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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그 순간 총알이 유리창을 뚫는 소리가 마당 상공에 울려 퍼졌고 곧이어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바닥에 쓰러진 강서연은 의식이 점점 흐려졌지만 마지막 힘을 내어 밖으로 기어나갔다.

“여보, 살려줘요...”

그런데 커다란 손이 그녀의 머리채를 확 잡아당겼다. 두피가 뜯겨나가는 듯한 고통에 그녀는 비명을 질렀다. 의식을 완전히 잃기 전에 차가운 칼날이 피부를 스쳤고 이어 구현수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려왔다.

“도련님, 절 놓아주면 이 여자를 넘길게요. 어때요? 괜찮은 거래인 것 같은데. 이대로 그냥 보내준다면 다시는 두 사람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도련님 와이프는 앞으로 도련님 한 사람의 것이에요!”

최연준이 소리를 지르자 몇몇 경호원들이 구현수를 물샐틈없이 포위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함부로 덤비지 못했다.

구현수가 비수로 강서연의 목을 겨누고 있었고 시뻘건 피가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싸늘하게 웃던 구현수가 문 쪽으로 물러서더니 강서연을 최연준의 품에 확 던져버렸다.

경호원들이 그를 쫓아갔지만 구현수가 한발 먼저 검은색 세단에 올라탄 바람에 잡지 못했다. 번호판도 없는 그 차는 길가에서 오래 기다린 듯했다.

구현수도 놓치고 운전자의 얼굴도 확인 못 한 경호원들은 어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당장 병원으로 가!”

병원으로 가는 길 내내 최연준은 강서연을 꼭 끌어안았다. 몸과 손이 그녀의 피로 물들었다.

머릿속이 하얘진 그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여러 방법으로 지혈하려 애를 썼지만 피가 멈추지 않았다.

“서연아, 강서연!”

최연준은 그녀를 미친 듯이 불렀다.

“눈 뜨고 나 좀 봐봐!”

강서연은 아무 반응이 없었고 얼굴과 입술에 핏기가 전혀 없었다. 최연준은 절망에 빠진 얼굴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죽음과 이 정도로 가까이 마주한 건 그야말로 처음이었다.

...

번호판이 없는 검은색 세단은 미친 듯이 질주하여 인적이 드문 교외까지 달려왔다.

강가의 바람이 시내보다 훨씬 더 셌다. 구현수가 유리창을 닫으려던 그때 백미러로 그를 섬뜩하게 쳐다보는 눈빛과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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