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요, 그만 장난쳐요.”강서연은 가볍게 거절하며 손으로 그를 껴안았다. 최연준은 웃으며 그녀의 목에 입맞춤하면서 몸에서 끓어오르는 열기를 가라앉혔다.그는 그녀가 보수적인 여자여서 안방 침대가 아닌 곳에서 잠자리하는 걸 꺼린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보아하니 앞으로 많이 가르쳐야겠다...’“현수 씨, 무슨 생각 해요?”최연준은 잠깐 사색에 잠겼다 다시 정신이 돌아왔다. 그는 혀끝으로 마른 입술을 적시며 그녀를 향해 가볍게 웃었다.“지금 마음이 좀 편해졌어?”“네!”최연준은 가볍게 말을 꺼냈다.“여보. 주식 문제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해?”강서연은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했고 최연준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깟 주식 얼마 되지 않아. 가져도 좋고 그게 싫으면 안 가져도 좋아. 너무 부담 갖지 마.”“그깟 주식?”강서연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그 말, 당신 돈이 엄청 많은 사람처럼 보이잖아요. ‘그깟 주식’ 도 눈에 차지 않으니!”최연준은 웃고는 말을 하지 않았다.강서연은 그의 품에 기대고 달콤한 목소리로 말했다.“사실 나도 주식을 위해서가 아니에요... 주식을 돌려준다는 명의로 강 회장님 시험해 보려 했던 거예요.”“시험?”“아버지 태도가 이상하지 않아요?”그녀는 20년 동안 아버지라고 불러서 그런지 갑자기 호칭을 고치기가 힘들었다.“분명히 내가 자기 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나한테 기어코 주식을 주려고 하는 건, 왜일까요? 그리고 되돌아보면 우리 남매한테 애정을 주지는 않았지만, 공부하고 생활에 쓰는 비용은 그렇게 아끼지 않았어요.”그녀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현수 씨. 남자 입장에서 보면, 자기랑 혈연도 없는 자식한테 그렇게 대해줄 것 같아요?”최연준은 잠깐 생각에 빠지더니 바로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내가 그 아이 엄마를 너무 사랑하면 그럴 수도 있을 거 같아.”“흠.”강서연은 코웃음을 쳤다.“그 사람이 우리 엄마한테 감정이 있다고요? 그건 절대 아닌 것
“그전의 적금과 재테크의 수익까지 더하면...”그녀의 눈가에서 흥분한 기색이 흘러나왔다.“현수 씨, 우리가 얼마 모았는지 맞혀봐요.”최연준은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강서연은 작은 목소리로 금액을 말한 후 흘러나오는 웃음 때문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현수 씨, 저 드디어 자동차를 선물해 줄 수 있게 됐어요.”“뭐?”최연준은 수저를 내려놓고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차를 사는 거예요!”강서연은 다시 말했다.“내가 전에 평소 타고 다닐 자동차를 사주겠다고 했잖아요, 다만 그때는 돈이 부족했었어요.”최연준은 마음이 따뜻해 났다.보아하니 그녀가 전에 회사에 있을 때 영업팀 매니저로 승진하면서 월급도 배로 받았었다. 그리고 그녀가 대출을 내서 큰 집도 사고 그가 밖에 다니기 편하게 차도 사주겠다고 했었다.그녀는 그한테 쓰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았다. 최연준은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지그시 바라보았다.“나에게 사줄 필요 없어, 그 돈은 어머님과 윤찬에게 써.”“두 사람 생활비는 따로 있어요.”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비록 어머니와 동생을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수 씨도 챙겨야죠. 차를 사주겠다고 말했는데 약속은 꼭 지켜야죠.”“그럼... 전에 말했던 것처럼 나를 평생 먹여 살릴 거야?”최연준의 목소리는 조금 흔들렸다.강서연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평생이라고 말했기에 하루, 한 시간, 일 분, 일 초라도 적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현수 씨, 그럼 이렇게 결정하기로 해요.”그녀는 고기를 집어 주며 말을 이었다.“주말에 우리 차 보러 가요. 아, 맞다. 우정 언니도 함께 가요. 언니가 자동차 세일 아르바이트를 해봐서 차에 대해 잘 알아요.”최연준은 그녀가 고집해 주말에 함께 차를 보러 가기로 했다.임우정이 육경섭과 함께 올 줄은 몰랐다.자동차 서비스 센터의 매니저가 육경섭을 보자 놀라서 경직되었다. 방금까지 기고만장한 모습에서 바로 알랑거리는 모습으로 변했다. 입꼬리가 귀에 걸릴 지경이었다.“형님! 허...
