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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강유빈은 문뜩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돌아봤다.

“믿든 안 믿든 난 최지한이 누군지도 몰라.”

강서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누군지 나랑 아무 상관 없고 어떤 세력을 가졌는지 궁금하지도 않아. 난 남편이 있고 그 사람을 너무 사랑하고 있어. 부잣집에 시집가고 싶어 하는 언니랑은 인생의 목표 자체가 다르거든!“

명예와 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것들인데 그걸 거절하는 강서연의 말에 의심이 들어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녀의 차분하고 확고한 눈빛을 보자 갑자기 소심해졌다.

“착각하지 마! 어차피 넌 가질 수 없는 것들이니까 욕심조차 생기지 않겠지!”

브랜드를 모른다며 소귀에 경 읽기 하는 것 같다고 비아냥거릴 땐 몰랐는데 아마 지금 그녀가 느끼는 기분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마다 행복에 대한 정의도 다르고 견해도 천차만별이니 아예 생각이 안 맞는 사람과 대화하는 건 의미가 없었다.

“언니가 어떻게 생각하든 난 상관없어.”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시크하게 자리를 떴다.

분명히 강서연한테 자극 주고 싶어 이런 자리를 마련했고, 화를 내며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면 불난 집에 부채질 할 작전까지 세웠는데 모든 게 무용지물 되는 바람에 발만 동동 굴렀다.

아무 타격 없는 강서연의 모습은 마치 허공에 대고 펀치를 날린 느낌이었다.

양연은 재빨리 그녀를 위로했다.

“됐어, 화내지 마! 저런 인간은 겉과 속이 다르니까 신경 쓰지 마!”

강유빈이 입을 열려던 찰나 최상 가문의 사람들이 다가와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다.

마중 나온 차는 롤스로이스였고 탈 비행기는 오직 그녀 한 명만을 위해 서비스하는 개인 전용 비행기였다.

“딸.”

양연은 웃음꽃이 활짝 핀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도련님이 널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으니까 이런 좋은 기회 놓치지 말고 쟁취해!”

“걱정마요, 엄마!”

“네가 최상 가문에 시집간다면 엄마는 남은 인생 마음 편히 살 수 있을 것 같아!”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이 모든 게 강서연을 위해서 준비했다는 생각에 강유빈은 불쾌한 느낌을 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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