어떡해요?”육경섭이 어두워진 얼굴로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사실 그도 진작 생각은 했었다. 그때 최지한이 그에게 일을 시킬 때도 신분 세탁을 해주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최지한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서 함부로 믿어선 안 되었다.육경섭은 최연준을 빤히 쳐다보며 뭔가 얘기하려다가 결국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제가 도와줄게요.”최연준이 나지막이 말했다.“하지만 그 과정이 쉽진 않을 거고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훨씬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어요. 그리고 포기해야 하는 것도 있어요.”“괜찮아요.”육경섭은 한 치의 고민도 없이 즉각 답했다.“우정이랑 함께할 수만 있다면 모든 걸 다 포기해도 좋아요.”최연준은 그를 한참 동안 빤히 쳐다보다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웃었다.그때 강서연과 임우정이 마침 그들에게 시선을 돌렸다. 두 사람이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는 알 수 없으나 꽤 잘 지내는 것 같았다.임우정이 손을 흔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3-10-02
더 보기
이전
1
...
1819202122
...
165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