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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Author: 빛나라
“전 올 생각이 없었는데 경원이가 오자고 했어요!”

유찬혁은 재빨리 거리를 두었고 최연준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배경원을 바라봤다.

“형, 그게 아니라...”

“새로 뽑은 차로 드라이브 가고 싶다고 했잖아!”

“야!”

말문이 막힌 배경원의 모습에 최연준은 싸늘하게 입을 열었다.

“쓸데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지? 서연이가 보면 어떡해!”

“전...”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배경원과 달리 유찬혁은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했다.

“됐어요, 형. 얘는 어릴 때부터 많이 둔했잖아요. 신경 쓰지 마요!”

배경원은 할 말을 잃었다.

“아참, 새로 뽑은 차 너무 이쁘네!”

유찬혁은 여우처럼 교활하게 웃었다.

“서연 씨 안목인 거죠?”

그제야 최연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돌았다.

“서연 씨는 참 안목이 뛰어난 것 같아요. 형이 전에 운전하던 차들은 솔직히 실용성이 떨어졌는데 이건 성능이랑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형이랑 너무 잘 어울리네요!”

배경원은 순간 경멸의 표정을 지었다.

기분이 한결 좋아진 최연준은 드라이브 가자며 제안했고, 목적 달성한 유찬혁은 그제야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실은... 할 말 있어서 찾아왔는데 조용한 곳으로 가요.”

최연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 키를 가지기 위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 나가려고요?”

최연준은 웃으며 답했다.

“응... 친구들이랑 바람 좀 쐬려고.”

가게에는 최연희도 있었는데 고양이처럼 구석에서 오븐을 지키고 있었고, 최연준의 말을 듣자마자 그 두 사람이 찾아왔을 거라고 확신했다.

강서연은 차 키를 건네주며 물었다.

“친구 누구요?”

“그게...”

최연준은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감옥 동기!”

심장이 철렁 내려앉은 최연희는 하마터면 커피를 뿜을 뻔했다.

“감옥 동기요?”

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

“저번에 돈 빌려달라고 연락 온 사람 맞아요?”

“응...”

“현수 씨, 그 사람들이랑 연락 끊기로 저랑 약속했잖아요?”

최연희는 그가 어떻게 변명할지 흥미진진하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역시나 남달랐다.

