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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최연준!”

그가 가려 하자 오히려 최지한이 두 눈을 부릅떴다.

“형.”

최연준이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살짝 돌리더니 웃을 듯 말 듯 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지가 큰일 하려면 여자 하나 때문에 형이랑 싸우지 말라고 했어. 할아버지 말씀이 옳은 것 같아. 그러니까...”

최지한을 돌아보는 그의 눈빛이 차갑기 그지없었다.

“재미있게 놀아!”

그의 말에 최지한은 순간 멍해졌다.

‘뭐야? 아까는 죽일 듯이 달려들더니 그냥 이렇게 간다고?’

최지한이 사냥총을 덥석 잡았다. 그가 총알을 장전하려는데 최연준이 한발 먼저 총을 그의 머리에 겨누었다.

“형.”

최연준이 싸늘하게 웃었다.

“내 뒤에서 다른 수작을 부리지 말라고 진작 형이랑 작은삼촌한테 경고했었잖아, 안 그러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설마 다 잊었어?”

최지한의 낯빛이 사색이 되더니 사냥총을 버리고 넋이 나간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최연준이 경멸 섞인 눈빛으로 그를 힐끗 보고 나가려는데 뒤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구현수!”

최연준에게 냅다 달려가던 강유빈은 침대 시트를 밟은 바람에 그만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아픈 것도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바로 일어나 최연준 옆에 바짝 붙었다.

“구현수 씨, 나 좀 살려줘요!”

최연준은 짜증 섞인 얼굴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현수 씨!”

강유빈이 목청 터지게 외쳤지만 최연준은 그녀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그녀는 최연준의 뒷모습이 복도 끝에서 점차 사라지는 걸 보며 절망에 빠졌다.

최지한이 사냥총을 다루는 소리가 조용한 방 전체에 울려 퍼져 선명하게 들렸다. 강유빈은 본능적으로 몸을 움츠린 채 벽에 붙어 부들부들 떨었다.

“쟤는 구현수가 아니라 우리 최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 최연준이야.”

최지한이 싸늘하게 말을 이었다.

“너 진짜 엄청난 사람을 만났어.”

강유빈은 충격에 빠진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최지한은 그녀 앞에 웅크리고 앉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

“저 자식 안면을 아주 확 바꾸던데? 자기 와이프를 그냥 이렇게 나한테 준다고?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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