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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하얗게 질려버린 강서연은 그의 티셔츠를 얼른 들어 올려 상처를 확인했고 예상대로 허리부위에 상처가 선명하게 보였다.

“상처가 빨개졌어요!”

그녀는 안쓰러운 표정으로 상처를 어루만져 주며 임우정을 돌아보았다.

“우정 언니, 이것 좀 봐요! 경섭 씨가 현수 씨를 발로 차서 이렇게 빨개졌어요!”

방금까지 다정다감했던 임우정이 한순간에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육경섭을 날카롭게 쏘아보았다.

“그러게, 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

육경섭은 억울한 표정이었다.

“우정아, 네가 나한테...”

“너한테 뭐?”

임우정은 강서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우리 서연이가 기분이 안 좋다는데! 얼른 가서 현수 씨 줄 약이나 사 와!”

육경섭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임우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방금까지 우리 섭이라더니, 지금은 우리 서연이? 그 말은 사랑보다 우정이 먼저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한동안 넋 놓고 서 있던 육경섭이 머리를 쳐들자 우쭐해하는 최연준과 눈이 마주쳤다.

“그럼 수고스러운 대로 경섭 씨가 약 좀 사다 주겠어요?”

...

아침 6시, 육경섭이 약을 사 오면서 아침밥도 함께 챙겨왔다.

그는 능숙하게 수저를 놓고는 베란다 문을 열어 최연준의 손에 약을 쥐여주며 쓴웃음을 지었다.

“하, 살짝 찬 거로 엄살은! 일부러 그랬죠?”

“과찬이에요, 그저 배운 대로 써먹어 봤어요.”

최연준이 웃으며 말하자, 육경섭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최연준은 이 정도 작은 상처에는 약이 필요하지 않아 연고를 한쪽에 놓아두었다.

강서연과 임우정은 사 온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서 베란다에 기대있는 두 남자를 보고는 똑같은 미소를 지었다.

“하, 진지한 얘기 좀 해보죠.”

육경섭이 엄숙한 표정을 짓자, 멍해 있던 최연준이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보다 먼저 담배 한 대만.”

육경섭이 빨리 달라고 손짓했다.

최연준은 피식 웃고는 마지못해 주머니에서 얼마 남지 않아 아껴뒀던 담배 반 갑을 꺼냈다.

그가 육경섭에게 한 대를 뽑아 주자, 두 여자가 보이지 않는 베란다 구석에 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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