“다들 이제 반성하고 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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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그 말이 목젖까지 올라왔지만 차마 입 밖에 낼 수 없었던 최연희는 마른침만 꿀꺽 삼켰다.그녀 역시도 이런 일은 다른 사람이 간섭하는 게 아니라 최연준이 직접 해명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됐어요.”강서연은 웃으며 그녀의 볼을 꼬집었다.“오늘 뭔가 이상한데요? 설마 쿠키를 못 먹어서 그런 건가?”최연희는 애써 웃음을 지으며 쿠키를 꺼냈다.곧이어 가게 입구 벨 소리가 울리며 손님들이 속속 들어왔다.강서연은 여느 날과 똑같은 바쁜 하루를 시작했다. 따스한 햇볕으로 가득 물든 정원과 커피 향이 맴도는 내부까지 손님들로 가득 찼고 그들은 인증샷을 남기며 떠나기 전에 좋은 리뷰를 남겼다.초가을이 가까워졌음에도 아이리스꽃은 여전히 아름답게 피어있었다.행복해하는 강서연을 바라보며 최연희는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그녀가 계속 지금처럼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최연준은 강변을 따라 천천히 운전하고 있었고 역시나 조금의 덜컹거림도 없이 안정적이었다.조수석은 강서연의 자리라서 아무도 앉을 수 없던 터라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뒷좌석에 앉았다.둘은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운전하고 있는 최연준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이따금씩 나지막한 한숨을 내쉬었다.2천만 원도 안 되는 차를 보물처럼 소중히 여기고 있다니...수억 원에 달하는 고급 스포츠카를 운전할 땐 사정없이 엑셀을 밟고, 망가져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폐기물처리 하더니 지금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다...“형.”배경원은 하품하며 입을 열었다.“이 속도로 운전하다가 차에서 잠들 것 같아요.”백미러에 비친 최연준의 표정은 어두웠고 그는 천천히 차를 세웠다.“넌 잘 때 침을 많이 흘리니까 차 더럽히지 말고 자고 싶으면 내려서 자!”순간 정신이 번쩍 든 배경원은 자세를 다잡았다.“그럼, 형...”유찬혁은 웃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물 마셔도 돼요?”최연준은 곧바로 그를 째려봤다.“그러다가 쏟으면 어떡할래?”유찬혁은 아무 말 없이 목이 말라도 참았다.“형, 실은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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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지한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테이블 위에 놓인 찻잔을 집어 들더니 바닥에 내던졌다.“도련님... 너무 화내지 마세요!”소진명은 한숨을 내쉬며 조심스럽게 그의 눈치를 살폈다.“도련님이 절 믿고 며칠만 시간 준다면 모든 걸 조사하겠습니다!”사악함과 음흉함으로 가득 찬 최지한은 두 눈을 번쩍이더니 웃으며 말했다.“다시 우리한테 넘어온다는 말인가?”“지금까지 도와준 어르신의 은혜에 보답해야죠!”“헛소리 그만해!”그 역시도 비겁한 사람인지라 소진명이 어떤 속셈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배경원이 널 거들떠보지 않는 상황에 돈이 필요하니까 정보 넘긴 거잖아! 그 사람이 너한테 600억 넘겨줬으면 이런 일은 무덤까지 갖고 가겠네!”소진명은 식은땀을 줄줄 흘렸다.“그래도 잘된 건... 그 자식이 할아버지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했다는 거야.”“네! 네!”소진명은 아부를 떨었다.“제멋대로 결혼한다는 건 가문의 큰 금기를 범한 거나 다름없어요!”“그 여자는 어떻게 생겼어?”최지한은 흥미로운 듯 물었고 소진명은 잔뜩 긴장한 채로 답했다.“아주... 아주 예쁩니다.”“그래? 어떻게 예쁜데?”최지한은 여자라면 정신을 못 차리는 사람이었다. 더군다나 최연준을 사로잡은 사람이라면 단순히 이쁜 것만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 한구석이 근질근질했다.“도련님.”소진명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이름은 강서연이고 강주에서 이름있는 강씨 가문의 사람인데 혼외자라서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예요. 전에 업무적으로 몇 번 연락한 적 있었는데 예쁜 데다가 일도 아주 잘합니다. 보통 여자가 아니에요.”“괜찮네!”최지한은 강서연이라는 이름에 완전히 마음이 사로잡혔다. 그는 흥미로운 듯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부하를 시켜 돈 상자를 옮겨왔다.“일단 이걸로 급한 일부터 처리해.”최지한은 웃으며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남은 건 네 행동에 달려있어!”...최연준에게 짐을 싸주고 있던 강서연은 옷을 개면서 물었다.“현수 씨, 요즘 따라 경기나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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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따라 자신이 행복하다며 감회가 남다른 최연준의 모습에 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웃으며 작은 손으로 그의 입을 막았다.“행복은 스스로 알고 있는 게 제일 좋아요. 입 밖에 내는 순간 사라질 거예요!”“여보, 이번에 돌아오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그의 진지한 모습을 보며 강서연이 물었다.“무슨 일인데요?”“음... 말하자면 길어. 결혼한 지 1년이나 됐는데 아직 우리 가족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잖아. 실은 가족이 있는데 연락 끊고 지낸 지 좀 됐어.”강서연은 혼란스러웠다. 결혼할 당시 구씨 가문이 몰락한 후 그의 부모님들이 모두 사망했다고 들었다. 말썽일으키고 싸움만 일삼는 망나니인 줄 알았는데 가족이 있었다니!하지만 감옥생활 한 적 있는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아마 멀리 떨어져 지내고 싶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강서연은 웃으며 상냥하게 물었다.“왜 이제야 말하는 거예요? 진작에 말했더라면 찾아뵈어서 인사라도 했을 텐데! 참, 가족들은 어디 있어요? 강주?”최연준은 고개를 저었다.“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였어요?”강서연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가족한테 다시 연락하고 싶은데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죠?”“응...”“걱정하지 마요!”강서연의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가득했다.“현수 씨는 마음 편히 경기해요. 선물은 제가 준비해 둘 테니까 이제 같이 인사드리러 가요.”“같이 만나러 가겠다고?”“당연하죠. 당신 가족은 저한테도 가족이에요!”최연준은 그녀의 작은 손을 꼭 잡았고 모든 일이 해결된다면 사실대로 말하기로 결심했다.“여보,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2, 3일만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알겠어요!”“돌아오면 가족과 관련된 모든 일을 알려줄게.”“좋아요!”강서연은 웃으며 그의 얼굴을 쓰다듬었다.그녀는 빠진 물건이 없는지 다시 한번 꼼꼼히 살폈고 최연준은 캐리어를 트렁크에 넣었다.오성은 강주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운전하기로 했다.차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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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오성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무슨 초대장이지?’“아가씨?”주씨 아줌마는 그녀를 재촉했다.“언제 가지러 오실 건가요?”“아, 내일 갈게요...”강서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화기 너머로는 위압적인 강유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몇 번을 불렀는지 알아요? 귀먹었어요? 일 못 할 상황이면 고향으로 꺼져요!”주씨 아줌마는 허둥지둥 전화를 끊었고 강서연은 방금 들려온 말소리에 어이없는 듯 고개를 저었다.“누구랑 연락했어요?”강유빈은 팔짱을 낀 채 주의 깊게 주씨 아줌마를 바라봤다.안 그래도 평소에 강유빈을 두려워했는데 심문하는 기세로 몰아붙이는 그녀의 모습에 머뭇거리며 한마디도 답하지 못했다.눈을 내리깐 강유빈은 그녀의 손에 들린 편지 봉투를 발견했다.“그건 뭐예요?”주씨 아줌마는 안색이 굳은 채 얼른 뒤로 숨기려 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갖고 와요.”“큰 아가씨, 이건...”우물쭈물하는 주씨 아줌마의 모습을 보고 짜증이 난 강유빈은 앞으로 다가가 편지 봉투를 빼앗았다.“그건 작은 아가씨한테 온 건데...”“여긴 내 집이에요.”강유빈은 고개를 흔들며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왜요? 안 돼요? 늙어빠진 당신 같은 인간이 참견할 일 아니니까 신경 쓰지 말고 저리 꺼져요!”“둘째 아가씨한테 온 편지예요!”주씨 아줌마는 마음이 급했다.“내일 가지러 오신다고 했어요.”“참, 아직도 충실하네.”강유빈은 이를 악물었다.“뜯어서 보겠다면요? 한마디만 더 하면 아버지한테 말해서 당신을 고향으로 돌려보낼 거예요. 퇴직금은 한 푼도 바라지 마요!”주씨 아줌마는 그녀를 힐끗 보고선 무기력하게 부엌으로 돌아갔다.강유빈은 득의양양하게 편지를 뜯더니 순간 표정이 돌변했다.큼지막하게 ‘초대장’ 이라고 적혀있었고 편지를 보낸 주소는 오성의 최상 가문이었다...강유빈은 질투심이 불타올라 이를 악물었다.편지를 찢어버리려던 찰나 봉투 안에서 예쁜 초대장이 떨어졌다.「강서연 씨를 초대합니다. 최지한 보냄」강유빈은 충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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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입만 열면 ‘아가씨’ 라고 불렀다.‘이 집안에 아가씨는 나 강유빈 한 명뿐이라고!’장남이든 셋째 도련님이든 최상 가문에 시집갈 수만 있다면 강주와 오성 지역 전체에서 큰소리 떵떵 치며 살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강유빈은 음흉하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아줌마!”“네...”주씨 아줌마는 심장을 조이며 재빨리 달려왔고 기분이 좋아 보이는 강유빈의 모습에 안도했다.“시키실 일이라도?”“다시 전화해요.”강유빈은 턱을 치켜세우며 말을 이었다.“시간 많으니까 디자이너는 언제든지 보내도 된다고 얘기해요. 그리고 강서연한테도 전화해요!”그녀의 미소는 사악했다.“디자이너가 스타일링 해주는 날, 최상 가문에서 날 데려가는 걸 그 여우 같은 년한테 똑똑히 보여줄 거예요.”...강서연은 예정대로 강씨 가문 저택 앞에 도착했다.애당초 자신의 소유가 아닌 이 집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초인종을 누르지 않고 문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때마침 주씨 아줌마가 손을 흔들며 달려왔다.“둘째 아가씨, 오셨네요!”“아줌마!”강서연은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렇게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전과 다른 색다른 분위기였다.“아줌마, 저한테 온 편지가 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아줌마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위층을 바라보더니 머뭇거렸다.“일단은... 위로 올라가시죠.”그녀의 반응이 의심스러워도 말없이 따라갔는데 강유빈의 방으로 데려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어디선가 들려온 ‘서연아’ 소리에 깜짝 놀랐다.“우리 동생 왔네! 빨리 와, 나 어때?”강서연은 어리둥절했다.그녀는 섹시하고 여성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채 몸매를 뽐내고 있었고 중요 부위가 보일 듯 말 듯 한 디자인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얼굴에 있는 정교한 메이크업은 한눈에 봐도 공을 들인 티가 났다. “여기 스타일리스트 앤디.”강유빈은 자랑하듯 말했다.“IV와 CiCi 브랜드의 총괄 디자이너기도 해.”강서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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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유빈은 문뜩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봤다.“믿든 안 믿든 난 최지한이 누군지도 몰라.”강서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그 사람이 누군지 나랑 아무 상관 없고 어떤 세력을 가졌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난 남편이 있고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고 있어. 부잣집에 시집가고 싶어 하는 언니랑은 인생의 목표 자체가 다르거든!“명예와 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들인데 그걸 거절하는 강서연의 말에 의심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녀의 차분하고 확고한 눈빛을 보자 갑자기 소심해졌다.“착각하지 마! 어차피 넌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니까 욕심조차 생기지 않겠지!”브랜드를 모른다며 소귀에 경 읽기 하는 것 같다고 비아냥거릴 땐 몰랐는데 아마 지금 그녀가 느끼는 기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다르고 견해도 천차만별이니 아예 생각이 안 맞는 사람과 대화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언니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어.”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시크하게 자리를 떴다.분명히 강서연한테 자극 주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고, 화를 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불난 집에 부채질 할 작전까지 세웠는데 모든 게 무용지물 되는 바람에 발만 동동 굴렀다.아무 타격 없는 강서연의 모습은 마치 허공에 대고 펀치를 날린 느낌이었다.양연은 재빨리 그녀를 위로했다.“됐어, 화내지 마! 저런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르니까 신경 쓰지 마!”강유빈이 입을 열려던 찰나 최상 가문의 사람들이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마중 나온 차는 롤스로이스였고 탈 비행기는 오직 그녀 한 명만을 위해 서비스하는 개인 전용 비행기였다.“딸.”양연은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도련님이 널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으니까 이런 좋은 기회 놓치지 말고 쟁취해!”“걱정마요, 엄마!”“네가 최상 가문에 시집간다면 엄마는 남은 인생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아!”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게 강서연을 위해서 준비했다는 생각에 강유빈은 불쾌한 느낌을 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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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요.”강서연은 웃으며 말했다.“최연희, 최지한 성도 같고 오성 출신이니까 혹시나 아는 사이인가 싶어서 물어봤어요.”“맞아요.”최연희는 조용하게 말했다.“제 큰 오빠예요. 작은 삼촌의 아들이자 가문의 장손이죠. 언니! 그 인간 성격도 안 좋고 정말 별로인 사람이니까 절대 가까이하지 마요!”강서연은 흠칫 놀라더니 가볍게 웃었다.솔직히 남편 이외의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언니.”최연희는 그녀를 바라봤다.“실은... 저한테 친오빠가 있어요.”“그래요?”강서연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친오빠라고요!”최연희는 입술을 깨물더니 웃으며 말했다.“이름은 최연준. 어때요?”“최연준?”강서연은 그녀의 행동에 반응해 줬다.“이름 이쁘네요. 최연희보다 훨씬 듣기 좋은데요?”“정말요?”“네, 맞아요.”최연희는 몰래 핸드폰을 꺼내 녹음 버튼을 눌렀다.“언니, 다시 한번 말해 줘요!”“뭘요?”“최연준이라는 이름이 최연희보다 듣기 좋다고요!”열여덟 살이나 됐음에도 아이처럼 행동하는 모습에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볼을 꼬집었다.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강서연은 또박또박 한 글자를 내뱉었다.“최연준은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이름이고, 최연희보다 백만 배 좋아요!”최연희는 기대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고 강서연은 뇌세포를 총동원해서 말을 이어갔다.“음... 이름만 들었을 땐 뭔가 정의롭고 똑 부러지는 사람일 것 같아요!”“언니.”최연희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몇 번만 더 얘기해주면 안 돼요?”타지에 있는 오빠가 그리워서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웃으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알겠어요. 그럼 백 번 말할게요! 연준, 연준, 이 세상에서 제일 듣기 좋은 이름 최연준!”...그 시각 오성의 최상 가문.최연준은 밖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있었고 창밖은 아득한 어둠으로 채워졌다. 그의 싸늘한 얼굴에서는 왠지 모를 따뜻한 미소가 떠올랐다.핸드폰에서는 이따금 다정한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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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현진은 마치 자신의 영혼이 몸을 떠나 허공을 떠도는 듯한 기이한 감각에 사로잡혔다.그는 허공에 떠 있는 듯 응급실의 광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의사들이 급히 자신을 응급처치하는 모습과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로 누워 있는 자기 육체를 바라보며 깊은숨을 내쉬었다. 이상하게도 모든 것에서 해방된 듯한 감각이 그를 감쌌다.의식은 또렷했지만, 살아남겠다는 의지는 조금도 없었다.그날, 배현진은 오강호와 싸웠다.송윤희와 이혼 후 더 나락으로 떨어진 오강호는 그날 술집에서 술에 취해 있던 배현진과 우연히 마주쳤다.말다툼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고 오강호는 배현진이 배씨 가문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자, 송윤지를 언급하며 조롱을 쏟아냈다.배현진은 격분하여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나 먼저 손을 댄 쪽이 그였음에도 불구하고 건장한 오강호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배현진은 오강호에게 몇 대 얻어맞고는 응급실로 실려 가고 말았다.지금도 배현진의 귀에는 오강호의 말이 메아리처럼 맴돌고 있었다.“배씨 가문의 아들이라더니 별수 없군. 여자를 제대로 붙잡지도 못하고 결국 임지강에게 뺏겼다지? 하하하...”“배 도련님, 혹시 속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임지강이 송윤지에게 접근한 건 처음부터 다 계획된 거였을 거야!”“너 같은 쓰레기가 무슨 남자야. 약혼녀도 남에게 빼앗기고 말이야.”배현진의 가슴 한구석이 세게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강한 힘이 그의 영혼을 다시 육체로 끌어당겼다.옆에서 심전도가 삐 울리더니 직선이 다시금 움직이기 시작했다.의사들은 제세동기를 정리하며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환자가 심장박동을 회복했습니다. 약물을 투여하세요.”배현진의 꼭 감겼던 두 눈이 살짝 떨렸다.그를 때린 사람이 임지강과 송윤지의 일을 어떻게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는 걸까?혹시, 그 둘 사이에 정말로 숨겨진 비밀이 있는 것은 아닐까?그는 알아내야 했다.죽을 수 없었다. 배현진은 자신이 겪은 모든 수모를 반드시 임지강에게 똑같이 되돌려주겠다고 다짐했다....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8화

