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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최연준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널찍한 등도 굳어버린 것 같았다. 최재원의 질문에도 그는 입을 꾹 다물었다.

분위기가 어찌나 싸늘한지 얼어붙을 것만 같았다.

최재원이 그를 빤히 쳐다보다가 더욱 무거운 말투로 다시 한번 물었다.

“강서연이 누구냐고!”

“저의 와이프 입니다.”

최재원이 손을 들어 상을 탁 내려치자 순식간에 깨져 산산이 조각났다.

최연준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어찌나 세게 쥐었는지 손등의 핏줄이 다 터질 것만 같았다. 최재원이 성난 목소리로 물었다.

“언제 결혼했어? 이 여자는 또 언제 만났고?”

“만약 내가 이 발표를 막지 않았더라면 정말 최씨 가문의 절반을 남한테 줄 생각이었어?”

집사와 도우미들이 문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서재 안에서 들려오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감히 숨소리도 내질 못했고 방한서마저도 여간 놀란 게 아니었다.

최재원은 일을 처리하면서 늘 침착함을 유지하던 사람이라 오늘같이 성을 내는 일은 그야말로 드물었다.

오늘 할아버지와 손자는 마치 끝장을 볼 기세로 날카롭기 그지없었다. 가까이 다가가기는커녕 소리만 들어도 저도 모르게 오금이 저렸다.

“네 명의로 된 재산, 주식, 펀드, 그리고 해외 부동산과 현금까지 전부 그 여자한테 절반 나눠주려고?”

최재원이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

“연준아, 너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니!”

최연준이 입술을 적시고는 단호하게 말했다.

“절반이 아니라... 전부 다 줄 거예요.”

“뭐라고?”

“성명서에 절반이라고 쓴 건 아직 완전히 제 와이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나중에 완전히 제 여자가 된다면 그땐 다 그 사람 것이에요.”

최재원이 냉기가 감도는 눈빛으로 그를 한참 동안 쳐다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결혼하지 않았단 말이야?”

최연준이 이를 꽉 깨물었다. 그가 아무 말이 없자 최재원은 그제야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최연준이 비행기 사고를 당한 후로 줄곧 강주에서 요양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여 강서연과는 그 시기에 만났을 거라고 짐작했다.

사람이 몸을 다치게 되면 의지력도 약해지고 그 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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