아주 평범한 소형 승용차였다. 배기량이 작은 덕분에 휘발유도 절약할 수 있고 크기도 적당하여 가격은 2천만 원 정도다.최상 가문 집사들조차 거들떠보지 않는 평범한 차였지만 최연준은 매우 좋아했다.차를 본 순간 두 눈이 반짝이는 강서연의 모습에 그 역시도 기분이 좋았다.“현수 씨, 어떻게 생각해요?”강서연은 다정하게 그의 팔짱을 꼈고 최연준은 웃으며 답했다.“당신이 좋아하면 됐어.”“난 엄청 괜찮은데 이건 선물이니까 현수 씨가 마음에 들어야죠!”강서연은 남자들이 차에 대해 특별한 애착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무조건 마음에 드는 거로 선물하고 싶었다.“우정 언니랑 다른 것도 많이 봤는데 이 차가 여러모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현수 씨, 한번 시승해 볼래요?”“괜찮아.”최연준은 그녀의 두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도 마음에 들어. 이걸로 하자.”그의 반응에 강서연은 빙그레 웃더니 곧이어 어떤 색의 차를 선택할지 고민했다.솔직히 검은색이 멋졌지만, 평소에도 과묵한 사람이 검은색의 차를 운전하는 건 어딘가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그녀는 흰색을 원했다.말을 이어가던 강서연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고 재잘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의 새가 지저귀는 것 같았다.묵묵히 바라보던 최연준은 갑자기 표정이 어두워지며 미간을 찌푸렸고, 그윽한 눈빛은 한시도 그녀를 떠나지 못했다.이때 육경섭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수억에 달하는 차들이 차고에 가득할 텐데 고작 저런 2천만 원짜리가 눈에 들어와요?”최연준은 침묵을 지켰다.“신분 때문에 놀랄까 봐 이런 행동하는 거면 굳이 그럴 필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육경섭은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을 이었다.“서연 씨는 용감하고 시야가 넓은 여장부 같은 스타일의 사람이라 고작 이런 일로 놀라지는 않을 거예요.”그는 육경섭을 힐끗 쳐다봤다.“알아요.”놀라는 건 딱히 걱정되지 않았지만, 강서연처럼 독립심이 강한 사람은 서로의 차이가 큰 결혼을 받아들이지 않을 게
“전 올 생각이 없었는데 경원이가 오자고 했어요!”유찬혁은 재빨리 거리를 두었고 최연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배경원을 바라봤다.“형, 그게 아니라...”“새로 뽑은 차로 드라이브 가고 싶다고 했잖아!”“야!”말문이 막힌 배경원의 모습에 최연준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쓸데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 서연이가 보면 어떡해!”“전...”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배경원과 달리 유찬혁은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됐어요, 형. 얘는 어릴 때부터 많이 둔했잖아요. 신경 쓰지 마요!”배경원은 할 말을 잃었다.“아참, 새로 뽑은 차 너무 이쁘네!”유찬혁은 여우처럼 교활하게 웃었다.“서연 씨 안목인 거죠?”그제야 최연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돌았다.“서연 씨는 참 안목이 뛰어난 것 같아요. 형이 전에 운전하던 차들은 솔직히 실용성이 떨어졌는데 이건 성능이랑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형이랑 너무 잘 어울리네요!”배경원은 순간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기분이 한결 좋아진 최연준은 드라이브 가자며 제안했고, 목적 달성한 유찬혁은 그제야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실은... 할 말 있어서 찾아왔는데 조용한 곳으로 가요.”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 키를 가지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어디 나가려고요?”최연준은 웃으며 답했다.“응... 친구들이랑 바람 좀 쐬려고.”가게에는 최연희도 있었는데 고양이처럼 구석에서 오븐을 지키고 있었고, 최연준의 말을 듣자마자 그 두 사람이 찾아왔을 거라고 확신했다.강서연은 차 키를 건네주며 물었다.“친구 누구요?”“그게...”최연준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감옥 동기!”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최연희는 하마터면 커피를 뿜을 뻔했다.“감옥 동기요?”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저번에 돈 빌려달라고 연락 온 사람 맞아요?”“응...”“현수 씨, 그 사람들이랑 연락 끊기로 저랑 약속했잖아요?”최연희는 그가 어떻게 변명할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역시나 남달랐다.“다들 이제 반성하고 새사람