    임지강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제가 누나랑 형부께 누를 끼쳤네요.”“그렇게 생각하지 마.”임우정은 부드럽게 말했다.“사람 사이의 만남과 헤어짐은 결국 운명 같은 거야. 따지고 보면 이 일의 원인은 나야. 내가 처음에 송윤지를 현진이에게 소개하지 말아야 했어.”“저 때문에 누나가 곤란해진 거예요.”임지강은 진지하게 말했다.“솔직히 말하면, 이번에 제가 조금 비겁한 방법을 썼어요. 누나,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배씨 가문을 어떻게 하려는 건 아니에요. 그리고 배현진이 은행에 진 빚은...”임지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임우정이 임지강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경원이와 수정이는 모두 사리 분별을 할 줄 아는 사람들이야. 빚을 갚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빚진 돈은 은행에 분할해서 납부할 거야.”“그럼 이자는 받지 않을게요.”임우정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안도와 약간의 무력감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배현진에 대해서는.”임지강은 계속해서 말했다.“저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윤지를 괴롭힐 때부터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걸 예상했어야죠. 지금 정신 상태가 좋지 않다거나, 심지어 정말로 정신이 나갔다 해도 그건 자업자득이에요.”“됐어, 봐줄 줄도 알아야지. 너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잖아...”임지강은 고개를 들어 임우정을 바라봤고 두 사람은 잠시 눈을 마주친 뒤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이게 무슨 냄새예요?”갑자기 집 안에서 송윤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임지강은 놀라며 황급히 돌아섰다. 잠옷 차림에 슬리퍼를 신은 송윤지가 급히 주방으로 달려 들어왔다.임지강도 곧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아이고, 이거 다 태웠네요!”송윤지는 놀라 외치며 불을 껐다. 그런 다음 행주로 냄비 뚜껑을 열었다.“이건 뭐예요?”“제가 만든 당근 소고기 스튜예요...”임지강은 난감하고 당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송윤지에서 한번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 이 모양이었다.“물 안 넣었어요?”송윤지는 코를 찡그리며 물었다.“당근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7화

