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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과거 그녀가 조금만 더 감정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최문혁과 이혼할 일은 없었을 것이다.

최연준이 숨을 깊게 들이쉬던 그때 밖에서 강서연과 최연희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햇살 가득한 마당에 앉아있었다. 주변에는 온통 활짝 핀 아이리스꽃이었고 베리 쿠키와 마키아또의 향긋한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있는 그 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평생 간직하고 싶을 정도였다.

“걱정하지 마.”

은미연이 웃으며 말했다.

“네 동생이 서연 씨를 저렇게 좋아하는 걸 봐서라도 내가 최선을 다할게! 사실 최씨 가문에서 다른 사람은 다 괜찮아. 하지만 그 영감쟁이 최진혁이랑 최지한 그 녀석이...”

은미연은 잘만 얘기하다가 또다시 막말을 퍼붓기 시작했다.

최연준은 어찌할 방법이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최진혁이 뒤에서 그를 뭐라 욕하든 은미연이 이미 대신 다 갚아줬다.

...

자신의 출신에 대해 알게 된 후로 강서연은 한동안 겉으로는 미소를 잃진 않았지만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최연준은 알고 있었다.

가게에 손님이 많을 때는 분주히 움직여야 하니까 오히려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가게가 조용할 때면 그녀는 홀로 마당의 계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 모습은 참으로 쓸쓸하고 서글퍼 보였다.

그녀를 기쁘게 하고 싶었던 최연준은 염치 불구하고 임우정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임우정은 마침 육경섭과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고 여행지는 성남이었다.

“그럼 우리랑 같이 가요!”

임우정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저랑 서연이 대학교 때부터 돈 모아서 성남에 가자고 했었거든요. 지금 마침 기회도 생겼고, 서연이 무조건 좋아할 거예요.”

육경섭이 어두워진 표정으로 다급하게 임우정을 잡아당기자 임우정이 그를 째려보았다.

“왜? 싫어?”

육경섭이 멋쩍게 웃으며 풀이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사람이 많으면 북적북적하고 좋지, 뭐. 문제는 현수 씨가 우리랑 같이 가려나 모르겠네. 우정아, 어쩌면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할지도 모르잖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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