“하지만...”그 말이 목젖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최연희는 마른침만 꿀꺽 삼켰다.그녀 역시도 이런 일은 다른 사람이 간섭하는 게 아니라 최연준이 직접 해명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됐어요.”강서연은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오늘 뭔가 이상한데요? 설마 쿠키를 못 먹어서 그런 건가?”최연희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쿠키를 꺼냈다.곧이어 가게 입구 벨 소리가 울리며 손님들이 속속 들어왔다.강서연은 여느 날과 똑같은 바쁜 하루를 시작했다. 따스한 햇볕으로 가득 물든 정원과 커피 향이 맴도는 내부까지 손님들로 가득 찼고 그들은 인증샷을 남기며 떠나기 전에 좋은 리뷰를 남겼다.초가을이 가까워졌음에도 아이리스꽃은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있었다.행복해하는 강서연을 바라보며 최연희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그녀가 계속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최연준은 강변을 따라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고 역시나 조금의 덜컹거림도 없이 안정적이었다.조수석은 강서연의 자리라서 아무도 앉을 수 없던 터라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뒷좌석에 앉았다.둘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최연준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이따금씩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2천만 원도 안 되는 차를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다니...수억 원에 달하는 고급 스포츠카를 운전할 땐 사정없이 엑셀을 밟고, 망가져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폐기물처리 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형.”배경원은 하품하며 입을 열었다.“이 속도로 운전하다가 차에서 잠들 것 같아요.”백미러에 비친 최연준의 표정은 어두웠고 그는 천천히 차를 세웠다.“넌 잘 때 침을 많이 흘리니까 차 더럽히지 말고 자고 싶으면 내려서 자!”순간 정신이 번쩍 든 배경원은 자세를 다잡았다.“그럼, 형...”유찬혁은 웃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물 마셔도 돼요?”최연준은 곧바로 그를 째려봤다.“그러다가 쏟으면 어떡할래?”유찬혁은 아무 말 없이 목이 말라도 참았다.“형, 실은 할
최연준은 이상함을 느끼며 눈살을 찌푸렸다.최연희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착한 아이였는데, 하필이면 이상한 사람과 엮이고 있으니 기분이 언짢았다.그는 머리가 아픈지 심호흡하고선 잠시 차에 머물다가 곧바로 돌아갔다....오성 프라이빗 클럽하우스 밖에는 소진명이 있었고 그는 7일 내내 이곳에서 기다렸다.매일같이 아침 7시부터 저녁 8시까지 최진혁한테 만나달라고 애원했지만 입구를 지키고 있는 경호원들은 여전히 무표정이었다.최진혁은 그의 이름만 들어도 진절머리 날 지경이었다.소진명이 절망에 빠져 포기하려던 그때 집사가 밖으로 나왔다.“소 대표님, 도련님이 안으로 들어오시랍니다.”순간 두 눈이 번쩍 뜨인 그는 발바닥에 불이 날 정도로 재빨리 안으로 달려갔다.클럽 뒷마당 공터에는 거대한 철장 하나가 있었는데, 곁으로 다가가기도 전에 뭔가 부식되어 썩은 듯한 불쾌한 냄새가 풍겨왔다.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가까이 다가가니 철장 안에는 두 마리의 독수리가 있었다!옆에서 밀랍 팔찌를 놀고 있던 최지한은 음흉하고 사악한 눈빛으로 소진명을 바라봤고 그는 순식간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도... 도련님.”소진명은 애써 웃음을 지으며 말을 꺼냈고 곧이어 독수리들이 날개를 두세 번 퍼덕이더니 듣기 거북한 울음소리를 냈다.놀라서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린 소진명은 자리에 그대로 얼어붙어 한 걸음도 움직이지 못했다.최지한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더니 싸늘하게 말했다.“소 대표님, 며칠 동안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면서요? 저희가 손님 대접이 많이 허술하죠? 이곳까지 왔는데 저의 보물 같은 아이들은 보고 가셔야죠!”그는 장갑을 끼더니 옆 바구니에서 썩은 고기 두 조각을 꺼내 철장으로 던졌고 독수리들은 날개를 퍼덕이며 땅에 내려와 쪼아먹었다.소진명은 순간 등골이 오싹해졌다. 부자들이 사자, 호랑이, 뱀같은 걸 애완 동물로 키우는 건 알고 있었지만, 최지한이 썩은 고기를 먹이로 하는 독수리를 키우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최지한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을 집어 들더니 바닥에 내던졌다.“도련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소진명은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도련님이 절 믿고 며칠만 시간 준다면 모든 걸 조사하겠습니다!”