    임지강은 송윤지의 세계에 다시 한번 깊숙이 들어가게 되었다.임지강은 이제 송윤지의 아파트에서 종종 머물렀다. 겉으로는 송윤지를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라 했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는 그녀와 가까워지고 싶은 간절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송윤지는 몇 번 거절하려 했지만, 임지강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결국 그냥 놔두기로 했다.임지강은 비록 소파에서 자야 했지만, 그것조차도 행복했다.임지강은 언젠가는 송윤지의 곁에서 함께 아침을 맞이할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임지강은 대부분의 시간을 송윤지와 함께 보내며 집안일을 도맡아 했다. 그는 세 끼를 직접 준비했고 그 과정에서 송윤지가 과거에 자신을 위해 했던 일들이 얼마나 힘들고 정성이 담긴 것이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과거 송윤지의 사랑을 조금이나마 가늠해 볼 수 있었다.가끔 송윤지는 집 안에서 바쁘게 움직이는 임지강의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을 느끼곤 했다. 이해할 수 없는 꿈이 자꾸 송윤지를 괴롭혔지만, 송윤지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임조강이 곁에 있으면 훨씬 마음이 놓인다는 것을.임지강은 배현진과는 완전히 달랐다.배현진은 늘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앞으로’ 같은 말로 막연한 미래를 약속하곤 했다.반면, 임지강은 ‘내가 있잖아’, ‘나한테 맡겨’, ‘두려워하지 마’ 같은 말로 송윤지에게 확신을 심어주었다.임지강의 말 속에는 사랑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행동 하나하나에서 송윤지를 얼마나 아끼는지 충분히 느껴졌다.그날은 송윤지가 쉬는 날이었다. 임지강은 주방에서 당근과 소고기를 넣은 스튜를 끓이고 있었다.이 요리는 임지강이 새로 배운 것이었다. 임지강은 요리의 모든 과정을 조심스럽게 진행했고 조미료를 넣는 것도 마치 화학 실험을 하듯 정밀하게 측정했다.잠시 후, 요리의 향기가 퍼져 나갔고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냄비 뚜껑을 덮고 불을 약하게 조절했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그가 문을 열자, 임우정이 문 앞에 서 있었다. 임우정은 복잡한 표정으로 임지강을 바라보았다.“누나?”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6화

    배현진은 바닥에 주저앉아 임지강을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두려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소중히 여겨야 할 때 외면했으니,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임지강은 손가락으로 배현진의 코앞을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다시 내 여자를 건드리면, 소피아와 함께 감옥에서 만나게 될 거야.”임지강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없이 송윤지의 손을 잡고 방을 나갔다.방 안에는 이제 배현진과 배윤아 두 남매만 남아 있었다.배현진은 멍하니 바닥에 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그의 얼굴에는 깊은 후회와 절망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런 배현진의 모습을 보며 배윤아는 가슴이 아파 눈물을 흘렸다.“오빠...”배윤아는 조심스럽게 배현진을 부축하며 말했다.“사실, 오빠는 소피아가 어떤 사람인지 진작에 알아봐야 했어. 소피아가 없었다면, 우리 집이 이렇게까지 망가지진 않았을 거야.”배현진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았다. 그는 벽에 기대어 머리를 부딪치며 자신을책망했다.“오빠.”배윤아는 애써 배현진의 마음을 다독이며 말했다.“내 생각엔 임지강 씨는 오빠에게 교훈을 주고 싶었던 것뿐이야. 진심으로 오빠를 망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닐 거야. 이미 송윤지의 복수를 한 거나 다름없으니, 더는 오빠를 괴롭히지 않을 거야. 게다가 다행히도 오빠가 진 빚은 임지강 씨의 은행에서 대출받은 거니까, 그에게 시간을 좀 더 달라고 부탁하면 좀 봐주지 않을까?”“봐준다고?”백약곡의 쓴웃음은 공허하고 힘이 없었다.“지금 나는 아무것도 없어. 완전히 끝났어...”“오빠에겐 아직 나랑 부모님이 있잖아!”배윤아는 울먹이며 말했다.“우리는 여전히 가족이야! 오빠, 집으로 돌아가 부모님께 잘못했다고 해. 오빠가 진 빚은 부모님이 분명 해결하려고 하실 거야.”“내가 은행에 진 빚은 수천억이라고.”배현진은 힘없이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게다가 이 모든 걸 뒤에서 조종한 사람은 임지강이야. 그 사람은 절대 날 그냥 놔두지 않을 거야.”“오빠...”배윤아가 더 말을 이어가려 했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5화