사악함과 음흉함으로 가득 찬 최지한은 두 눈을 번쩍이더니 웃으며 말했다.“다시 우리한테 넘어온다는 말인가?”“지금까지 도와준 어르신의 은혜에 보답해야죠!”“헛소리 그만해!”그 역시도 비겁한 사람인지라 소진명이 어떤 속셈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배경원이 널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에 돈이 필요하니까 정보 넘긴 거잖아! 그 사람이 너한테 600억 넘겨줬으면 이런 일은 무덤까지 갖고 가겠네!”소진명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그래도 잘된 건... 그 자식이 할아버지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했다는 거야.”“네! 네!”소진명은 아부를 떨었다.“제멋대로 결혼한다는 건 가문의 큰 금기를 범한 거나 다름없어요!”“그 여자는 어떻게 생겼어?”최지한은 흥미로운 듯 물었고 소진명은 잔뜩 긴장한 채로 답했다.“아주... 아주 예쁩니다.”“그래? 어떻게 예쁜데?”최지한은 여자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최연준을 사로잡은 사람이라면 단순히 이쁜 것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근질근질했다.“도련님.”소진명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이름은 강서연이고 강주에서 이름있는 강씨 가문의 사람인데 혼외자라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예요. 전에 업무적으로 몇 번 연락한 적 있었는데 예쁜 데다가 일도 아주 잘합니다. 보통 여자가 아니에요.”“괜찮네!”최지한은 강서연이라는 이름에 완전히 마음이 사로잡혔다. 그는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부하를 시켜 돈 상자를 옮겨왔다.“일단 이걸로 급한 일부터 처리해.”최지한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남은 건 네 행동에 달려있어!”...최연준에게 짐을 싸주고 있던 강서연은 옷을 개면서 물었다.“현수 씨, 요즘 따라 경기나 훈련
요즘 따라 자신이 행복하다며 감회가 남다른 최연준의 모습에 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웃으며 작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행복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입 밖에 내는 순간 사라질 거예요!”“여보, 이번에 돌아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그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강서연이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음... 말하자면 길어. 결혼한 지 1년이나 됐는데 아직 우리 가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잖아. 실은 가족이 있는데 연락 끊고 지낸 지 좀 됐어.”강서연은 혼란스러웠다. 결혼할 당시 구씨 가문이 몰락한 후 그의 부모님들이 모두 사망했다고 들었다. 말썽일으키고 싸움만 일삼는 망나니인 줄 알았는데 가족이 있었다니!하지만 감옥생활 한 적 있는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서연은 웃으며 상냥하게 물었다.“왜 이제야 말하는 거예요? 진작에 말했더라면 찾아뵈어서 인사라도 했을 텐데! 참, 가족들은 어디 있어요? 강주?”최연준은 고개를 저었다.“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어요?”강서연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가족한테 다시 연락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죠?”“응...”“걱정하지 마요!”강서연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현수 씨는 마음 편히 경기해요. 선물은 제가 준비해 둘 테니까 이제 같이 인사드리러 가요.”“같이 만나러 가겠다고?”“당연하죠. 당신 가족은 저한테도 가족이에요!”최연준은 그녀의 작은 손을 꼭 잡았고 모든 일이 해결된다면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심했다.“여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2, 3일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알겠어요!”“돌아오면 가족과 관련된 모든 일을 알려줄게.”“좋아요!”강서연은 웃으며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녀는 빠진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폈고 최연준은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었다.오성은 강주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운전하기로 했다.차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