    “현진 씨,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소피아는 두려움에 질려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이렇게 한 건... 다 우리 미래를 위해서였어. 당신 부모님은 모든 걸 여동생에게 넘겼잖아.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거야? 나랑 제임스는? 당신이 제임스를 친아들처럼 여기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우리에게 아무것도 없다면, 제임스를 어떻게 키우겠어?”“그만해!”배현진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며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소피아는 오직 자신과 제임스의 미래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었다.소피아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배현진이 제임스를 친아들처럼 대하려 했던 건 소피아를 사랑해서지, 빚진 마음 때문이 아니었다.“현진 씨...”소피아는 눈물을 흘리며 슬픈 표정을 지었다.“내가 잘못한 거 알아. 하지만 정말 우리 미래를 위해서였어. 당신 부모님이 나를 인정해 주길 바랐고 우리가 순조롭게 결혼하길 원했을 뿐이야. 그래서 내가...”“네가 원하는 건, 배씨 가문을 차지하는 거잖아?”“당신...”“윤아는 내 친동생이야! 그런데 네가 어떻게 내 등 뒤에서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어?”배현진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소피아는 배현진의 외침에 놀라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소리쳤다.“배현진! 앞으로 네 여동생이랑 살 거야? 아니면 나랑 살 거야?”그 말에 배현진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배현진은 소피아의 뺨을 세게 때리며 속에 쌓여 있던 모든 후회와 분노를 폭발시켰다.소피아는 비명을 지르며 배현진의 얼굴을 긁으려 달려들었다.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이며 뒤엉켰고 배현진의 얼굴에는 소피아에게 긁힌 상처가 선명하게 남았다.그때, 경찰이 방으로 들이닥쳐 두 사람을 강제로 떼어놓았다. 차가운 수갑이 소피아의 손목에 채워졌다.배현진은 그 자리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소피아가 경찰에게 끌려 나가는 순간, 그의 마음속에서 어떤 감정도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다.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 듯, 그의 존재는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온몸이 퍼즐 조각처럼 부서져 다시는 하나로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4화

    임지강은 대출 증명서를 꺼내 들었다. 서류에 선명한 배현진의 서명과 붉게 찍힌 도장은 마치 피로 얼룩진 조롱처럼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는 듯했다.“제 생각엔, 이 일은 이렇게 마무리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조 회장이 말했다.“지강아, 빨리 돈을 배 도련님 계좌로 송금하고 그 두 광산을 사들여라. 그리고 배 도련님, 빚을 갚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임 선생님이 이렇게까지 너그럽게 대해주고 있는데, 도련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말도 안 되죠. 흥! 약속을 어기는 일은 배씨 가문의 품격에도 맞지 않잖아요, 안 그래요?”배현진은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였다. 후회와 절망이 그의 마음을 홍수처럼 휩쓸고 있었다.“배씨 가문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요.”임지강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오늘 제가 데려온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배 도련님도 보고 싶었을 겁니다.”임지강이 손뼉을 두 번 치자 룸의 문이 열리며 배윤아가 천천히 걸어 들어왔다.배현진은 배윤아를 보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의 놀라움은 곧 걱정과 초조함으로 변했다. 배현진은 재빨리 배윤아에게 다가가 손을 꽉 잡으며 물었다.“윤아야, 괜찮아?”“나 괜찮아.”배윤아는 눈가가 붉어졌다. 가족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고작 사흘뿐이었지만, 그 시간은 마치 몇 세기가 흐른 것처럼 길게 느껴졌다.그러나 배윤아의 시선이 소피아를 향하는 순간, 증오가 담긴 눈빛이 소피아를 사로잡았다. 배윤아는 이를 악물며 소피아를 가리켰다.“오빠, 바로 저 여자가 사람을 시켜 날 해친 거야!”“뭐라고?”배현진은 몸을 떨며 경악했다.소피아는 그제야 충격에서 벗어나 발악하듯 배현진 곁으로 뛰어들며 변명했다.“아니야! 내가 아니야! 윤아야, 너 그렇게 말하면 안 돼! 네가 사라진 동안, 난 네 소식을 찾으려고 정말 애를 썼어. 난 정말로...”“거짓말하지 마세요!”배윤아는 울부짖으며 소리쳤다.“소피아 씨가 사람을 시켜 날 폭행하고 내 물건을 훔쳐 간 건 분명해요! 그리고 소피아 씨가 가장 원했던 게 배씨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3화

    “조 회장님, 이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어요!”소피아가 단호한 목소리로 항의했다.“우리가 그 광산을 사느라 얼마나 많은 돈을 들였는지 아시잖아요. 대박을 기대했는데, 지금 헐값에 팔면 원금도 못 건질 뿐만 아니라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고요. 게다가 그 돈은 전부 은행 대출입니다.”“그렇다면 다른 방법이 있나요?”조 회장은 다 피운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이건 아가씨가 주도한 일 아닌가요? 제 기억으로는 배 도련님이 처음엔 그 두 광산에 별 관심이 없으셨던 걸로 압니다만.”“조 회장님...”“배 도련님.”조 회장은 표정을 진지하게 바꾸며 말했다.“자신의 판단을 믿지 않고 오히려 추악한 수단으로 올라선 여자의 말을 믿었으니, 그 손해는 당연히 본인이 책임져야죠.”“지금 말 다했어요?”소피아는 벌떡 일어나며 격분해 외쳤다.조 회장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피아를 짓누르듯 바라보았다. 그때 주변에 있던 부하들이 한 발 앞으로 다가섰고 소피아의 기세는 단숨에 꺾였다.“배 도련님, 매입자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배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조 회장은 부하에게 매입자를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잠시 뒤 문이 열리며 모습을 드러낸 사람을 본 배현진은 그만 충격에 말을 잃고 말았다.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바로 임지강과 송윤지였다.배현진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서다 테이블을 건드렸고 접시와 그릇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임지강은 송윤지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송윤지를 위해 의자를 빼주고 임지강도 옆에 나란히 앉았다.“배 도련님, 아는 분이시죠?”조 회장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제가 따로 소개해 드려야 할까요?”배현진과 소피아는 그 자리에 굳어버린 듯 움직이지 못했다.“배 도련님.”임지강은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제가 듣기론 도련님이 투자하신 두 광산이 이제 3200억밖에 안 한다고 하더군요. 제가 3400억에 사들이겠습니다. 도련님이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도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2화

    화면에 띄워진 데이터는 충격 그 자체였다.두 사람은 멍하니 눈을 크게 뜬 채 서로를 바라보았다. 마치 머릿속에 벼락이 내리친 듯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배현진은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소피아를 바라보며 물었다.소피아 역시 어찌 된 일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소피아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제대로 된 말을 꺼내지도 못했다.“우리가 1조를 들여 산 두 광산이라고! 무려 1조라고!”배현진이 소리쳤다.“가격이 분명 오를 거라고 했잖아! 그런데 왜 지금 3200억으로 폭락한 거냐고!”“나도... 나도 모르겠어...”소피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그럴 리가 없어! 광산의 시장 가격을 철저히 조사했었단 말이야. 그 두 광산은 운산시에 있는데, 지금 운산시 광산 가격이 상승세잖아. 분명 손해 볼 투자가 아니었어.”“하지만 지금 상황 좀 봐.”배현진은 입술을 떨며 소리쳤다. 그의 이마에서는 굵은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소피아, 그 1조는 전부 은행 대출금이야. 지금 난 은행에 수천억 빚을 졌고 이자도 엄청나다고.”“현진 씨, 진정해.”소피아는 급히 배현진을 달래며 말했다.“이 일은 조 회장이 중간에서 소개한 거래잖아. 조 회장에게 물어보면 모든 게 밝혀질 거야. 내가 직접 물어볼게.”...배현진과 소피아는 약속된 시간보다 훨씬 일찍 호텔 룸에서 조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배현진은 오늘의 만남을 위해 호텔 매니저에게 최고의 음식을 준비하도록 특별히 부탁했다. 테이블 위에는 호텔의 대표 메뉴들이 가지런히 차려져 있었다.조 회장이 방에 들어서자, 배현진은 그가 풍기는 차가운 기운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조 회장의 눈빛은 마치 코너에 몰린 쥐를 노리는 고양이 같았고 배현진과 소피아는 그 쥐가 된 듯한 압박감에 사로잡혔다.“두 분이 너무 과하게 준비하셨네요.”조 회장은 자리에 앉으며 테이블 위의 술잔을 힐끗 보더니 살짝 미소를 지었다.“이렇게까지 준비하실 필요는 없었어요. 나이

  • 대신 시집간 내 남편이 재벌이라니?   제1661화

    이른 아침, 소피아는 천천히 눈을 뜨며 옆에 누운 남자의 맨가슴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배현진의 입술에 살며시 입맞춤했다.배현진은 그녀의 키스에 미소로 답하며 부드럽게 눈을 떴다.하룻밤의 열정에 지친 두 사람의 얼굴에는 희미한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제임스는 아직 안 깨어났어?”“이 시간엔 절대 안 일어나요.”소피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그의 가슴 위를 장난스럽게 쓰다듬었다.“그럼... 우리 한 번 더?”“아니.”배현진은 소피아의 손을 잡아 입술에 가져다 댄 뒤 가볍게 입맞춤하며 말했다.그는 정말로 피곤했다. 소피아는 도대체 어떻게 매일 밤 이렇게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는 걸까?소피아는 송윤지와 완전히 달랐다. 송윤지는 늘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그가 바라볼 때만 순수한 미소를 띠곤 했다.배현진은 문득 송윤지를 떠올린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스스로 미쳤다고 생각했다.“자기야, 무슨 일이야?”“아, 별거 아니야.”배현진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맞다, 나 현진 씨랑 상의할 게 있어.”소피아는 배현진의 얼굴을 자신을 향해 돌리며 말했다.“제임스도 점점 크고 있어. 가정교사를 불러서 집에서만 공부시키는 건 이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아. 또래 아이들과 학교에서 어울리는 게 필요하지 않겠어? 어쨌든 앞으로는 제임스가 배씨 가문의 사업을 물려받을 사람이 될 테니까, 그렇지?”“음...”배현진은 잠시 고민하다가 다소 난처한 표정으로 소피아를 바라보았다.“그런데 장래의 일은 어떻게 될지 몰라... 부모님이 이미 가업을 전부 윤아에게 넘겼잖아.”소피아는 미소를 띠며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흡족해했다.배윤아 같은 풋내기는 소피아와 겨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배윤아를 기절시켜 조 회장의 카지노 앞에 던져 놓았기 때문이다.조 회장이 배윤아를 데려갔으니, 모두가 배씨 가문의 딸을 납치한 범인이 조 회장과 임지강이라고 믿을 것이다.혹시 조 회장이 색욕에 휘둘리는 사람이라면 더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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